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을 유발하는 아파트 보수공사·용역 입찰제도 개선
담합을 유발하는 아파트 보수공사·용역 입찰제도 개선
  • 황순호
  • 승인 2021.09.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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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기준 등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사업자의 참여 기회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와 국토교통부(장관 노형욱)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유지·보수공사 및 용역 입찰에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가로막아 소수의 기존 사업자에게 담합 유인을 제공하였던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이하 ‘선정지침’)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국토교통부는 신규 사업자의 입찰 참여 확대를 위해 의견수렴을 거쳐 실적기준 완화 등 선정지침의 연내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과거 공사·용역 실적 인정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적격심사시 업무실적평가 만점 상한을 10건에서 5건으로 완화한다.
이번 제도개선은 아파트 유지·보수공사 시장에서 그간 만성적 입찰담합을 유발하던 제도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으며, 이를 통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보수공사·용역 시장에 좀 더 많은 중소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고, 공사비·아파트관리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추진배경

공정위는 지난 수년간 아파트 보수공사·용역 관련 입찰담합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행 입찰제도 하에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적 원인이 있음을 확인하고 국토교통부와 개선방안을 논의해 왔다. 특히, 입찰 과정에서 과도하게 높은 실적기준을 요구하여 이를 충족하는 소수의 사업자들만 입찰에 참여하고, 상호간 들러리 품앗이 행위가 가능한 점이 담합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 경쟁제한 요인

아파트 등의 보수공사·용역 입찰에서 ‘실적’은 입찰 참여 및 낙찰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입찰참가자격으로 높은 실적기준을 요구하면 그 실적에 미달된 사업자는 애초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입찰에 참가하더라도 평가 항목으로 높은 실적기준을 요구하면 기술자·장비 등 관리능력이 충분하여도 평가점수 미달로 낙찰 받기 어렵게 된다.
그간 선정지침상 입찰참가자격과 적격심사기준에 있는 실적요건이 지나치게 높아 신규 사업자에게 상당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왔으며, 기술면허, 자본금 등은 단기간에 충족할 수 있으나 실적은 단기간 내 충족이 어려운 요건이다.
실제로 일부 기존 사업자들은 높은 실적기준 설정을 유도함으로써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차단한 후 자신들이 수월하게 낙찰받은 사례도 있었다.

■ 제도개선 내용

공정위와 국토교통부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확대하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실적기준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제한경쟁입찰에서 입찰참가자격으로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 실적 인정기간을 최근 3년에서 최근 5년으로 확대하며, 이에 따라 가까운 과거에 공사·용역 실적이 없더라도 참여가 가능해진다.
또한 적격심사시 업무실적 평가 점수가 만점이 될 수 있는 실적 상한을 10건에서 5건으로 축소한다. 아파트 보수공사·용역은 업무 난이도가 높지 않고 유사한 성격의 작업이므로 많은 공사·용역 경험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업무 수행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지난해 공동주택 보수공사·용역 입찰에서 실적기준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 공사·용역 등의 규모는 총 3조 3,219억 원으로 나타났다.

■ 의미 및 기대효과

이번 제도개선은 사건처리 과정에서 발굴된 반복적 법위반 요인 차단을 위해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참여 사업자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소규모 지역시장에서의 담합 가능성을 축소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공정위와 국토부는 앞으로도 일회성 제재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 법위반을 초래하는 제도적 요인을 지속 발굴·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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