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불량자재 납품 의혹, 여전한 ‘안전 불감증’ 우려
신고리 5·6호기 불량자재 납품 의혹, 여전한 ‘안전 불감증’ 우려
  • 김덕수
  • 승인 2021.10.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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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납품되는 바닥판 1700톤, 미끄럼·하중 성능미달 의혹” 
- 시험 통과하기 위해 제작된 제품으로 성적서 발급 후, 성능미달 제품 납품한 정황
- 한수원, 시험성적서 위조 적발하고도 “성적서만 다시 받아오라” 솜방망이 대응
- 시험성적서만 보고 실제 제품확인 소홀...신한울 1·2호기 바닥판 전량 교체와 유사한 양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 병)은 10/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재 공사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납품되고 있는 철재 바닥판(스틸그레이팅)이 한수원 성능규격에 미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한수원의 적극적인 검증과 해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문제가 되는 부품은 일명 ‘논슬립 그레이팅’이라고 부르는 철재 바닥판으로, 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대규모 플랜트, 도보로, 배수로 덮개 등으로 널리 쓰이는 제품이다. 한수원의 품질등급상 안전에 직결되는 Q/A등급이 아닌 비안전등급(S등급) 물품이지만,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의 업무환경에 요구되는 미끄럼방지, 내하중 성능을 기술규격에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한수원의 기술규격상 미끄럼성능은 독일 기준인 DIN 51130의 R11 등급을 요구하는데, 19°~27° 기울기로 기름을 도포한 표면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정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재 납품되는 제품은 돌기가 외부로 돌출되지 않은 구조(돌기비돌출형)로, 구조상 R11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돌기비돌출형은 돌기돌출형에 비해 미끄럼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전면 가용접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인건비 및 생산시간을 약 30%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성능미달의 제품이 납품될 수 있었던 것은 시험성적서를 받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납품업체의 전 직원의 진술에 의하면 시험 통과를 위해 시료를 별도 제작하여 시험을 수행하고 실제 납품은 다른 제품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시험을 담당한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담당자는 “시료와 실제 제품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것은 시험기관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시험을 수행했던 시료는 돌기가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또한 “돌기가 튀어나오지 않으면 미끄러진다”고 말했다. 이는 돌기가 튀어나오지 않은 제품으로 시험을 통과하였다는 납품업체와 한수원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지정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성능을 확인하였으므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의원은 “한수원은 이미 현재 납품하고 있는 업체가 지난해 11월 미끄럼 성적서를 위조하여 제출하였던 것을 적발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한수원은 납품업체에 시험성적서를 다시 제출할 것만을 요구한 뒤 그 결과를 신뢰하고 별도로 자체 성능검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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