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미래 도시와 공원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조경칼럼] 미래 도시와 공원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 최혜영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부교수
  • 승인 2022.07.13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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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삶의 여유'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행복 느껴
도시내 바쁜 일상에서 '숨 돌릴 수 있는' 공원녹지 늘려야
최혜영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부교수.

최근 필자가 연구진으로 소속되어 진행했던 한 과제에서 도시와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태의 변화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었다. 
연구는 전국의 20대 이상 2,000명의 남녀를 상대로 진행되었으며 설문은 주관식과 이미지 문항으로 설계되었다. 
연구의 질문은 도시와 공원으로 나누어 기술됐으며, 도시에 거주하는 동안 공원을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경우와 행복감을 느꼈던 환경, 미래의 도시와 공원의 주요 키워드, 거주와 이용을 희망하는 도시와 공원의 유형에 대해 물어보았다.
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 환경 위기, 2년 넘게 지속된 팬데믹 상황, 급격한 인구감소, 고령화 등이 초래할 사회적 변화를 고려, 도시와 공원에서 선호하는 활동, 도시와 공원에 담겨야 할 가치, 도시와 공원의 미래 방향 등에 대해서 사람들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어떤 것을 지향할 것이라 추측했다.
현대 사회의 개인은 세대를 막론하고 확고한 개성과 취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나온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여 새로운 가치를 선호하고 지향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은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적 환경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삶의 여유는 공원, 강변, 숲 등 도시의 녹지공간에서 산책을 하고 휴식을 취할 때에 가장 크게 느낀다고 답했다. 
미래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또한 녹지 공간이 많은 ‘환경친화 도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향후 거주를 희망하는 도시의 유형으로도 '일상 속 휴식을 가능케 하는 공원이 많은 도시'를 1순위로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25%가 넘었다.
공원에 대한 설문에서는 보다 깊이 있게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녹음이 우거지고 맑고 깨끗한 공기가 충만한 공원, 시끄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푸르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에서 삶의 행복을 느낀다고 대답해 주었다. 
이들이 원하는 공원은 화려하고 멋진 공원이 아니었다. 그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의자를 원할 뿐이었다.
번잡한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도록 자연 속에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면 충분했다. 
지금의 사회는 다양한 가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의 다원화 또한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스마트 공원, 탄소중립의 실현, 리질리언시 설계 기법은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가치에 부응한다는 미명 하에 본질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제 공간을 느끼고 경험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며, 따라서 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 본질적 사실을 말이다. 
결국 조경가로서 할 일은 지금도, 미래에도 - 다소 로맨틱하고 과거 지향적으로 들리더라도 -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롭게 심신의 정화를 할 수 있는 공원(도시)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기본을 생각하며 중심을 잡을 때, 조경 분야의 미래 또한 밝을 것이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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