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조경, 사경(史景)을 헤매야 미래가 보인다
[조경칼럼] 조경, 사경(史景)을 헤매야 미래가 보인다
  •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 승인 2021.11.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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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역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릴 수 있는 전략이 필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폭넓은 지식 갖춰야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는 참 멋진 말이다. 미래에 대해 과학기술분야, 미래학이나 정치학 그리고 경제학 등 사회과학분야가 아닌 조경분야에서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다.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필자는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해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필자는 다년간 전국의 축제와 박람회의 공간을 연출한 조경인으로서 현재 역사의 주인공이다.
우선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 지역만의 고유한 이야기나 지역의 유명한 점을 강점기회전략으로 삼아 문화상징화하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했다. 전라남도 장성군은 황룡면-황룡강-황룡고을에 전해지는 3겹의 황룡 이야기에서 옐로우시티(Yellow City)란 도시이미지를 찾아내고, 노란색깔로 도시 마케팅에 성공했다.
장성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식물의 본질적 특정색을 조경기법으로 연출해 미학적 상징성을 강화하고 정원문화 관광상품화에 성공한 지방자치단체이다.
두 번째는 전시연출 조경의 범주에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담아 예술작품처럼 연출하는 것이다. 
신라인들의 역사를 바탕으로 신라 시대의 문화재와 설화, 현재의 가을꽃과 도시원예가 함께하는 나들이 문화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치유 공간을 구상하여 ‘천년의 꽃-천년의 약속-천년의 별-천년의 그림’이란 소주제를 설정하고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가도록 예술미적 공간을 표현하였다. 
세 번째로는 녹색치유(Green Care)의 하나인 치유농업을 조경으로 연출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녹색치유는 식물의 전시연출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복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치유가 되는 식물과 곤충뿐만 아니라 ‘치유원예프로그램-치유농식품 체험’까지 아우르고 정신적 편안함과 심리적 행복감을 전달하는 감성이란 의학적 접근도 함께 고민해 접목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네 번째로는 전시연출 조경은 매년 반복되고 중첩되는 문화행사를 어떻게 매년 다르게 표현해서 방문객으로부터 새롭다는 감탄사를 자아낼 것인가란 마인드맵이 필요하다. 
전시연출에 있어 자연을 기본으로 담고 의미와 이야기가 있는 새로움을 끼워 넣어 다름을 표현하는 조경철학으로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이라 표현하고 싶다. 말대로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기본마음과 정신으로 조경에 임하는 것이 조경인의 자세라 본다.
마지막으로 조경이 시대의 흐름과 예술문화의 변화에 발맞춰 일상의 소중함을 만들어 가야 한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새로운 문화인 시대에 건축과 조명적 인테리어에 꽃과 식물로 꾸미는 실내조경적 인테리어가 자연스럽게 접목되어 공간의 미학성과 쾌적성이 개선되는 반가운 흐름이 일고 있다. 
또한 야외공간 중심의 조경에서 이제는 디지털 환경에 맞는 온라인 가상공간의 조경이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조경은 식물을 선택, 조합하는 영역을 넘어 어느 공간에서든 원래의 자연답게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일로 공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소재의 특성 사이의 조화력을 키워나간다면 미래 조경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고 예측된다. 
원격대면과 화상대면의 일상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미래를 대비하는 폭넓은 지식과 안목,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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