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재생 성공기] 창신・숭인,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도시재생의 가치’
[서울 도시재생 성공기] 창신・숭인,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도시재생의 가치’
  • 임성지 기자
  • 승인 2020.11.30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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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로 희망 나눈 도시재생 협동조합, 배움의 꿈 이뤄준 회오리마당

한국건설신문 임성지 기자 = 창신・숭인은 동대문 북쪽 서울 성곽 지역으로 조선시대에는 문인들의 집이나 별장지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에 의해 낙산이 채석장으로 사용됐고, 채석된 돌은 경성역(구 서울역), 조선총독부 청사, 한국은행(현 화폐박물관) 등을 짓는 데 사용되었다. 

1961년 평화시장이 생긴 이후 창신・숭인지역은 의류 산업의 수많은 장인이 활동하며 성장했다. 

특히 의류산업이 활발하던 1960년대 수많은 젊은이가 꿈을 찾아 창신・숭인 지역으로 모여들었다. 

이후 의류산업이 침체되어 지역도 점차 낙후되던 중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창신・숭인이 개발돼 현재는 도시재생기업, 도시재생 해설 프로그램, 도시재생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등 활기가 넘치고 있다. 

◼ 마을 발전을 위한 노력,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의 도시 재생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이 무엇보다 주목받는 점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는 점이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창신・숭인 도시재생 선도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도시재생 협동조합을 결성, 주민공동이용시설운영, 도시재생 해설 프로그램, 도시재생 교육 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Changsin-sungin Regeneration Coop, CRC)은 창신・숭인 도시재생 선도 지역에서 국내 최초로 설립한 주민중심의 지역재생회사(CRC)이다. 

도시재생사업 이후 지역의 자산을 활용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재생을 추진하는 주민 중심 마을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은 수수헌, 회오리마당, 백남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수수헌은 ‘빼어난 손들의 집’이라는 의미로 창신・숭인 주민으로 구성된 수수헌 마을 운영단이 직접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을 아이디어 기획부터 진행, 관리까지 주민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오리마당은 창신・숭인 마을라디오 ‘라디오덤’이 입주해 지역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으며, 1층과 3층은 다양한 마을 모임 및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 지역 문화 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에 위치한 백남준 카페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으로 운영되는 주민 사랑방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협동조합은 보다 나은 마을을 위해 인프라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20년 안전안심 골목길 조성사업에 참여했으며, 지역 명소인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를 마을카페와 전망대 갤러리로 운영해 수익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다. 

신현길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 이사장은 “창신・숭인은 주민들이 함께 마을을 지키고 재생을 실현해온 마을로 서로 상생하는 공동체”라며 “주민들이 만든 도시재생기업인 우리 조합은 마을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도시재생 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은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 주민 간 상생의 미화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모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협동조합은 ‘창신・숭인 희망나눔 마스크’ 150매와 손세정제 750개를 창신・숭인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나눴다. 

특히 마스크는 협동조합 임원 중 봉제 장인인 김종임 이사가 감염예방이 필요한 돌봄 이웃이나 마스크 구매가 어려운 어르신 등 지역 주민을 위해 제작해 따뜻함을 전했다. 

창신・숭인 마을 주민은 3월 당시를 회상하며 “현재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창신・숭인 주민의 하나 된 마음으로 이겨낸 것처럼 국민 모두 어려움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 주민과 마을의 꿈을 이루는 곳, 창신・숭인

창신・숭인 지역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가 창신동 가파른 언덕길에 위치한 ‘회오리마당’이다. 

2018년 9월 개소한 회오리마당은 주민을 위한 교육・행사에 사용되고 있으며, 회오리 마당 지상 2층에는 창신동 마을미디어인 ‘라디오덤’이 있다. 

라디오덤은 2013년 개국 이래 창신동 주민이 직접 대본 작성부터 방송 송출을 진행하며 창신동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창신동 주민의 뜻이 모여 개국한 라디오덤은 미디어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 있다. 

라디오덤은 올해 2월 창신동에서 중등교육과정 졸업을 원하는 주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중졸검정고시 공부모임을 조직했다. 

라디오덤에서 활동했던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검정고시 교육을 맡았고 경복통신고등학교 출신 봉제인 모임인 ‘경복사랑’에서 멘토 역할을 맡았다.

또한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은 50만원의 기금을 후원해 수업에 필요한 교과서, 필기구 등을 마련했고, 전국 1호 CRC인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에서 회오리마당을 교육공간으로 제공해줬다. 

공부모임은 코로나19라는 어려움에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가며 3월 15일 첫 수업이 진행됐다. 

강사도 학생도 배움은 처음이었지만, 배움에 때는 없다는 말처럼 회오리마당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공부모임에 참여하는 한 주민은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에 위기감이 조성됐지만,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며 공부했다”며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부를 향한 열정으로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라디오덤의 관계자, 강사, 주민들은 전화, 문자, 영상수업 등을 고안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며 열의를 보였고, 모의고사도 시간 차이를 두고 보며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가장 어려워하던 과목인 영어와 수학은 특강을 진행하며 검정고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9월 11일, 2020년 제2회 검정고시 결과 총 13명의 학생 중 11명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코로나19로 집합수업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초졸 검정고시 3명, 중졸 검정고시 8명이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라디오덤 관계자뿐만 아니라 창신동 주민이 함께 합격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역할이 무엇인지, 도시재생과 주거재생이 왜 필요한지 알려준 사례이다. 

라디오덤은 1기의 성공적인 여정을 뒤로 하고 지난 11월 29일 2기 중졸검정고시 준비반이 개강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중졸검정고시 반의 합격소식과 함께 보다 발전할 창신・숭인의 도시재생 이야기가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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