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2022년 광주서 세계조경가 총회가 열린다
[조경칼럼] 2022년 광주서 세계조경가 총회가 열린다
  •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승인 2020.07.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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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

32년 전이면 1988년일 텐데 우선 올림픽이 가장 먼저 눈에 뜨이고 선진국의 상징인 OECD 가입에 대한 희망이 부풀던 시기였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32세의 한국건설신문이 한 단계 올라선 국가위상의 증인이나 다름없다. 마음이 확고해 불의 앞에서도 움직이지 않는 나이에 도달한 지도 2년이 지났으니 이젠 어떤 어려움도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 격려를 해드리고 싶다.

국내・외에는 많은 조경단체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세계를 하나로 묶는 조직이 세계조경가협회(IFL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s)로 전 세계 77개 나라의 조경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조직이다. 1948년 영국에서 조직된 이후 현재는 유럽, 아시아태평양,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5개 지회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의 미션은 전 세계 인류의 번영을 위해서 전 지구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생명 환경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UN, UNESC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고, 지식과 기술, 직업 윤리와 교육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1년 협회에 가입해 세계 무대에서 주도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2년 IFLA 세계총회를 서울, 경주, 무주에서 개최했고, 1999년에는 양양에서, 2009년에는 인천에서 IFLA 아시아태평양 지역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국의 조경가들이 많은 수상도 했고, 세계학생조경작품 공모전을 후원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2022년 가을 광주에서 IFLA 세계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 세계 조경가 2,000여명이 참여하는 축제를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2022년은 한국조경학회가 태어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 조경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가 무엇이고, 앞으로 50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숙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2022년은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 탄생 200년이기에 보다 뜻깊다 하겠다. 2022년 광주 개최 결정은 코로나 19 때문에 지연될 위기를 겪었다. 올해 8월에 세계조경가 총회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내년 8월로 연기됐다. 원래 2022년 개최예정지인 스톡홀름에서 한국이 의미 있는 해라고 양보해서 2023년으로 연기해 주었다. 

 

세계총회의 잠정 주제는 ‘공공을 새롭게 정의하다(Re: Public)’이다. 2세기 전에 산업도시가 등장하면서 생겨난 도시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원 조성 등 공공적 조경을 주도하면서 근대 조경이 태동했다. 조경은 늘 공공적 관점에서 사회적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이번 총회에서도 오늘날 조경이 공공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할지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 실천적 사례를 공유할 것이다. 21세기는 19세기 도시와 다르게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 미세먼지, 재해 예방 등 여러 시대 문제를 조경 분야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가 새로운 과제이다. 조경이 이러한 이슈에 실천적인 처방을 제시할 때 강한 공공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삶과 공간적 관계의 재편을 고민해야 한다. 고조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집 가까이서 접근할 수 있는 공원과 녹지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가져온 조경 분야의 변화와 과제도 세계총회에서 심도 있는 다룰 이슈이다. 

IFLA 세계총회가 열리는 광주를 중심으로 전라남도 일대는 다양한 조경 자원이 밀집한 장소이다. 오래된 전통문화와 공간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아울러 고유한 전통을 바탕으로 전국에 있는 현대적 조경 공간도 소개하는 출간물과 전시회도 개최하고자 한다. 지자체와 협력해 세계총회에 맞춰 도시 경관을 변화시키는 축제도 구상 중이다. 세계조경가 총회 개최를 통해 도시가 변화하는 것을 시민들이 함께 누리기를 바란다. 

나아가 정치적 여건이 개선돼 북한 조경가들도 함께 초청할 수 있어, 세계조경가 총회가 남북이 교류하는 평화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세계조경가 총회가 계기가 되어 한국 조경이 전 세계에 메시지를 발신하는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다. 

회색 인프라를 녹색 인프라로 전환하는 시대에 조경 분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건설인 여러분들의 관심과 이해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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