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녹지공간,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다
도심 속 녹지공간,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다
  • 황순호 기자
  • 승인 2022.07.1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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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주요 수상작 소개
경관의 아름다움과 실용성 모두 살린 작품 다수 출품돼
8월 31일 제58차 광주 세계조경가대회서 시상 예정

㈔한국조경학회가 ‘2022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도시공원 및 녹지, 도시재생(국토교통부) ▷자연공원, 자연마당, 생태복원, 환경활동(환경부) ▷문화・체육, 관광지(문화체육관광부) ▷농촌경관, 마을만들기(농림축산식품부) ▷문화재 보호・복원(문화재청) ▷수목원, 정원(산림청) 등 각 분야의 공공사업 및 민간사업을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하는 데 그 의의를 두었다.

선정 결과, 대통령상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평택고덕 공공정원 ‘같이’의 가치’, 국무총리상에는 DL이앤씨의 ‘국립세종수목원’이 각각 선정됐으며, 수원시의 ‘대유평공원’,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자이 개포’가 각각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국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평택고덕 공공정원 ‘같이’의 가치’.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평택고덕 공공정원 ‘같이’의 가치’.

◼ 대통령상 : ‘같이’의 가치(평택시 고덕면, LH)

‘같이’의 가치는 댕단산과 연결되는 녹지에서 공원으로 새롭게 계획되면서 농촌과 도시, 국내와 국제 현재와 미래가 함께 하는 고덕국제화도시의 특성이 잘 반영돼 있다.

‘경계의 문을 넘어 조화를 찾다’라는 주제 아래 ▷정원운동 ▷공동체정원 ▷시민참여관리 등의 기본 구상방향을 잡고 있으며, 특히 ‘공공정원’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평택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참여정원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또 독일조경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마르틴 라인 카노 대표를 섭외해 ‘Black over Black’을 조성하고, 세계적인 가든쇼 중 하나인 독일정원박람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내작가 대상작을 BUGA 2021 ERFURT에 조성하는 등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 및 한국 정원의 높은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한 주민참여정원 참가자는 “새롭게 조성되는 도시에 조성되는 공공정원은 정원 공동체의 보살핌을 받으며 도시와 함께 성장한다. 시간이 지나 정원에도 시간이 쌓이며, 정원의 가치는 높아지고 주민들의 결속력은 강화된다”는 소감을 남겼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국립세종수목원’(DL이앤씨)의 사계절전시온실.
국무총리상을 받은 ‘국립세종수목원’(DL이앤씨)의 사계절전시온실.

◼ 국무총리상 : 국립세종수목원(세종시 연기면, DL이앤씨)

지난 2020년 10월 개장한 국립세종수목원은 주로 온대 중부권의 식물을 수집, 전시하고 이를 보전・연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이다.

▷지역 맞춤형 수목원 교육문화 구축 ▷녹색문화 체험공간으로서의 도심형 수목원 ▷도심형 녹색서비스 가치증진 ▷수목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상생 발전의 4대 전략목표 아래 세종시민들에게 건강・여가・문화 활동을 위한 녹색공간을 제공하고, 녹색문화를 선도하는 세계 일류 도심형 수목원으로 도약하는 것이 국립세종수목원의 목표다.

수목원은 크게 ▷커뮤니티 참여활동 지구 ▷정원전시 관람지구 ▷식물 교육・체험지구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지구마다 다양한 테마의 주제정원, 체험시설 및 편의시설들이 준비돼 있다.

또 세종시 교육전문가들과 함께 ▷자연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 전시 ▷온 가족이 참여하는 가드닝 프로그램 ▷나만의 나무를 수목원에 식재, 성장을 관찰하는 참여정원 ▷직접 종자를 뿌려 키운 식물로 식재 디자인하는 정원사 프로그램 등을 개발, 세종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공공부문 국토부 장관상을 받은 ‘대유평공원’.
공공부문 국토부 장관상을 받은 ‘대유평공원’.

◼ 국토부 장관상(공공) : 대유평공원(수원시 장안구)

대유평공원은 수원시가 장안구 정자동 948번지 옛 연초제조창 부지 약 11만㎡에 들어서는 공원으로, 도심 속 그린허브・시민소통 문화공간을 테마로 삼고 있다.

공원은 지난 2019년 12월 KT&G가 조성사업을 시행한 이후 지난해 11월 시민들에게 9만6,000여㎡를 선행 개방했으며, 수원시에 무상 귀속됐다. 나머지 1만7,000㎡ 규모는 내년 하반기 지하주차장과 상부 공원을 결합해 완공할 계획이다.

공원은 그동안 단절돼 있던 서호천과 숙지산의 녹지축을 연결, 이를 통해 수원시민의 생태 보행로이자 주변 상업지역, 주거지역을 연계하는 도심 속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녹지가 끊어지지 않도록 도로 위로 둔덕을 조성하고 바람언덕과 지붕정원을 꾸몄으며, 곳곳에 여유 공간을 배치해 보다 효율적인 공간 운영을 꾀했다.

또 공원 내부에는 수원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111CM(111 커뮤니티 문화제조창)’이 들어서 있다. 111CM은 옛 연초제조창 건물의 일부를 개조해 만들었으며, 파이고 긁힌 흔적이 곳곳에 남아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기둥들이 6m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배치돼 있다.

콘크리트가 드러나는 9m 높이의 천장은 그 자체로도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있으며, 벽은 통유리를 활용해 내・외부 공간을 한층 더 넓게 보이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내부 공간은 편의시설 및 휴게공간이 들어서 있는 A동과 다양한 취미생활과 모임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있는 B동 2개 동과 야외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야외공간에서는 ‘대유평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연초제조창 건립사(1967~ 1971) ▷연초제조창 30년(1970~ 2004) ▷버려진 건물의 재생(2019~ 2021) ▷산업유산에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2021~) 등 4편의 아카이브 영상을 상시 상영하고 있다.

 

민간부문 국토부 장관상을 받은 ‘디에이치 자이 개포’(현대건설) 전경.
민간부문 국토부 장관상을 받은 ‘디에이치 자이 개포’(현대건설) 전경.

◼ 국토부 장관상(민간) : 디에이치 자이 개포(서울시 강남구, 현대건설)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조경 디자인은 ‘예술이 되는 자연’을 콘셉트로 삼고 있으며, 자연 소재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경관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또 건물 사이의 중정 공간에 각 자연 요소들이 하나의 예술작품을 구성하도록 설계・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 남북을 가르는 250m의 보행로가 조경 디자인의 중심지 역할을 맡고 있으며, 보행로는 대형 제주팽나무 아래에 은은하게 퍼지는 미스트 분수를 연출함으로써 신비로운 원시 숲을 재현하고 있다. 중앙 광장에는 넓은 잔디 마당과 계류형 수경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석가산으로부터 캐스케이드까지 이르는 수경시설은 커다란 바위를 재현해 보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디에이치의 특화 상품인 ‘예술작가들과의 협업’ 또한 착실히 구현돼 있다. 영국의 동화 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협업해 조성한 ‘우리 아빠(My dad)’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화들을 팝업북 형태로 재현했으며, 그림책 특유의 따뜻한 색감을 통해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대모산입구역 방향 문주에는 박제성 서울대 교수의 미디어아트 게이트 ‘Tangent 22’를 설치, 타일 안쪽에 LED 광원을 설치해 밤마다 은은하게 움직이는 조명들이 단지의 아름다움을 한 층 더한다.

그 밖에도 ‘색채의 마술사’라는 이명을 지닌 영국의 건축가 에이브 로저스가 만든 ‘Forest of Flowers’, 김현 단국대 교수의 ’서연‘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입주민들이 일상 속에서도 유명 예술 작품들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입체 녹화 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생태면적률을 확대했으며, 단지 건물 대부분에 옥상 녹화를 실현해 친환경성을 높이는 등 단순히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친환경성까지 살리는 등의 면모를 나타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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