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2022년 광주 세계조경가대회의 개최 의의
[논단] 2022년 광주 세계조경가대회의 개최 의의
  •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 승인 2022.06.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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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블릭(Re: Public) 통해 조경의 ‘공공성’ 재구성
한국 조경 50주년, 이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때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세계조경가대회(IFLA World Congress)가 열린다. 
세계조경가대회는 전 세계 조경가들이 모이는 지구촌 축제로, 이번 대회는 세계적 조경가들과 학자들의 기조 강연과 여러 주제의 특별 심포지움, IFLA 작품 시상식, 광주와 담양 사례지 답사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개최도시의 무등산, 호수생태원, 광주푸른길, 양림동 등에서 다양한 지역 경관문화를 만날 수 있으며, 인근 답사지인 담양은 명옥헌, 소쇄원, 관방제림 등 정원문화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외에서 풍부한 호남 조경문화의 전통과 현대를 만날 수 있다. 
다산초당, 백운동 원림, 대흥사, 미황사, 선암사 송광사, 순천만과 순천만국가정원, 신안군 섬들, 솔라시도, 전주시의 답사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본 행사 전후로 학생 디자인 샤레트, 국제학생 공모전 심사, 회장단 회의와 각국 대표단 회의, 호남 사례지 답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며, 그 밖에도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토론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건축공간연구원 및 문화재청과의 협력으로 열리는 2개의 특별 세션과 교육자와 신진연구자, 학생들이 각각 모이는 라운드테이블도 마련했다. 평소에 모이기 힘든 공통의 화제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정보와 고민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개막공연은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안은미 컴퍼니의 공연이 펼쳐지며, 행사 기간 내에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조경산업전도 열린다. 
공공 기관과 기업이 운영하는 부스와 IFLA 학생 공모전, 대한민국 조경대상과 환경조경대전 전시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채워질 예정으로, 모두에게 조경을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각국 대표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아젠다가 다루어질 예정이다.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식량안보, 건강과 웰빙, 사회적 불평등 등의 이슈에 조경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리퍼블릭(Re: Public)’이다. ‘리퍼블릭’이란 ‘조경의 공공성을 재구성하다’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두 가지 차원에서 공공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게 될 것이다. 
첫째,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환의 시대에 사회와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조경에 대한 논의이다. 
본 회의에서 공공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최신 조경 사례 공유를 통해, 도시와 환경 문제의 실천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다. 
둘째, ‘리퍼블릭’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시와 지역 공동체 삶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공원, 광장, 공동체 정원, 텃밭 등 공유 공간을 확대하는 일은 궁극적으로 도시 공간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과 같다.
진정한 공공성은 관이 주도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다수의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진행하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구현될 수 있다. 
특히 광주가 대한민국 현대사에 있어 가장 큰 아픔 중 하나를 간직한 곳인 만큼, 그런 광주에서 ‘공공성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2022년은 조경의 영어 명칭인 landscape architecture를 만든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의 탄생 200주년이기도 하다.
옴스테드는 백년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으로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를 설계했으며, 그가 조경가로서 이룬 활동 범위와 족적들은 이후 현대 조경이 지향해야 할 이정표가 되었다. 
또한 2022년은 지난 1972년 한국조경학회가 만들어진 뒤 5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조경에 있어서도 뜻 깊은 해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조경은 당시 국토개발 과정에 새로운 전문 분야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공공이 주도해 그 첫 발을 내딛었다. 미래를 내다보는 공공적 리더십이 빛나는 대목이다. 
이제 다시 한국 조경의 미래 50년을 설계할 때가 왔다. 세계인이 한국 문화를 주목하고 열광하듯, 한국 조경 역시 세계 속에 우뚝 서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때이다. 세계조경가대회 개최는 그 시작을 여는 작은 출발이다.
한국 조경은 이번 세계조경가대회를 통해 그 품격과 성취를 세계에 알려줄 것이며, 이를 위한 많은 분들의 참여와 성원을 바라고 있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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