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중호 ㈜시공테크 전시사업본부 전무
차중호 ㈜시공테크 전시사업본부 전무
  • 황순호 기자
  • 승인 2022.08.30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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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테크, ‘현재’에 ‘과거’와 ‘미래’를 담는다

국립도시건축박물관, ‘생동하는 박물관, 생동하는 전시’로
박물관은 과거-현재-미래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엑스포 및 각종 박람회 등 국제 행사 실적 노하우 살려

㈜시공테크는 지난 1988년 2월 설립, 박물관・과학관・전시관・테마파크 등의 전시 및 공간 배치를 업으로 삼는 전시문화시설 전문 업체이다.

1988년 서올 올림픽을 시작으로 1993년 대전 엑스포,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2012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국가 차원의 대형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 및 관리했으며, 그 밖에 2010년 상해 세계 엑스포,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2017년 아스타나 엑스포 등의 대규모 행사에서 1,000여개의 과학관・전시관을 만든 실적을 지니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지난 8일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의 전시설계 및 전시물 제작·설치사업 담당 기업으로 시공테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업은 8월 계약 후 42개월간 진행되며, 사업금액은 총 287억4,000만원 규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유물전시 중심 방식과는 다른 ‘생동하는 박물관’ ‘생동하는 전시’를 중점으로 삼은 콘텐츠·공간연출·운영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차중호 ㈜시공테크 전시사업본부 전무.
차중호 ㈜시공테크 전시사업본부 전무.

-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은 어떤 곳인가.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은 세종특별자치시 국립박물관 단지 내에 부지 1만1,970㎡ 연면적 2만3,457㎡ 지상 3층~지하 2층 규모로 계획 중이며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현재 건축설계의 마무리에 들어간 상태다.

당사는 설계공모 당시 전시기획안의 ‘삶을 짓다 : 한국 도시건축, 1950 -2010, 한국전쟁에서 세계의 장으로’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생동하는 박물관, 생동하는 전시’를 실현하고자 도시건축 콘텐츠의 생성 및 축적, 박물관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 활용과 더불어 도시건축박물관의 대중화를 위한 운영 전략과 그 계획을 제시했다.

- 국립도시건축박물관 건축설계의 세부 내용을 알려 달라.

당사의 건축설계안은 주요 전시 공간을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배치하고, 지하 1층의 중앙홀을 중심으로 남측, 북측 마당을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북측 마당은 체험교육 공간과 접해 있으며, 남측 마당은 상설전시 및 기획전시 공간과 대형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지상 2층과 3층은 아카이브 전시, 각 층 발코니의 건축 파사드 전시와 더불어 2개의 마당에 파빌리온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지하에는 전시구조물인 벽체를 최소화해 건축과의 조화와 가변성 있는 ‘열린 전시 공간’을 꾀했으며, 전시물 또한 아일랜드 방식으로 배치해 건축물의 본연의 모습을 지키는 데 주력했다.

또 상설 및 기획전시 테마에 맞춰 영역별로 교체가 용이하도록 아카이브 시스템을 계획했고, 수장품 양에 따라 선반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전시대, 수장품의 유형에 따라 맞춤형으로 전시할 수 있는 전시 랙 등을 배치했다.

이와 더불어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연결하는 계단 공간에 체험 프로그램과 각종 강연 등을 유치해 살아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 한편, 팝업 전시 공간을 기획해 도시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 슬라브 아래까지 열린 천고 20m의 대형 공간에 상징 미디어 조형물 ‘생동하는 샘’을 설치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면서 깊이 있는 화면을 연출해 공간을 보다 넓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상징 미디어 조형물 ‘생동하는 샘’ 조감도.
상징 미디어 조형물 ‘생동하는 샘’ 조감도.

상설전시에서는 ‘한국 도시건축 연대기’를 주제로 6.25 전쟁 이후 한국 도시건축의 역사 및 그 과정을 통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1950년부터 2010년까지 60년간의 변천사를 세 시대로 나누고, 각 시대마다 있었던 국가적 이슈와 건축제도의 변천 등을 수록했다.

특히 박물관 내부에 건축물의 실물을 전시할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파노라마 뷰’ 시스템을 도입, 현존하는 국내 도시건축 자산뿐만 아니라 재개발 등으로 사라져간 자산들의 내·외부 공간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개관 이후에도 전시의 시간·공간적 범위를 실시간으로 넓힐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도시의 형성’을 주제로 대한민국의 도시화에 따른 도시 형성 과정, 주민들의 생활 양식의 변화를 전달하는 대형 2면 영상 쇼를 연출하고자 했다. 길거리 풍경의 변화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구성, 벽면과 바닥에 입체 영상을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생활 스타일이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획전시는 ▷삶의 공간, 집 ▷길 위, 길 아래 ▷건축을 구현하는 힘 ▷삶을 짓는 사람들 등 4개 주제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삶의 공간인 주택과 도시, 이를 만들어내는 건축 재료 및 기술의 변화를 통해 도시건축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스탠드형과 테이블형 타입의 아카이브형 캐비닛 부스를 적용, 모형·도면·도서·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손쉽게 이동하고 조립할 수 있는 부스로 보다 유연한 전시를 이루도록 했다.

그 밖에도 지하 2층에 다양한 도시건축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창작 스튜디오와 팹랩을 마련했다. 창작 스튜디오에서는 학생 및 일반인들이 도시건축 관련 체험 프로그램과 스튜디오 대관・갤러리 전시・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팹랩은 전문가들이 3D 프린터・CNC 레이저 컷팅 장비 등을 활용해 보다 수준 높은 체험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이번 당선 기획안은 향후 설계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수정·보완될 수 있다.

 

국립도시건축박물관 투시도.
국립도시건축박물관 투시도.

- 시공테크가 추구하는 ‘생동하는 전시’란 무엇인가.

박물관은 본래 유물들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한 곳에 만나 소통하는, 과거-현재-미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의 박물관들은 그러한 ‘소통’의 기능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공립 박물관의 경우에는 단순히 유물들을 기계적・고정적으로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획일화된 답을 전달할 뿐 그로부터 새로운 길이나 사고방식 등을 도출하는 데에는 소홀한 면이 있다. 박물관이 제 아무리 뛰어난 유물과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 한들, 시대와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또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과 그 공간을 활용하는 ‘맥락’이다. 이번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의 설계 역시 단순히 우리나라의 도시건축 변천사를 전달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이상과 현실의 끊임없는 대립・타협의 연속이었던 도시건축사를 관람객들에게 생생히 전달함과 동시에, 관람객 스스로가 ‘도시건축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시공테크의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보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인정박람회를 두 번 개최했을 뿐, 아직 5년에 한 번 개최되는 공식 등록박람회를 개최한 경험이 없다. 

만약 오는 2030년 등록엑스포가 부산에서 열리게 된다면, 그 동안 수많은 국내・외 행사들을 주관해 온 역량과 노하우를 살려 대한민국과 시공테크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최고의 대회로 장식하고 싶다.

이와 더불어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AR, VR 등 가상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공테크 또한 이러한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예술과 기술을 융합, 새 시대의 전시 예술을 선도하고 실감형 체험관, 메타버스 전시관 등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공간으로 그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5대 국립과학관의 특징과 장점을 일원화해 통합 메타버스 사이버 전시관을 구축, 참여자들이 전시관의 콘텐츠 발굴에 직접 참여하고, 그것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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