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칼럼]"빗물에 빨대를 꽂아라 하늘물 먹고 마시고 샤워까지” 
[조경 칼럼]"빗물에 빨대를 꽂아라 하늘물 먹고 마시고 샤워까지” 
  •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 승인 2021.07.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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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br>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하늘물은 “밤하늘에 떠 있는 은하수를 북두칠성 국자에 떠서 지상으로 보내는 물이다”

도시는 사막이다

높은 곳에 올라 서울을 보면 시멘트로 덮힌 건물과 도로로 생명이 살 수 없는 사막을 보는 것 같다. 건물의 마지막 공간인 콘크리트 옥상이 덩그러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게 안타까워 이곳을 푸르게 만들기 위해 비용도 적게 들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옥상에서 도시농업을 시작했다. 더 나아가 옥상 정원과 물 순환을 위한 하늘 물 관리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빗물, 오래된 새로움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은 1,300mm정도로 초등학생 키만큼 내리는데 계절적 편차가 커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모든 물 관리는 홍수나 재난을 고려해 빗물을 빨리 바다로 배출시키는 신속 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내린 비의 52% 이상이 바로 하천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간다. 도시에서 아스콘이나 콘크리트 포장으로 불투수율 증가하며 이는 증발산량 감소, 지하수위 저하, 그리고 특히 건기에는 하천유량 감소로 이어진다. 하천에 물이 흐르지 않아 도시가 건조되면서 열환경이 더욱 열악해져 도시 기온이 높아진다.

최근 유휴공간에 텃밭이나 정원을 꾸미고자 하는 도시농부들이 늘고 있어 빗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실천하는 캠페인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텃밭이나 정원 만들 때 논이나 습지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빗물을 모으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니, 빗물의 소중함도 느끼고 잘 받아쓰려는 인식도 높아짐을 확인했다.

또 도시화나 개발로 숲과 자연이 훼손되면서 물순환과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이 저하돼 기후변화 등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발생한다. 도시숲을 늘리고 빗물이 땅으로 잘 스며들게 해, 지하수위를 회복시켜야 하며 보이는 물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도 높여야 한다.

빗물은 ‘관리’로 하늘물은 ‘문화’로

제주 탐나라공화국은 비가 많이 내리는 제주도에서 물이 없는 황무지를 개간해 80개가 넘는 빗물 그릇(연못)을 만들고 물에 대한 다양한 글과 조형물을 만들어 천상수인 하늘물(빗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하늘물은 깨끗하고 좋은 물이라는 이미지를 갖도록 홍보하고 있으며 이를 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하늘물 성지라 할 수 있다.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천수텃밭농원은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가 활동가들과 함께 하늘물 문화운동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곳이다. 불암산 자락에 있는 숲과 과수원 텃밭에서 빗물 저장, 이용 관련 현장실험과 교육으로 지구사랑을 실천하는 터전이다.

하늘물의 저장 이용과 도시숲 확대를 통한 지하수 흐름 회복은 도시를 원래의 자연으로 되돌리는 노력이다. 더 나아가서 지구적 재난인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일이다. 이런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활동가를 양성하는 일은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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