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이제는 경관자원이다
[조경칼럼] 이제는 경관자원이다
  •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 승인 2021.10.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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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한국경관학회장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한국경관학회장

원래 조경이 경관을 만드는 것인데 정작 조경인들은 경관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불평을 가끔 듣는다. ‘조경(造景)’이 ‘경관 (景)을 만드는(造) 일’이니 맞는 말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경관분야 일을 조경인들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또 맞지 않는 셈이다. 

최근 경관분야에서 ‘경관자원’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여러 연구자들의 경관자원에 대한 정의를 요약해 보면 ‘지역의 경관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서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인문적・문화적 요소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전 및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경관자원조사는 지자체 경관계획 수립 시 현황조사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관자원조사가 경관계획의 한 단계로 진행되다 보니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해 정밀도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도시, 관광, 문화, 역사, 환경 등 관련 분야에서도 활용될 만큼 충분한 경관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해 다른 분야에서도 이중으로 경관자원조사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관자원 조사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경관계획에서 경관자원조사를 분리하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어서, 현재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경관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법이 개정된 후에는 지자체별로 경관자원조사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관자원조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우선 조사대상 경관자원 정리부터 현장조사, 주민의견 수렴, 경관자원 등급화, 자료정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세부적 내용은 경관분야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조경계획에서의 현황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다양한 요소들을 다루어온 조경인들에겐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서 다른 분야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이다. 

다만 경관자원조사는 경관계획 체계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경관계획 체계에 대한 종합적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경관자원의 유형화 및 현장조사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과정에 대해 미리 잘 준비해 둔다면 앞으로 조경인에게 가능성 많은 분야가 될 것이다.

막 15세 정도가 된 경관분야는 중년에 접어든 조경에 비하면 이제 청소년쯤 되는 셈이며,  태생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원들이 참여하는 복합적인 구조이기도 하다. 도시계획과 도시설계・건축・공공디자인 분야에서도 참여가 필요하지만, 조경분야에서의 참여 가능성과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관심이 늘어난 경관자원조사는 조경인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는 경관자원이다.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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