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시멘트 업계 ‘이대로 못버티겠다’ 호소 
[데스크칼럼] 시멘트 업계 ‘이대로 못버티겠다’ 호소 
  • 김덕수 기자
  • 승인 2020.11.02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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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한국건설신문 부국장.
김덕수 한국건설신문 부국장.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공정경쟁’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 곳곳에서 불공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특히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심하다. 
‘영끌’이라고 할 정도로 부동산 특히 집값 폭등에 따른 내집마련이 더 힘겨워졌음은 물론 전세대란・월세대란마저 심각한 상황이다. 젊은 사람들은 취업 전쟁속에서 겨우 직장을 마련해도 월세에 치이고, 신혼부부의 경우 10년이 걸려도 내집마련은 커녕 전세를 마련하는 데 허덕이고 있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집값 폭등을 불러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산업에서도 불공정한 경우도 많다. 특히 건설산업의 한 분야인 시멘트 산업의 불만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시멘트는 건설산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산업이다. 주택・토목 등 건설의 핵심 기초자재는 시멘트다. 현재의 시멘트 단가는 20년전 단가다. 시멘트 한 포대(40㎏)를 팔아도 담배 한 값(4,500원)도 못 사고 자장면 한 그릇(5~8천원)도 사먹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비현실적이다. 
그에 반해 레미콘 단가는 20년 전부터 매년 1~4%씩 인상돼 왔다. 레미콘은 물과 혼화제, 플라이애쉬, 자갈, 모래를 혼합해 건설사에 납품하는 반제품이다. 그래서 품질이 굉장히 중요하다. 
골재 파동이 20년 동안 크고 작게 10여차례 발생돼 왔다. 레미콘 업계는 골재 부족으로 인해 원가에 적지 않은 영향으로 경영위기를 호소하며 건설사를 대화 및 압박으로 힘겹게나마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성공했다. 
그러나 시멘트 단가 인상에 다양한 작전과 전략을 통해 시멘트 단가 인상은 저지해왔다. 
20년 전 중국산 시멘트는 국내 시멘트가 톤당 6만9,000원일 때 중국산 시멘트는 톤당 4만~4만5,000원이어서 중국산 시멘트가 한국에 수입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국산 시멘트가 지속적으로 가격인상이 되면서 현재는 국내보다 비싼 톤당 7만5,000~8만5,000원 정도 형성돼 있다고 한다. 
한국산 시멘트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하다고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한라시멘트에 이어 현대시멘트가 시멘트 단가를 톤당 9~10% 인상을 추진하고 관련업계에 통보했다. 
시멘트 업계 나머지 회사들도 시장의 눈치 및 분석하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레미콘 단가 인상을 추진하면서 힘겹게 건설사와 가격협상을 마무리했는데 이 시점에 시멘트 업계가 가격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다. 레미콘 단가 인상전에 가격인상을 통보해왔다면 건설사와 가격협상을 할 때 반영했을 것이다.” 
시장의 일각에서는 시멘트 단가 인상을 올해보다는 내년 초에 인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액션을 취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멘트 업계는 인상 요인으로 최저임금 증가 및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건비 상승, 안전운임제 시행에 따른 평균 벌크트럭 운임 인상, 탄소배출권 할당제, 질소산화물 대기배출부과금 적용 등 현 정부 들어 각종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요인이 수익성 및 재무구조가 악화돼 경영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세상 모든 물가는 매년 인상돼 왔는데 시멘트 단가만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시멘트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초창기 핸드폰 가격이 10만원대였다가 현재는 100만원, 200만원스마트폰을 출시하고 경이로울 정도로 사상 최대 흑자를 내놓고 있는데 국민 모두가 즐거워 하고 있다. 시멘트는 가격이 오르면 안되는 것인가. 이게 과연 공정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시멘트 산업이 얼마나 어려웠으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양시멘트와 현대시멘트가 부도났다. 시멘트산업의 구조조정으로 7개사 (쌍용트, 한일, 현대, 아세아, 동양, 한라, 성신)에서 5개사(쌍용, 한일, 아세아, 삼표, 성신)로 재편됐다. 
그동안 시멘트업계는 과거 치킨게임으로 동반몰락의 경험 속에 20여년간 피눈물을 보여왔다. 
그러나 레미콘 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호황으로 10여년 동안 최대의 수익을 보며 재미를 보았었다. 
시멘트 업계는 현재의 경영위기 탈출을 위해서 시멘트 가격인상과 관련 ‘가격 정상화’로 가는 길이며 공정한 경쟁으로 가는 길이라고 밝히고 있다. 
과연 레미콘 업계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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