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 공사업체 로비 받고 공사비 140억 증액 의혹
국가철도공단, 공사업체 로비 받고 공사비 140억 증액 의혹
  • 김덕수
  • 승인 2020.10.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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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의원, “하도급업체 팔 비틀어 배 불린 ‘성공한 로비’가 아닌지 매우 의심”
영일만건설 비자금 장부에 따르면 ‘금호산업’ 뇌물 78차례 상납 의혹
하청업체 비자금 32억원, 원청업체 통해 공단 간부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 확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진성준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을)이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하도급 분쟁 및 공단 로비의혹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철도공단이 ‘보성~임성리 철도건설 제5공구’ 공사의 총 공사비를 여섯 차례에 걸친 설계변경을 통해 140억원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사는 2015년 11월 최초 계약 당시 1천186억원 규모였으나, 4년 만에 140억원이 늘어 2019년 12월 기준 1천327억원이 되었다.
2016년 5월 원도급업체인 금호산업으로부터 ‘제5공구 터널 및 구조물 공사 2공구(1차수)’ 공사를 하도급받은 영일만건설의 대표는 “공사 과정에서 금호산업으로부터 영업비용, 명절떡값, 휴가비,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수시로 뇌물을 요구받았으며,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은 철도공단 호남본부장, 처장(단장), 부장 등을 대상으로 한 설계변경 로비자금과 현장감독원에 대한 공사편의 청탁 등에 쓰였다”고 실토했다.
진성준 의원이 입수한 영일만건설의 비자금 장부에 따르면, 금호산업 관계자들은 약 32억원의 뇌물을 78차례에 걸쳐 상납받았다.
금호산업 측 현장대리인 A씨에게 62차례 19억원, 공무팀장 B에게 9차례 5억6천만원, 공무팀장 C에게 2차례 1억4천만원, D 상무에게 3억원 등이 전달됐고, 회사명의(영일만건설) 법인카드도 2억 6천만원 사용했다고 기재되어 있다.
자금은 타인명의 차명계좌통장과 현금 등으로 전달되었으며, 전달 장소는 ‘광주광역시 소재 헤르메스 바’, ‘금호현장사무실 흡연실’, ‘해남군소재 별천지가든 주차장’ 등으로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돈들이 공단 간부들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금호산업 측 현장대리인 A씨 등이 사용한 영일만건설 명의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총 2억6천만원 중 유흥주점에서 5천505만원, 골프경기장에서 2천1백만원 등을 접대용으로 사용했다.
유흥주점 1회 결제액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490만원까지 계산되었고, 골프경기장에서는 최소 1.2만원에서 최대 88만원까지 결제되었다.
그 외에도 영일만건설은 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국가철도공단과 금호산업의 불법·부당한 하도급 갑질 사례를 상세히 제보했다.
한편, 국가철도공단은 금호산업의 부당 하도급 갑질 의혹과 공단 목포 연수원의 도급 적정성 및 현장 발파암 불법 유용 등의 의혹에 대해 14일부터 자체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진성준 의원은 “제기된 불법로비와 갑질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이는 국가계약법과 하도급법, 건설산업기본법, 부패방지법, 공무원행동강령 등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행위이다”고 지적하고, “금호산업이 하도급 업체의 팔을 비틀어 자신들의 배를 불린 ‘성공한 로비’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밝히며,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불법로비와 갑질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고, 이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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