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강사, 감산(減産)과 수출정책 바람직한가
<기자수첩>-제강사, 감산(減産)과 수출정책 바람직한가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1.1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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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1부 정정연 기자
대형 전기로 제강사들이 동절 비수기를 대비해 재고감축의 일환으로 한 차례 감산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건설사들과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예년 같으면 비수기로 접어들어 수요가 많지 않았을 시기지만 올해는 다세대·다가구 물량 확산, 아파트 건설물량 증가 등으로 인해 하반기 수요가 활발해져 여전히 기초자재들이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철근은 생산되는 즉시 출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재고 역시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 제강사들은 다가오는 비수기를 대비해 각 사별로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이틀정도 감산을 강행키로 결정했다. 또한 내달에는 10만톤 가까운 물량을 수출키로 결정해 내수정상화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건설사들은 제강사들의 이러한 태도가 내년도 가격상승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설비보수를 위한 겨울철 비수기 감산은 매년 행해졌기 때문에 딱히 감산정책을 말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있는 실정.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내년 건설현장에 철근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일본 등에서 수입해 부족한 물량을 충당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제강사들은 재고소진을 위한 목적으로 수출을 하고 건설사들은 국내 제강사들의 철근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수입을 하는 기형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철근은 건설비수기인 동절기에 재고가 늘어나는 건자재로, 그 때를 대비해 감산과 수출정책을 펼치는 것은 제강사 입장에선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외화유치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수출정책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내수조차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수출을 강행한다는 제강사에 대해 건설업계가 의구심을 갖는 것 또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내 건설현장은 특수한 상황을 맞아 아직까지 비수기로 접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철근도 생산과 동시에 출하되는 실정이라면 제강사들은 이번에 결정한 감산과 수출을 한 번 더 고려해 볼 필요는 있을 듯 싶다.
이왕이면 국내에 부족한 물량만이라도 채운 다음, 월동준비를 들어가는 것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 있어 바람직한 상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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