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주택시장, 솟아날 구멍을 찾아라
무너지는 주택시장, 솟아날 구멍을 찾아라
  • 황순호
  • 승인 2022.10.27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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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택시장의 여건 변화에 따른 위기와 기회' 세미나 개최
주택시장 환경 진단 및 향후 대응 방안 모색
지난 26일 서울 섬유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주택시장의 여건 변화에 따른 위기와 기회' 세미나 전경. 사진=한국건설신문
지난 26일 서울 섬유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주택시장의 여건 변화에 따른 위기와 기회' 세미나 전경. 사진=한국건설신문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지난 26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주택시장 여건 변화에 따른 위기와 기회'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원자재 가격 불안 및 자이언트 스텝 등 세계적인 경제 변수로 인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高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주택시장에 팽배해 있는 주거불안 및 위기를 진단하는 한편 향후 시장 안정 및 부담가능한 주거를 실현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이다.
먼저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정책지원TF단장이 '주택시장 변화에 따른 수급 상황 진단과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를 실시했다.
현재 집값은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약 10년만의 하락이자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직전 시기와 맞물려 구매자들이 체감하는 집값 하락세는 더욱 강력하게 느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집값 또한 각국 중앙은행의 자이언트 스텝이 잇따르면서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경우 30년 모기지와 15년 모기지 금리가 각가 7.25%, 6.47%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금리 인상을 보여주면서 주요 대도시의 집값이 20%나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집'을 투자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이로 인해 대출을 통해 무리해서 집을 구입하는 '영끌족'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시장 내 불안 심리가 더욱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2021년 3분기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6.7%로, 같은 시기 OECD 평균인 67.2%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행 역시 지난 6월 작성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집값이 20% 하락할 경우 순부채가 2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내 집을 가진 가구 중 8.3%인 103만 가구가 내 집이 내 집이 아닌 '하우스푸어'인 것으로 조사되는 등 국민들의 주거불안이 날이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미윤 단장은 "대출에 크게 의존해 내 집을 마련한 가구들은 내 집 불안계층 또는 탈자가계층이 될 가능성이 크고, 최근 미국에서도 금리 인상발 하우스푸어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 문제를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현경 LH 토지주택연구원 정책지원TF단 책임연구원은 '부담 가능한 집을 위한 금융생태계 조성'에 주목했다.
부담 가능한 집이란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비롯해 자산이 부족한 무주택 중간소득계층이 구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집을 가리키며, 전세계적으로 시세 대비 75~80% 정도의 가격이면 부담 가능한 집이라고 보는 편이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와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수(PIR)가 각각 204, 17.6을 기록하는 등, 가구수보다 집은 많지만 본인이 직접 구입할 수 없는 집은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부담 가능한 집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이현경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이현경 연구원은 그 동안 LH는 다양한 리츠를 통해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공급하고자 최선을 다해 왔으나, 민간자본의 무리한 활용 계획 및 비축용 임대주택 확보 실패 등을 이유로 한계를 맞이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 대안으로 초기자본이 부족한 주택 수요층을 겨냥한 '지분공유형' 주택 모델과 더불어 뉴질랜드의 '점진적 내집 마련 프로그램', 민간자금 조달체계 구축 등의 방안을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자본시장에서 ESG가 중요한 투자 가치로 대두되는 만큼, 재개발·재건축 시 서민·중산충 등이 부담가능한 주거를 공급하는 것은 단순 의무 규제를 넘어 민간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이어 김홍배 LH 토지주택연구원장을 좌장으로,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서종국 인천대 도시과학대학장 ▷조인수 LH 서울지역본부장 ▷박봉규 LH 인천지역본부장 ▷민성훈 수원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진영환 청운대 건축공학과 교수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용준 파이낸셜뉴스 기자 등이 참석해 앞으로 주택공급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김홍배 LH 토지주택연구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서민, 중산층의 주거 문제를 포럼 위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금융 아젠다로 양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확보하는 다양한 해법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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