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조경이라 쓰고 정원을 말하다
[조경칼럼] 조경이라 쓰고 정원을 말하다
  • 진혜영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장
  • 승인 2021.09.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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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영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장.
진혜영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장.

그렇게 치열했던 2015년을 보내고 지금까지 정원이 그들의 배경으로만 연계되었을지 모르는 다양한 예술, 문화, 기술 영역과 콜라보 가능성을 보면서 ‘꼭 명확한 「정원」이라는 정의 아래 한정된 학문 또는 업무로 규정짓는 것이 뉴노멀을 논하는 지금 시대에 적합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하는 시대 환경 속에서는 ‘함께’가 더 가치 있고 높은 지속 가능한 시너지를 생산할 수 있지 않은가?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2021~2025)이 수립되면서 정원정책과 규모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측면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정원은 새로운 리더쉽을 통해 전문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공익성과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연구 및 사업 발굴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조경이 지닌 잠재력은 크다. 다만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분야를 어떤 아이템으로 선제적 발전을 주도하느냐의 문제다. 그것들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우선, 사회적 문제 해결 수단으로써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가드닝의 유익함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2017) 에 의하면, 가드닝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우울증과 불안증상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완화 및 기분장애 해소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사회적 심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에 담당부처를 개설하고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ption)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조경’도 조경건축(Landscape architecture) 뿐만 아니라 치유적 조경(Therapeutic landscapes)의 영역을 포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 역시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기존 하수 및 분뇨처리장을 자연학습장으로 만든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2006),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의 화장장(2021) 등 공원의 형태로 기피시설을 접근한 좋은 사례도 있지만, 봉안당 시설인 이천 에덴낙원 메모리얼 리조트(2016)의 정원과 호스피스병동인 포천 모현의료센터 기적정원처럼 좀 더 섬세한 정원 공간으로 접근하면 좋지 않을까? 

특히 채석장・축사・태양광발전소 이전지역과 같은 공간은 복원비용을 고려한다면 지형을 이용한 특색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위 말하는 뉴노멀의 시대를 이끌어나갈 하이브리드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그들에게는 다양한 분야를 받아들이고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정원정책과 사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경 분야는 소위 T자형 인재들의 역량을 키워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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