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이상 제방 붕괴 지연, 유사시 시민 대피와 보수 시간 확보 가능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은 친환경 바이오 폴리머를 이용한 보강재와 골재 혼합물을 활용해 제방의 붕괴를 방지할 수 있는 보강공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자원학회의 수해조사(2020.12.~ 2021.7.)에 따르면 수년간 전국을 휩쓴 폭우로 인해 호남지방과 중부내륙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는 상당 부분 하천 제방의 붕괴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수로 인한 하천의 범람이 제방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서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80년 홍수 빈도로 설계된 제방은 100년, 200년 빈도의 홍수가 왔을 때는 제방이 버티지 못하고 월류할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 호우 및 홍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설계 빈도 이상의 돌발 홍수에 대한 위험이 커진 것이다.
이에 건설연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팀(팀장: 안홍규 박사, 강준구 박사)은 바이오폴리머(Biopolymer, BP)를 이용해 제방표면을 강화함으로써 제방 붕괴를 방지하고 지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방 보강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폴리머란 식물에서 축출한 접착성을 가진 친환경성 재료를 말한다. 개발된 기술은 바이오폴리머와 골재를 섞은 혼합재를 제방표면에 코팅해 보강하는 방식이다. 바이오폴리머가 접착제와 코팅제 역할을 해 강도를 확보하는 원리이며, 현장에서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폴리머를 골재와 혼합하면, 획기적으로 물 흐름에 대한 저항 강도를 향상시켜 홍수 시 높은 수압과 빠른 유속조건에서도 표면토의 침식과 소재의 이탈 없이 제방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또 친환경성 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식생 조기 활착과 생장이 가능하므로 하천 생태기능 회복과 내구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에서는 개발된 기술 검증을 위해 실제 홍수를 재현하는 실규모 제방 월류 실증 실험을 수행했다. 스케일 적용을 통한 축소실험으로는 제방 붕괴에 따른 원인과 과정을 평가하고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5차례 수행된 실규모 실증 실험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분석 및 입증하고, 현장 적용성 및 안정성을 확인했다.
저수지 범람 실험 결과 기존 제방은 흙제방이 약 15분, 식생제방이 약 30분을 버텼지만, 개발된 제방보강 기술은 범람 후 4시간 이상 버티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천과 동일한 형태의 상황을 재현한 하천 범람 실험에서는 6시간 동안 붕괴가 일어나지 않아 제방 붕괴 방지 효과를 확인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제방의 물이 범람했을 때 대피와 보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병석 원장은 “개발된 친환경 바이오폴리머 재료를 활용한 제방 붕괴 방지 기술은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기술일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등 환경적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융합적 연구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건설연 주요사업 ‘친환경 신소재를 활용한 호안 대체 및 제방보강 기술개발(2020~2021)’과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국토교통기술사업화지원사업 ‘피마자유기반 바이오폴리머를 활용한 하천 호안 및 하상보고기술의 현장적용성 강화를 위한 응용기술개발(2021~2023, 주관기관: 에스비비)’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됐다.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