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국내 최초로 미국 상장사 인수
DL케미칼, 국내 최초로 미국 상장사 인수
  • 황순호
  • 승인 2021.12.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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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수은 적극적 지원 받아 최적의 금융조건 확보
국내 기업의 글로벌 M&A 지도 확장할 수 있는 묘수가 될 것인가
美 오하이오주 벨프레(Belpre)에 있는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 사진=DL케미칼
美 오하이오주 벨프레(Belpre)에 있는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 사진=DL케미칼

DL케미칼이 한국기업의 글로벌 M&A역사를 새로 썼다. 
DL케미칼은 지난 9월 27일 인수를 확정한 미국 크레이튼(Kraton) 사의 인수금융 확보를 위해 지난 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9억 5,000만 달러(약 1조 1,200억원)를 확보한 데 이어서 이달 20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8억 5,000만 달러 (약 1조원) 규모의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은 인수 발표 두 달 반 만에 자체 보유한 현금을 포함해 3조원의 인수자금을 모두 마련하는데 성공, 국내 최초로 미국 상장사를 차입매수(이하 LBO: Leverage Buyout) 방식으로 인수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인수작업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LBO를 활용한 DL케미칼의 M&A전략이다. 국내 회사가 미국 상장회사 인수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 M&A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자금과 국내 금융시장을 전략적으로 결합하여 초단기에 금융조달을 마무리한 새로운 방식은 향후 국내기업의 M&A지도를 미국 등 해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묘수라는 평가다.  
DL케미칼은 LBO 금융에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을 통해 확보한 인수금융을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서 금융비용과 크레이튼의 부채비율까지 함께 낮추어 양사의 재무건전성균형을 유지하는 선진 금융기법을 글로벌 M&A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 빠른 의사결정과 검증된 경영능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M&A역량 각인 

DL케미칼은 글로벌 금융의 빠른 확보를 위해 지난 달 미국에서 수십여 곳의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딜 로드쇼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모집금액의 2배가 넘는 주문을 받으면 성공적인 거래로 평가되나 이 투자에는 4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며 유리한 금융 조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DL케미칼의 크레이튼 인수 시너지를 인정 받았을 뿐만이 아니라 지난 해 카리플렉스 인수 시 보여준 빠른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뢰라는 평가다. 
특히 미국 상장사 인수는 비밀유지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라 가장 난이도가 높은 M&A 거래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사에 어려움을 겪으며, 미국 상장사 딜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이번 딜의 성공으로 DL케미칼은 지난 해 카리플렉스에 이어 크레이튼 인수 성사라는 신뢰할만한 레퍼런스를 글로벌 금융시장에 구축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추가적인 M&A 추진을 위한 전략의 폭도 넓히게 됐다.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으로 최적의 금융 조건 이끌어내 

이번 협상의 성공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 관행, 심사기간, 절차 등 모든 면에서 통상의 M&A와 다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미국 금융의 빠른 진행 속도에 발맞추며 이번 인수금융을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카리플렉스 인수와 올해 디렉스 폴리머 설립에 이어 이번 크레이튼 인수까지 DL케미칼의 주요 사업과 함께 해왔다. 수출입은행 역시 구 대림산업 시절부터 그룹사 전반에서 추진된 다양한 신사업을 지원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양 은행은 DL케미칼의 탄탄한 현금창출 능력을 비롯, 미국과 유럽 SBC 시장 1위 점유율 및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바이오케미칼 사업을 가지고 있는 크레이튼의 기업 역량에 대한 신뢰로 전격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 

■ 2022년 1분기부터 글로벌 경영 본격화 

한편, DL케미칼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돌입하기 위해 인수 절차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크레이튼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DL케미칼의 자사 인수를 승인했다. 또한 지난달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외 주요국 승인 절차는 2월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한국기업 최초의 미국 상장사 LBO성공이라는 쾌거를 출범 첫해에 이루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DL의 M&A역량을 증명했다”며, “탄탄한 현금창출 능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또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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