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원전의 역할
기후변화와 원전의 역할
  • 이찬복 한국원자력학회 고급정책연구소장
  • 승인 2021.11.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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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전수칙만 준수하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활용 가능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력 아낌없이 활용해야
이찬복 한국원자력학회 고급정책연구소장.
이찬복 한국원자력학회 고급정책연구소장.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인 COP26이 11월 초 영국에서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 인도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겠지만 선진국들과 동일한 시간표에 맞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에 비해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개발도상국은 산업 추진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이유였다.
우리나라도 이제 명실상부 선진국 반열에 접어든 만큼,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개발도상국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 관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건설사들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회사가 수주한 아랍 에미리트의 원전 4기는 현재 우리의 기술력을 통해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다.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아랍 에미리트의 원전을 수주한 것은 그 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 쌓은 명성과 신뢰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일본 역시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 환경(Environment), 경제 효율성(Economic Efficiency) 그리고 안전성(Safety)에 입각해 국가에너지계획을 수립, 국토 각지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국내 전기의 20% 이상을 공급해 왔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경험한 러시아 또한 적극적으로 원전을 건설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여러 나라에 가장 활발하게 원전을 수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수소에너지 및 이산화탄소의 포집 등도 해결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수소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면 여전히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며,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매우 높고, 1인당 전기 사용량도 높은 만큼 더욱 더 원자력발전소가 전력 공급에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고리, 월성, 울진 및 영광의 4개 원전 부지가 있는데 추가로 몇 개의 부지를 확보하면 현재보다 2~3배 이상의 원전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전에서 배출하는 사용후핵연료 또한 그 부피가 크지 않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방사능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므로 안전수칙만 준수한다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면서 지하 처분과 재활용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으며, 추후 연구 결과에 따라 새로운 처리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원전을 가동하는 각 국가들 역시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에 대해 충분한 토의를 거치며 보다 안전한 처분 방법을 찾고자 연구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원전은 1978년 고리 1호기가 운전을 시작한 이래 지난 43년간 단 한 번의 방사능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 역시 한 명도 없었다.
유럽연합(EU)도 2021년 보고서에서 “원전이 인간과 환경에 주는 위험은 재생에너지와 유사한 수준으로, 다른 발전원보다 특별히 크지 않다”고 결론지은 바 있으며, 우라늄의 핵분열로 인해 생성되는 방사성원소 또한 다중의 방호벽들을 통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IAEA도 2021년 발간한 보고서에 “원전은 에너지 공급, 경제 성장,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역할을 통해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라고 기록한 바 있다.
필자는 고속도로 주위 산속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사이로 풀과 나무가 솟아 나오는 것을 보며 식물의 강한 생명력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원자력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전기의 70% 이상을 원전으로 공급하고 있는 프랑스처럼 우리나라 또한 원자력으로 50% 이상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원전 건설 및 운영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재생에너지와 비교하여 50% 이하의 단가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태양광패널 설치로 인해 생태계가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현명하게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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