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의 사업 다각화, '신중함'이 필요하다
건설기업의 사업 다각화, '신중함'이 필요하다
  •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2.05.2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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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중심의 편향된 성장세 속 신사업 창출 관심 커져
충분한 준비 및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이 먼저

건설산업은 경제상황과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이다. 특히 현재 건설시장은 민간부문이 전체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과거에 비해 국내외의 소비, 금융 등 경제상황과 경제정책의 영향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사실 주택경기는 2015년을 전후로 호황기를 맞이했으며, 공공건설투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건설경기 또한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건설수주 또한 2020년에 이어 2021년까지 통계 수집 이래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코로나 19 확산, 원자재가 상승 등 원가 압박 속에서도 건설기업들은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건설수주액에서 주거용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건설경기가 비교적 양호한 가운데 있지만, 최근 건설기업들은 그동안의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외적 성장세 속에서 내적으로는 주택 등 건축 중심의 편향된 성장세에 대한 건설기업 자체적인 불안감도 지속 증가되었고, 새로운 산업 창출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역 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등,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건설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주총에서는 많은 대형 건설기업들이 사업목적에 환경 관련 사업은 물론, 유통업, 도소매업, 물류업, 통신판매업, 금융상품 중개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가했다. 
중견 건설기업들 또한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기존 주택 중심의 건설기업들은 주택사업에서 탈피하여 공공토목, 환경사업, 민자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중견건설기업들은 인수합병(M&A) 혹은 전문조직이나 인력 확충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기존 공공공사 중심이거나 특정 분야에 집중했던 건설기업들은 주택사업 등 수익성 있는 사업들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건설산업 내 ESG 경영 확산에 따른 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 증대 등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 강화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 등으로 시설물을 공급하는 건설산업의 특성상 신사업으로서 크게 부각된 데도 그 원인이 있다.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는 건설기업의 사업다각화의 흐름은, 먼저 현재 강점을 가진 사업 분야에서 인접 사업으로 확장함으로써 사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들이 있다.
또한, 일부 건설기업들은 최근 ESG 부각, 소비패턴의 변화 속에서 성장하는 유망사업에의 전략적인 진출을 통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자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 전문업체들의 이미지가 강한 건설기업들이 부동산산업으로의 전략적인 확장을 꾀하기 위해 스마트건설기술 관련 스타트-업 혹은 핀테크 기업 등 신기술, 신사업에의 투자를 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를 하기도 한다.
건설기업의 사업 다각화 노력은 시장변화에 맞춰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바람직하다. 특히, 환경사업 등 유망사업에의 전략적인 진출 노력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한 준비와 진출목적 및 방향성에 대한 확고한 목표 없이 시간에 쫓기듯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는 자칫 건설기업에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건설기업들이 추진해 온 많은 신사업 진출 노력들을 보면, 실질적으로 기업의 성과향상에 기여했던 경우가 있는가 하면, 뚜렷한 실적 없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고, 본업인 건설업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본업인 건설업과 관련성이 낮은 분야에 진출하여 실패를 경험한 사례가 많다.
반면에 모듈러 주택사업에의 진출, 주택시장의 틈새시장에의 전략적 진출, 환경, 에너지시설의 공급에서 사업범위를 넓혀 관리, 유통까지 진출하는 사례 등 본업과 관련된 사업의 확장을 추진한 건설사들은 매출 상승 및 수익 증대 등의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건설기업의 신사업 진출은 전통적인 건설시장의 지속적인 축소와 디지털 기술, 기후변화 등 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다양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전망된다. 
다만 건설기업들이 진출하는 신사업 분야의 경우, 기술력이나 사업추진력보다는 초기투자와 같은 자본력이 큰 역할을 하게 되는바, 자칫 기업 경영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사업 진출에 있어서는 충분한 준비와 사업 다각화에 따르는 다양한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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