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맞춤 환경디자인
[조경칼럼]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맞춤 환경디자인
  • 김경인 (주)브이아이랜드 소장
  • 승인 2022.06.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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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초고령사회 도달 예상돼… 노인 맞춤 디자인 시급
저활동성 운동기구 및 인지건강 디자인 도입해야
김경인 (주)브이아이랜드 소장.
김경인 (주)브이아이랜드 소장.

우리나라가 지난 2017년 고령사회에 접어든 이후 오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등, 노인인구 및 노인가구수와 함께 치매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여러 분야와 지자체에서 치매예방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과연 경관, 도시, 조경, 건축 등의 분야에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가 노인이나 치매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데에는 노인이나 치매의 경험이 없거나 적다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얼마 전 서울에 있는 한 영구임대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노인들의 외출과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치매 어르신이 급격히 증가했고, 치매 진행도 빨라졌다고 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노인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자극을 유도하여 일상생활수행능력(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을 향상하고, 어르신들이 거주하던 곳에서 잔존능력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AIC(Aging in Community)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공공환경은 어르신들의 외부활동과 행동반경이 점점 줄어들게 만들어 외부와 단절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걷기 운동만 꾸준히 해도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파트 단지를 도는 산책로를 만들고 안전을 위해 건널목에 안전구역을 설치하고 집에 나와서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에 따라 산책로 주변에 노인의 신체특성에 맞춘 저활동성 운동기구를 설치해 운동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벤치가 없어서 외출을 두려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산책로나 보도를 따라 벤치를 최대 100m를 넘지 않는 간격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 
벤치는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대화를 유도하는데 중요한 시설물로, 마주 보면서 대화할 수 있고,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ㄷ자 형태로 한다.
오감을 자극하는데 꽃이나 나무만한 것이 없다. 
추억을 회상하는 수종(감나무, 능소화 등), 새를 부르는 수종(남천, 주목 등), 향기가 나는 수종(명자나무, 칠자화, 수수꽃다리 등), 식용열매가 있는 수종(꽃사과, 앵두나무 등), 촉감을 느끼는 수종(배롱나무, 화살나무 등)은 노인 뇌의 비활성화된 영역을 자극한다고 한다.
서울시가 인지건강 디자인을 적용해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인지장애가 30.8% 감소하고, 안전사고도 24.4% 줄어들고, 외출빈도가 39.9%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 주변의 환경이 과연 노인에게 적합한 환경인가, 노인을 고려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때이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즈음하여, 노인건강복지 증진과 의료비용 저감을 위한 노인맞춤 환경디자인을 본격적으로 도입해야 할 때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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