K-조경의 가능성을 찾다 : 2022년 광주 세계조경가대회 개최의 성과
K-조경의 가능성을 찾다 : 2022년 광주 세계조경가대회 개최의 성과
  •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 승인 2022.11.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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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회 통해 한국 조경 위상과 고유의 멋 널리 알려
K-조경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할 때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세계조경가대회(IFLA)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28일 회장단 회의, 29일-30일 각국 대표단 회의, 28일-30일까지 학생 샤렛트, 31일-9월 2일 세계총회, 9월 3일 포스트 투어 등 일주일 내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한국조경협회가 주관한 ‘2022 조경·정원박람회’도 행사 기간 중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어 준비한 박람회로, 일반 관람객을 위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공기업이나 산업체 부스도 다양한 조경 실무와 더불어 조경설계업협의회에서 주관한 작품전을 통해 높은 한국 현대조경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IFLA 학생공모전과 동시에 열린 환경조경대전 역시 한국 학생의 졸업 작품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세계총회 본 대회 또한 39개국에서 1천여 명이 참가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회장단과 각국 대표단들에서도 지금까지 경험해 본 대회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으며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는 대회 개최를 위해 애써 주신 모든 분들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세계조경가대회를 통해 어떤 성과를 남겼는가를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전세계에 한국 조경의 위상을 알릴 수 있었다. 
한국인 기조연설과 정영선 조경가 다큐멘타리 영화 상영으로 한국 현대조경 다양한 면모를 알릴 수 있었다. 특히 외국 참가자들은 영화를 통해 한국 조경의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고 감동했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둘째, 전 세계 조경계가 공유하는 아젠다를 공유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와 팬데믹 이후 조경의 가치가 높아지는 여건을 확인, 이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루었으며, 나아가 유럽과 아메리카가 주도하던 세계 조경계의 판도가 아시아를 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한국 문화와 남도 조경 문화의 세계적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 지역 주민들의 열정 덕분에 각국 대표단 환영 만찬을 광주 고택인 오가헌에서 개최, 차담회와 공연, 한식의 향연으로 고유한 문화의 격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개막 리셉션에서는 아시아 문화의 전당에서 안은미의 한국 무용 공연 및 여러 팀의 퓨전 국악 공연이 펼쳐졌다. 
외국 참가자들은 한국 문화의 고유한 매력에 감탄하면서 현대 조경에서도 이러한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기를 희망했으며, 이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또한 세계 총회에 참여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사례지 답사는 양림동과 광주 푸른길, 금남로, 무등산에서 도시의 다채로운 매력과 아픈 서사와 소쇄원과 죽녹원 등 전통 정원에서 펼쳐진 공연으로 한국 정원의 풍류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포스트 투어는 화순 운주사와 보성 녹차밭, 순천국제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 낙안읍성, 그리고 목포의 이훈동정원과 해남 솔라시도를 방문, 전통 마을 및 사찰과 정원에서 현대 조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한국 조경과 문화의 폭과 깊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완도 보길도, 강진 다산초당, 백운동원림, 신안의 섬 등에 대한 신청자 수가 부족해 이들에 대한 소개가 불발된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를 통해 전라남도의 정원 유산과 문화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자원이라는 점을 확인, 향후 전남 국제 정원예술 페스티벌을 개최하여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
2022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조경가대회는 우리에게 큰 유산을 남겨주었다. 한국 조경이 이제 세계로 진출하여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 
이제 ‘K-조경’의 정체성을 잘 정리하고 구축할 때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대 조경을 한국의 고유한 문화와 잘 접맥시키고 고유한 성취를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K-조경, 이제 자신감으로 가지고 세계 무대에 나설 때이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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