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K-건축, 건강한 건축문화 및 산업 생태계 변화 이끌어야
[논단] K-건축, 건강한 건축문화 및 산업 생태계 변화 이끌어야
  • 최창식 대한건축학회장
  • 승인 2022.10.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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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뉴노멀 건축산업'으로의 건강한 변화가 필요한 때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존속 및 역할 확대해야
최창식 대한건축학회장.
최창식 대한건축학회장.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커다란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문화, 예술, 체육계에서도 각광받고 있으며, 국내 우수 기업들도 세계를 대상으로 문화 및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세계의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 반열에 올라 당당하게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건축계는 어떠한지 또한 최근 정부의 건축문화 및 산업생태계의 정책은 어떠한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건축공사의 계약액이 토목공사보다 높은데, 더 중요한 사실은 건축분야는 더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기준 건축분야는 226조 2천억원으로 62조 7천억원의 토목분야보다 약 3.6배 더 높다. 국내에서 공사 부문이 아닌 건축서비스산업, 엔지니어링산업 부문을 살펴보면, 건축설계 관련 서비스업보다는 건물 및 토목 엔지니어링 서비스업 부문의 매출이 높다. 
이 통계는 국가에서 산업분류를 건축설계 관련 서비스업과 건물 및 토목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으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2019년 기준 엔지니어링 분야의 매출액은 8조 3천억원 규모, 건축설계 서비스업 분야는 8조 1천억원 규모를 보인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토목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제하면, 건축설계 서비스업과 건물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에 토목과 건축 분야의 해외 수주액 통계를 보면, 지속적으로 토목이 많다. 작년 기준 토목의 해외 수주액은 58억 5천만달러(58조 5백억원), 건축은 26억 4천만달러(26조 4백억원) 규모이다. K-Architecture를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방증이다. 
현 정부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비전으로 6대 국정목표와 110개 국정과제, 521개 실천과제를 정했다. 
주요 키워드는 혁신, 공정, 미래, 글로벌, 디지털, AI, 스마트 등으로, 이 중 건축 관련 항목들은 부동산(주택), 국민 안전, 과학기술, 탄소중립, 남북관계 등이다. 
국정과제를 좀 더 살펴보면, 탄소중립과 원전 이슈, 주택공급 이슈, BIM이나 OSC 등의 스마트 건설기술 이슈, 메가시티 조성 이슈, 건설/건축 안전관리 이슈 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자성을 해본다. 
따라서 건축분야는 이른바 뉴노멀 건축산업 생태계로의 건강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 기술의 변화,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인구감소,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 인구사회적 변화, 소득 양극화, 저성장세 지속 등의 경제적 변화, 지진, 감염병 등 재해 변화 등 건축계를 둘러싼 변화가 확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건축분야에는 ‘국제 경제체제 속에서 건축산업의 경쟁력 제고’, ‘국제적인 보건・환경 문제에서의 대응’, ‘스마트기술 활용’, ‘인구사회 양극화’ 등 다양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이제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정책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정책 제안은 리셋 애플(Reset APPLE) 이라는 슬로건으로 명명하는 뉴노멀 건축생태계 구축 정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식, 프로세스, 대가, 언어, 산업이라는 다섯 가지 관점에서 건축생태계를 다시 설정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기술발전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사람과 관련 프로세스 전반에 대하여 함께 융합된 산업생태계를 지향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의 인식이 기존의 성과 중심, 규제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프로세스 중심, 지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탑다운이나 공급자 위주의 절차들을 수요자 중심에서 끌어주는, 협업 중심의 절차로 바꾸어야 한다. 
인식이 바뀌고 절차가 바뀌면 그에 적합한 적정한 대가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 
인식과 절차가 바뀜에 따라 그 도구인 의사소통 방식 역시 변화해야 한다. 의사소통방식이 변화하면 그에 걸맞는 교육방식과 직능의 변화가 재 정의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변화를 담아낼 수 있도록 제도와 기준이 변화해야 하고, 지속가능한 체계로 변화되어야 한다.
리셋 애플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주안점은 공정한 정책 추진이다. 먼저, 우리 사회에서 계층이나 규모에 따라 공정하지 못한 사안이 있는 지 살펴보고, 현재 건축계를 구성하는 각 분야들이 고유성과 독립성을 존중받는 지 확인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져 있는 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미래 세대가 세계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인지, 미래 세대의 니즈를 수용하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각 전문가들의 규모나 역량에 대한 균형과 공정 차원에서 종합적이고 담대한 변화의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첫 번째 변화의 대상은 주거이다. 인구구조와 주거양상이 변화되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2025년(20.6%)으로 예상하고 있다. OECD 주요 국가들의 초고령사회 도달 연수가,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이 10년이 소요된 것에 비해 한국은 7년에 불과하다. 2022년 기준 전남(24.5%), 경북(22.8%), 전북(22.4%), 강원(22.1%), 부산(21.0%)은 이미 초고령 사회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주거유형을 대비하고 안정과 복지를 고려한 주택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 주거지를 확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인구구조가 변화하여 인구감소와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되면 국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근교나 외곽의 마을이 사라지고, 빈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주거유형을 예측하고, 공유주거, 재택근무형 주거, 소규모 동네 건축 주거, 저출산 고령화 건축 도시 등을 통해 사람 중심의 지속가능한 주거생태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노후 공동주택, 공공건축물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거주비율은 51.1%로 나타난다. 이 비율은 수도권일수록 높으며,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은 전체 주택의 77.2%를 넘어섰다. 
이제는 안전, 기후변화 등의 지구적 이슈를 감안하여 노후 공동주택과 공공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 기술을 개발함은 물론 적극적으로 실천 및 보급되어야 한다.
셋째, 건축안전 및 품질관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건축에서 안전은 기획부터 해체 이후까지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고층화, 대형화되는 건축물들이 많기에 전문가의 많은 노력과 보다 근본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대한건축학회는 건축안전 Working Group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넷째, 통일 대비 건축 및 통일 후 접경지역 개발, 향후 남북협력사업이나 남북연합체계, 종국의 통일 한반도 시대에 대한 구체적이고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북한의 주거여건 개선이나 거점도시, 접경지역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 학회는 통일건축산업위원회를 통해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섯째, 뉴노멀시대 건축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 국가 R&D가 추진되어야 한다. 
건축물 생애주기형 생활안전 기술 및 정책 개발, 탄소중립 건축기술 개발, 통일대비 건축분야 남북협력 로드맵 구축, 국가문제 해결형 복합기술 개발, 글로벌 협력 및 시장지향형 기술 및 정책 개발, 글로벌 협력 및 시장지향형 기술 및 정책 개발, 우주시대 준비를 위한 건축기술 및 정책 개발 등등으로, 이 중 일부는 초기 연구가 진행 중이고, 일부는 조속히 추진하여 세계 선진 수준에 이르러야 할 과제들로서, 리셋 애플 관점에서 보완, 추가적인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 수립 중인 제2차 국토교통과학기술 종합계획과 국토교통 2050 미래기술 로드맵에 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
건축은 사람의 삶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이자, 그 곳들을 만드는 일이다. 사회의 지속을 위해 쌓아 지은 건축은 사회를 물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건축의 재료는 사회의 다양한 요구, 그리고 사회가 지닌 각종 기술과 인프라다. 뉴노멀 시대에 걸맞는 건축의 발전을 위해 우리 대한건축학회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담대하고 총체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우리 건축이 K-Architecture라고 불리며 세계적 트렌드를 주도하길 희망한다.
이러한 건강한 건축문화 및 산업생태계의 담대한 변화를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통령 직속의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존속함은 물론 그 역할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최근 정부의 건축정책 방향은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건축계를 선도하는 K-Architecture를 기대해 본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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