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디지털 전환시대, 건설 일자리 발굴과 역량 확보 전략
[특별기고] 디지털 전환시대, 건설 일자리 발굴과 역량 확보 전략
  •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20.07.20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 초고령 사회 진입, 청년층 진입 감소 등 ‘디지털 기술 도입 시급’
미래형 건설인력 육성・전문성 강화해야

◼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10년간 ICT(정보통신기술)는 급성장해 디지털 기술의 출현을 가속하고 있다. 미래 10년에는 건설산업의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이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실행이 필요한 일상적인 환경이다. 
이제 디지털화(digitization)는 개념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산업을 변화시키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디지털 전환 속도는 산업마다 너무 다양하고 핵심 개념은 디지털 기술에 의한 생산체계의 전환까지 포함한다. 건설산업의 생산체계는 제도 및 기준, 프로세스, 기술, 인력 등 방대한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디지털 전환은 산업마다 속도와 규모가 상이해 환경과 특성에 맞는 체계의 표준화가 중요하다. 
이는 디지털 기술 활용의 다양성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산업의 니즈(needs)를 해결하는 도구로 성장하면서 진보하고 있는 기술이다. 니즈는 사회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미래 모습에 대한 예측이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미래 사회가 지리적, 시간적, 공간적 초연결사회로 전환되는 건 많은 전문가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미래의 초연결사회를 구현하는 선두 국가는 현재 일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6년부터 건설 i-construction 전략을 Society 5.0 구현을 위한 도구로 정의하고 사회, 경제, 도시 등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건설의 디지털 전환 전략으로 미래의 초연결사회를 구현하면서, 건설 생산성 혁신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초연결사회는 건설산업에서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 도시(smart cities)와 도시의 스마트(smartization of cities) 모델이다. 
최근 글로벌 전문기관(PwC, Deloitte, McKinsey & Company 등)의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GDP의 80%가 도시에서 생산되고, 매주 약 140만명이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30%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의 기능이 퇴보되면서 도시의 스마트화(smartization), 리모델링(remodeling), 모듈러화(modularization) 등 신(新)상품이 출현하고 있다. 도시로 인구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ICT가 급성장하면서 도시의 스마트화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각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기술 변화는 가속되고, 다양성도 확대되고 있다. 건설산업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y)로 건설 로봇, 3D 프린팅, 첨단 재료,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Big Data, BIM, 드론 등이 있다. 
디지털 기술과 신(新)상품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형 건설인력 육성과 이에 필요한 전문성(expertise)의 개념도 재정립되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역량의 숙련도로 정의했지만, 미래 건설 일자리에서 필요한 전문성은 직무통합형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모습은 현재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어떤 일자리가 필요할 것인가는 타 산업의 현재 사례로부터 전망할 수 있다. 

◼ 디지털 기술 급성장에 따른 건설산업의 현안

디지털 기술의 성과는 아직 시작 단계이다. 하지만, 기술의 성장 속도가 과거보다 10배 이상 빨라지면서 건설산업의 생태계 변화도 가속될 것이다. 
이는 건설산업도 VUCA 시대에 대응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VUCA 시대는 과거부터 산업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최근 디지털 전환시대의 건설산업 환경을 잘 반영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고질적인 이슈인 생산성 저하, 숙련인력 부족, 수익성 하락, 사업 실패 증가 등의 주요 현안들은 여전히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시대에 건설 생산성의 증가 폭은 타 산업에 비해 작은 게 현실이다. 이는 인력의 전문성 부족, 교육 및 훈련의 현업 반영률 부족, 단일 역량 중심의 인력 육성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요 선진국은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서비스업, 제조업 등과 같은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디지털 기술 기반의 생태계 전환을 앞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2017년도에 건설산업 전환로드맵(construction industry transformation map)을 수립해 건설 프로세스 및 기술의 융·복합으로 생산체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한 성과로 매년 건설 생산성이 평균 2% 정도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일본도 2016년도 i-construction 전략 수립 이후 디지털 전환을 실행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생산가능 인구의 급감 등이 주요 동인으로 2016년 이후 건설 생산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산업 생태계 전환의 핵심 디지털 기술이 모듈화, OSC, BIM 등이라면, 일본의 경우는 ICT, 건설 로봇, BIM/CIM 등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건설산업은 타 산업과 비교해 수익성이 낮은 산업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대표적인 17개 산업 중 하위 25% 그룹에 건설산업이 포함된다. 
또한, 사업별 목표 달성 실패율이 높고, 수익성의 변동이 큰 경향이 있다. 이에 건설산업은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의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모든 산업의 생태계 변화는 향후 10년간 가속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건설산업도 체계 전반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현대건설이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국내 건설현장에 시범 적용하고 있는 모습.
현대건설이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국내 건설현장에 시범 적용하고 있는 모습.

◼ 미래 건설 일자리의 생성과 특징

2016년 다보스포럼 보고서(The Future of Jobs 2016)에서 디지털 기술(로봇, 인공지능 등)로 인해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18년 보고서(The Future of Jobs 2018)에는 미래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더라도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재전망했다. 
두 차례 전망을 통해 디지털 전환시대에 일자리의 생성과 소멸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 
즉, 디지털 전환시대에 예상되는 일자리의 식별하거나 구체적으로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 
관점을 다르게 설정하면, 미래의 일자리는 산업마다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전환시대에 산업마다 기술에 의한 일자리 대처에 한계가 있으므로 인간이 요구되는 일자리는 여전히 상당수 존재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시대에 건설산업의 예상되는 모습과 일자리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공통으로 수렴되는 의견이 있다. 
그건 기존 건설산업의 독립적 생태계는 다시는 존재하기 어렵고, 탈 현장 중심의 건설 자동화 및 지능화 방식의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생산방식 전환의 속도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과거의 변화 속도보다 빠를 것은 분명하다. 
변화 속도가 증가하는 것은 결국 사회 변화와 초연결 도시에 대한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시대 생태계 변화에 따른 일자리와 새로운 직무에 대한 역량 확보는 산업체의 생존 여부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고 시급하다.
디지털 기술은 이미 타 산업에서 활성화되고, 건설산업에 진입해 새로운 생태계 창출을 촉진하고 있다. 
기술을 융합하기 위한 전략 및 계획 수립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시작이고 경쟁력 있는 미래 인력 확보의 사전 준비이다. 
디지털 전환은 많은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생산체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고, 각 산업 측면에선 소멸하거나 새롭게 생성되는 일자리에 대한 이슈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특성을 분석하고 파급효과를 예상하면서 소멸될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계량적 분석도 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융복합으로 새롭게 생성될 건설 일자리의 양적 규모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그 이유는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요구되는 일자리는 기술의 응용력과 산업의 니즈(needs)를 기반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대한 예측과 함께 필요한 역량에 대한 개념 정립도 중요하다. 
건설산업은 타 산업보다 기술 도입과 성과가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최근 건설산업도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면서 상품과 생산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시대에 만들어질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개념을 정립하고 관련 역량을 재설정하는 노력이 건설산업에 요구된다. 
디지털 전환시대 건설산업의 일자리는 사회적 환경변화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사회적 변화는 디지털 전환의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한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 그리고 건설산업으로의 청년층 진입 감소는 디지털 기술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건설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비하는 인적자원 개발과 산업 차원의 생산성 향상 방안이 절실하다. 
디지털 전환시대 미래 건설환경과 일자리 생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건설인력의 역량 제고도 절실하다. 변화된 환경과 시장 여건, 미래 기술 수요와 현재 건설인력의 여건 등을 고려해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일자리 생성이 예상된다.

• IoT, 센싱, AI, 드론, 건설로봇 등 비대면 디지털 기술의 현장 적용과 수행 분야
• 생산방식 변화에 따른 IT/ICT 및 데이터 분석/통제 등의 전문 분야
• 건설사업 발주 패러다임 변화로 재원조달 및 투자·운영 분야
• 설계 및 시공경쟁력(BIM, 자동화, 신기술도입 등) 혁신 분야
• 비즈니스 전후방(시공 중심→사업기획 및 PM, 유지 및 운영 등) 분야
• FEED, 기본설계, 사업관리, 파이낸싱, 사업기획관리 등 고부가가치 경쟁력 확보 분야

기존 건설 일자리의 교육과 훈련을 지속하면서, 예상되는 직무에 대한 준비도 동시에 해야 한다. 
현행 교육 및 훈련 체계는 디지털 전환시대에 요구되는 일자리를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인력 양성은 자격, 학력, 경력, 교육 등의 수준을 고려한 경력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다. 
공공주도의 체계는 건설인력 역량의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장점이 있으나, 디지털 기술과 건설산업의 다양한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고 실질적인 전문성 중심의 인력을 양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획일적인 제도 및 규제는 디지털 전환시대 산업의 적응력을 약화시킨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산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선제적인 대책은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의 준비와 예상되는 일자리에 필요한 인력의 역량 확보다.

포스코건설이 ‘더샵 군산 디오션시티’ 공동주택 현장에서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시범 적용한 모습.
포스코건설이 ‘더샵 군산 디오션시티’ 공동주택 현장에서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시범 적용한 모습.

◼ 디지털 기술의 요구 역량 확보 전략

먼저, 정보화 및 지능화로 인한 직무 간 연결성이 높아져 직무의 융복합이 강조된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ICT 관련 디지털 기술 역량이 요구되는 직업뿐 아니라 직무도 다양해질 것이다. 
직업을 구성하는 직무가 기술에 의해 대체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존 직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구성하는 새로운 직무가 요구된다. 따라서, 일자리를 구성하는 직무 특성의 변화, 정보화로 인한 직무의 융복합 등이 미래건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전망이 설득력 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의 미래일자리(jobs of future) 보고서에 의하면, 건설 일자리에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로 복합문제 해결능력이 제시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시대에 정형화된 직종 및 일자리의 직무 전환은 가속될 것이다. 지식 및 경험 기반의 의사결정과 맥락적 사고능력,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이 요구되는 비정형화된 직무의 대체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종합적인 역량은 미래건설 일자리의 핵심 영역이 될 것이다. 
협력적인 직무 수행 시 필요한 협의 및 조정 능력 또한 건설산업 내 주요 역량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일자리를 생성하고, 역량은 경력개발프로그램(CDP)으로 확보할 수 있다. 
CDP는 디지털 전환시대 시장이 요구하는 인력 육성의 적시성 확보 수단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이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갭(gap)을 최소화하고 미래 글로벌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행 경력관리 제도를 단기간에 개선하는 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시대 새롭게 생성될 일자리에 적합한 CDP의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변화에 대응 가능한 역량에는 유연성, 미래지향성, 실효성, 활용성 등이 반영돼야 한다. 
즉,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체할 수 있어야 하고, 글로벌화 및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디지털 기술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환경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기술 및 직무의 추가가 가능한 형태로 구축돼야 한다. 
아쉽게도 국내의 경력관리 제도는 다소 경직된 체계로 구축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미래건설 일자리에서 분야별 전문가(specialist)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사업 개발과 기술 디자인을 위한 전문가도 크게 필요하다. 
건설 일자리, 즉 직종에 적합한 직무와 인력에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을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역량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의 개선은 디지털 전환의 선행 과제이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