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은 끝났지만… 건설업계 고민은 '현재진행형'
화물연대 파업은 끝났지만… 건설업계 고민은 '현재진행형'
  • 황순호
  • 승인 2022.06.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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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14일 집단운송거부 철회 발표
시멘트 소성로 재가동만 '1주일'… 장마 앞두고 '한숨'
지난 5월 28일 민주연합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서울시청 및 광화문 앞 일대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화물연대본부
지난 5월 28일 민주연합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서울시청 및 광화문 앞 일대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화물연대본부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14일 22시 40분경, 지난 7일부터 시작한 집단 운송거부를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운송거부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전품목 확대 및 운송료 인상 등을 명분으로 벌어졌으며, 일부 조합원들은 주요 물류 및 산업시설 등에 대한 국지적인 운송 방해를 지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운송거부가 끝났음에도 건설업계의 시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초부터 철근·시멘트·레미콘 등의 필수 자재 가격들이 폭등하면서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 운송거부는 치명타와도 같았다.
특히 전국의 시멘트 생산공장들이 이번 운송거부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분에 노출되면 곧바로 굳어버려 쓸 수 없게 되는 시멘트 특성상 생산 및 즉시 출하가 필수임에도 이를 각 공사현장에 운송하지 못해 제조한 시멘트를 그대로 폐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김영민 한국시멘트협회 이사는 14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3일 현재 시멘트 업계의 전체 출하량은 2만톤대로, 이는 평시의 13% 수준에 불과하다"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이후 일일 약 145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14일 현재까지 누적 손실이 91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공장에서는 소성로(킬튼)의 가동을 중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4일에는 한라시멘트 강릉 옥계공장 소성로 4기 중 1기가 가동을 중단했으며, 그 밖에도 아세아시멘트 및 한일시멘트 역시 공장 내 일부 소성로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성로 가동 중단은 대한민국에서 시멘트가 생산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소성로를 한 번 멈추면 재가동에 약 1주일 가량이 소요되는데, 이는 장마철을 앞두고 공사 진행을 서둘러야 하는 건설업체에게는 너무나도 긴 시간이다.
레미콘 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뜩이나 지난 4월부터 심화되기 시작한 시멘트 수급난으로 레미콘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나마 이어지던 시멘트 공급까지 완전히 막히면서, 14일 현재 국내 레미콘 공장 1천여개 중 무려 90%가 가동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역시 재가동 절차를 밟아 생산공정이 정상화될 때까지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그 손해 또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전세계 원자재 공급망 위기와 가격 폭등, 물류비 인상까지 건설업계 전체가 삼중고에 시달리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인해 그것마저 힘들게 됐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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