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래, 답은 '용산'이다
서울의 미래, 답은 '용산'이다
  • 황순호
  • 승인 2022.04.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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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 열려
용산 및 청와대 향후 활용방안 모색 및 토론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건설신문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건설신문

'미지의 땅' 용산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축단체연합(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학회)은 지난 21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전부터 실행돼 온 용산 미군기지 부지 반환과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다고 선언하면서 용산 지역의 효율적인 개발 방안 수립이 필요함에 따른 자리다.
지난 2006년 '용산 군이적지 주변 합리적 관리방안'을 통해 용산권역을 ▷미래 활력공간 ▷미래 국가중심지 ▷남북녹지축의 중심 ▷새로운 수변 문화공간 조성권역으로 활용하고자 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상징성에도 다양한 요구사항과 이해관계가 서로 맞물리면서 타협점 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14년 '2030 서울플랜'을 발표, 용산을 도심-여의도‧영등포-강남‧영동의 3대 중심지와 연계함으로써 서울의 국제경쟁력을 꾀하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토론회에는 한국건축단체연합의 각 단체장과 더불어 송석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송석준 국회의원이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축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건설신문
송석준 국회의원이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축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건설신문

송석준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선언은 보다 가까이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이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발제는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청와대 설계개념과 향후 활용방안(이형재 (주)정림건축 고문)으로 구성됐다.
이희정 교수는 “용산 지역은 구한말 임오군란과 청일전쟁을 겪으며 각각 청군과 일본군이 주둔했던 땅으로, 이후 8.15 광복을 거쳐 미군정이 주둔하는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3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중심지로 용산을 지목한 점을 지적하며, 한계에 다다른 도심-여의도-강남의 3대 중심지를 용산이 보완해 4+1축으로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미래 도심으로 거듭남으로써 서울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형재 고문은 청와대와 그 부지가 지니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지리적 이점에 주목했다.
청와대 부지는 ‘배산임수’의 형세를 지녔으며, 고려에서 조선을 거쳐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가장 귀하고 중요한 명당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6월 민주항쟁을 거쳐 대한민국이 정치적‧경제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이 고문의 설명이다.
또한 청와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상주하는 건물로써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표현하고자 본궁 지붕을 경복궁과 유사하게 설계했으며, 영빈관 및 여민관 등의 서양식 건축양식과 상춘재 등 전통 건축양식이 공존하는 등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고문은 “청와대 건물은 전통건축의 현대화가 대두되는 현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떠났다고 해서 그 정체성과 배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부지와 건물을 잘 살려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이를 보여줄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지역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참석자들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권영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김종헌 배재대 건축학과 교수 ▷김지한 대한건축사협회 이사 ▷서영주 한국여성건축가협회 부회장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 ▷조항만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홍성용 대한건축사협회 편집국장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누었다.
권영상 교수는 ▷도시구조 : 고속철도 지하화, 용산공원 조성 등 동서방향 연결 ▷도시기능 :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및 여의도 금융지구와 연계 ▷도시형태 : 용산 주변을 조율‧통합할 마스터플랜 수립 ▷도시인프라 : 수변공간, 미래교통수단, 지역교통망 연결 고려 등을 제시하며 그 동안 단절돼 왔던 용산 지역을 적극 개방할 것을 제안했다.
김종헌 교수는 이희정 교수가 설명했던 용산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에 주목하며, 용산 지역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넘어 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의 이데올로기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문화 공간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지한 이사는 건축과 관광의 융합이라는 관점을 통해 용산 지역을 보존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청와대는 우리나라의 풍수지리설과 전통건축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나 있으며,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 역시 보물급 가치를 지녔다. 이를 통해 국빈 수용 및 국가 행사 등에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용산 지역 개발 또한 그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및 지역 주민이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해 아름다움과 실용적 기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고 밝혔다.
서영주 부회장은 “기존의 경직돼 있는 도시프레임을 극복하고 조정된 여건에 맞춘 총괄적 마스터플랜을 새로 기획해야 한다”며 “용산 지역 개발이 건축계 전체의 담론‧협력의 새로운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세정 논설위원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용산 개발 계획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용산 지역의 회복‧정상화를 통해 용산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공간적 의미를 살려야 할 것”이라며 용산 개발에 있어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단계별 공간 배치를 추진함으로써 용산을 향후 대한민국의 중심지로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항만 교수는 “용산공원 및 청와대를 강요 없는 사상의 여가공간이자 있는 그대로의 박물관으로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민‧관이 협력해 우리가 정말로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자 국가적 상징으로 남길 것을 주문했다.
홍성용 편집국장은 현재 한강/동서로 양분된 서울의 도시구조를 경부철도 및 용산공원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향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을 중심으로 도시 기능을 부여하고, 보안 및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근 철도를 지하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정훈 한국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 겸 대한건축사협회장은 “4차 산업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 용산 및 청와대가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 자리에서 제시된 고견들을 귀담아 듣고, 앞으로 용산 지역 개발 방안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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