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는 만병통치약인가?
GTX는 만병통치약인가?
  • 김현수 단국대 교수
  • 승인 2022.10.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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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문제 등 도움은 돼도 근본 해결책은 아냐
역세권 고밀화, 복합화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 누리도록
김현수 단국대 교수.
김현수 단국대 교수.

■ GTX 정차가 집값을 끌어올릴까?
그렇다. 그렇지만 정차역 여건에 따라 선택적이다.  
GTX 이외에 KTX, 지하철,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함께 환승되는 곳은 효과가 크다. 게다가 이들 간에 갈아타는 일이 편리하고 쾌적하도록 환승센터가 설치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역세권 주변으로 상권이 살아나고 집값이 오른다. 게다가 주변역세권의 인구밀도가 높고, 기업과 일자리가 모여 있는 곳이라면 더 효과적이다.
GTX가 정차한다고 무조건 집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고 주변 여건에 따라 효과는 다양할 것이다.
■ GTX가 수도권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시내의 인구밀도는 국제도시들 중에 가히 최고수준이며, 대규모 주택물량을 단기간에 공급하기가 쉽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고속 열차를 타고 30분 거리로 나가서 서울시내로 통근하는 정주형태는 미래의 대도시권 라이프 스타일이다. 또한 환승역세권주변을 고밀화, 복합화하여 직주근접으로 살아가는 컴팩트시티는 이동의 필요성을 낮추어주는 기후위기 대응형 미래도시의 모습이다. 
비싸고 과밀한 중심도시에 살기보다 여유있고 쾌적한 외곽거주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서울은 더 광역화할 것이다. 
대한민국 혁신경제의 심상인 수도 서울은 점점 더 고도화되어갈 것이다. 
성장세가 높은 테크기업과 벤처기업, 유니콘기업들의 본사는 강남 등 서울의 도심부입지를 선호한다. 이들 기업의 경쟁력은 수준높은 혁신인력에 의존하며, 혁신인력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심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구글과 아마존 등 세계적인 테크기업들이 뉴욕으로 몰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질 좋은 일자리는 서울로, 주거는 외곽으로 분산되는 다핵분산형 대도시권이 미래 수도권의 모습이다. 통근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환승역세권을 자족적 컴팩트시티로 만들어가는 일에 노력을 모아야 한다.  
■ 자율차, UAM이 상용화되면 광역철도의 수요가 사라질까?
자율차가 상용화된다면 지하철 수요는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광역, 지역간 이동에는 여전히 철도가 경쟁력이 있고, 또 그렇게 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장거리 이동에도 자율차를 이용하게 되면 에너지효율, 체증문제가 심각해진다.
UAM이 대중교통으로 이용되기에는 아직 기술적, 물리적 장애가 크며, 상당 기간 동안에는 한정된 사람들의 특별한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 새로운 정차역 신설에 대한 요구는?
GTX는 광역급행철도다. 일정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원칙이다.
중간에 정차역이 늘어나면 약속했던 속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외면받게 될 것이며, 한정된 정차역, 소수의 노선을 보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자면 환승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GTX와 같은 고속의 광역급행철도는 역세권주민들의 통근교통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 최근 노선 신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편리한 고속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노선 신설 이전에 기존노선, 기존정차역의 연계와 환승여건을 개선하는 일이 우선이다. 
기존 정차역에 환승센터를 개발하고,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결한 이후에도 GTX 서비스가 어려운 지역이 있다면 다시 검토하면 된다. 
기존 노선의 개통시기도 불투명하고, 환승센터, 환승역세권 개발계획도 충분하게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노선신설을 검토하는 일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환승수준이 높은 역세권을 고밀화, 복합화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광역급행철도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 자동차교통망 시대에 만들어진 용도지역제 등 도시계획체계도 환승역세권을 고려해 전환하는 노력이 우선이다. GTX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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