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차 산업혁명과 건설기술의 미래 건설산업의 미래, 우리의 손에 달렸다
[기고] 4차 산업혁명과 건설기술의 미래 건설산업의 미래, 우리의 손에 달렸다
  •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 승인 2020.07.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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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업무의 효율화・생산성’ 급격히 향상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본격 확산 ‘기술전략’ 차별화 필요

◼ 들어가며

손태홍 공학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손태홍 공학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변화할 거란다. 천지개벽(天地開闢) 수준의 변화가 다가올 테니 대비하라고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할 것이고 생존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인류의 삶을 바꿀 이처럼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정체는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과거의 1~3차 산업혁명과는 본질부터 다른 혁명으로 미래 산업의 모습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복합된 혁신에 기반해 기존 산업의 구분과 경계를 허물 것이다. 
이런 혁신의 물결에서 건설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타 산업과 비교해 현격히 낮은 생산성으로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산업으로 평가받는 건설산업의 혁신은 생산성 제고를 넘어 건설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수준까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건설의 개념조차도 바뀌는 미래 건설산업은 도대체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만들어내는 공력의 합이 미래의 모습을 결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자 구성 요인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이야기할 때 보통 현재의 합이 미래가 된다는 사실을 곧잘 잊으며,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 무엇인가를 준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 모순이다. 4차 산업혁명이 건설산업에 가져올 변화의 크기나 심도는 결국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들
다양한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조작적 개념의 근간에는 기술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연결된 지능 사회로의 진화라는 포괄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경계의 붕괴가 일반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새롭게 개발될 뿐만 아니라 기술 간 융복합이 활발해지면서 과거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산업별로 맞닥뜨리게 될 혁신의 형태와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존 생산 체계 하에서의 인력과 기술의 활용 방식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산업별 자동화 가능성을 분석한 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예측 가능한 물리적 행위(predictable physical activity)’의 비중이 높은 요식업의 경우 자동화 가능 정도가 73%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제조업, 농업, 소매업 등도 예술, 보험, 부동산과 같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으며, 예측 가능한 물리적 행위의 비중이 낮은 건설업도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술의 확산에 따른 산업의 자동화는 결국 노동력의 활용 즉 일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유발할 것이다. 
특히, 물리적 노동 기반의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McKinsey는 2055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50%가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일자리는 200만개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의 상당수가 단순 반복 행위 기반의 일자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규모의 변화는 결국 소득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근로소득의 감소는 분배의 불평등뿐만 아니라 교육의 불평등을 유인하고 이는 곧 양질의 일자리를 갖기 위한 기회에도 영향을 미쳐 이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부정적인 영향만을 가져올까? 그렇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생산성 혁명으로 로봇에 의한 물리적 생산의 자동화와 인공지능에 따른 업무의 효율화 형태로 생산성은 급격히 향상될 것이다. 
이전의 산업혁명도 생산과 소비 그리고 고용 등의 분야에서 변화를 유인하고 이는 곧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적 수혜에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창출을 포함해 혁신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 제공에 따른 삶의 질 향상, 생산 체계의 유연성 확보 등이 포함된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건설산업

[그림 1]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Industry Ecosystem for Smart Construction). 자료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2019).
[그림 1]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Industry Ecosystem for Smart Construction). 자료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2019).

산업의 참여자로서 전환을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건설산업의 미래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산업으로 평가받는 사업으로써 변화의 필요성은 높지만, 단순히 낮은 생산성만을 높이는 것이 전환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낮은 생산성의 해결뿐만 아니라 기술인력 부족과 분절된 프로세스 기반의 생산 체계 및 환경에 따른 기업의 낮은 수익성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산업의 지속성과 탄력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증가하는 미래의 건설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건설이라는 속성만 존재할 뿐 건설산업의 영속성도 보장하기 어렵다. 
건설산업의 지속성(sustainability)과 탄력성(resilience) 확보는 전술한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산업의 전후방 참여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스마트 건설 생태계 구축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생태계에는 시장의 발주자와 건설기업, 기술인력, 사용자 등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시장 환경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이 어우러져 있다. 
때문에, 일부 참여자만의 노력이나 투자로는 구축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할 수도 없다. 결국, 산업의 참여 주체들과 더불어 생태계 구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내적(internal) 및 외적(external) 요인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건설산업은 스마트 건설 생태계가 원활히 작동되는 산업의 넥스트 노멀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설산업의 넥스트 노멀로써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생태계 구축과 작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기술이다. 
100년이 넘게 콘크리트를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건설산업이지만 새로운 건설산업의 모습을 창조하는 데 있어 핵심은 프로젝트의 프로세스 안에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통적인 건설산업 영역 안에서만 활용되던 기술 외에도 제조업, IT산업 등 타 산업에서 활용되던 기술이 건설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기능과 형태로 등장할 것이다. 
 
◼ 미래 건설기술의 개념과 종류 및 활용
가) 미래 건설기술의 개념

미래 건설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3대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융합, 연결, 지능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요소 기술의 대부분이 디지털 기반인 것과 유사하게 디지털이라는 플랫폼 기반의 기술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물리적 요소들을 통합해 과거와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 또는 서비스를 창출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개념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래 건설기술에는 기존 기술에 새로운 기능이 탑재되면서 새로운 역할 수행이 가능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적용성이 확장되는 방식의 기술도 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화(digitalization)라는 프로세스를 거친 기술은 기반 기술과 혁신 기술 및 플랫폼 기술로 정의되는 디지털 건설기술로 거듭나게 된다. 
디지털 건설기술에는 사물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등과 같은 플랫폼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과 같은 기반 기술 그리고 증강 및 가상현실,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 기술이 포함된다. 
여기서 플랫폼 기술은 솔류션 제공을 위한 하나의 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술로 연결성(connectivity)과 데이터 활용을 위한 환경 제공이 핵심 기능이다. 
반면에 기반 기술은 많은 용량의 데이트를 분석하고,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핵심 기능이다. 
끝으로 혁신 기술은 건설사업 현장에서 직접적인 생산 과정에 활용되는 기술들로 모듈러 및 3D 프린팅, 로보틱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와 같은 디지털 건설기술은 사업 수행 프로세스 안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지에 따라 플랫폼 기술, 데이터 수집 기술, 데이터 분석 기술, 적용 기술로도 구분할 수 있다. 

나) 미래 건설기술의 종류와 활용 방향

[그림 2] 건설사업 프로세스와 미래 건설기술의 활용. 자료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2019).
[그림 2] 건설사업 프로세스와 미래 건설기술의 활용. 자료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2019).

<그림 2>에서와 같이 디지털 건설기술은 건설사업의 수행 프로세스(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따라 각각 다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의 디지털 건설기술의 목적은 데이터 기반의 3D 통합 설계 모델 구축이며 디지털 협업, 데이터 기반 설계, 시뮬레이션 및 프로토타입 제작, 물리적 구조의 가상화, 데이터 분석 및 설계 최적화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들이 활용된다. 
시공 단계에서는 공사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 및 안전성 확보가 기술 활용의 주요 목적이며, 실시간 데이터 공유 및 조정, 데이터 기반 계획 수립 및 적용, 새로운 제작 방식의 적용, 시공 자동화, 시공 모니터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들이 활용된다. 
건축물의 생애주기 수명 증진과 유지관리 비용 절감이 주요 목적인 운영 및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BIM 및 데이터 기반 유지관리, 가상 핸드오버 및 시운전, 스마트 유지관리, 성능 모니터링 및 선제적 유지관리, 유지보수 및 리모델링 효율화 등으로 구분되는 디지털 건설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 산업과 기업의 기술 전략 
기술확산과 더불어 건설산업의 넥스트 노멀을 만들기 위해 산업과 기업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 
먼저, 산업(정부)은 새로운 기술, 기존 기술의 성능개선, 타 산업 분야의 응용기술을 포함하는 중장기 단위 로드맵 제시 등 건설기술 개발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개발된 기술의 실증화를 추진하고 검증된 스마트 건설기술의 사업 및 현장 활용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및 발주 방식의 개선 등과 같은 정책 지원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 
또한, 스마트 건설기술 적용 사업의 성과 평가 및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기술 활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시장 창출도 산업의 기술 전략에 포함돼야 한다. 
끝으로,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단계에서 정부는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기술 방향을 제시하고 개발 주체간의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조직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기술 활용 주체로서 건설기업의 기술 전략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인지도, 활용수준, 도입계획, 인력과 조직 등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시작이다. 
개별 기업마다 스마트 건설기술에 대한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기업의 경영환경에 따라 기술 전략도 차별화돼야 한다. 때문에, 기술 전략은 사업부의 하위전략이 아닌 전사 차원의 경영전략과 연계돼 수립되고 시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의 내부 기술환경 분석이나 활용 대상 기술의 선정, 기술 공급자의 선택과 자원 마련 등과 같은 기술 전략의 세부 내용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 맺으며
건설산업의 혁신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낮은 생산성 극복이라는 해묵은 과제 해결을 넘어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미래 건설산업의 넥스트 노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산업 참여 주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 요인이다. 
비록, 발주자와 기업 그리고 사용자가 상상하는 건설산업의 미래 모습이 다를 수 있겠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건설산업이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때문에, 서로가 다르게 그리는 모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할 숙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지금 개발하고 활용하고 수립하고 시행하는 참여자들의 노력과 관심이 미래의 모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설산업의 미래, 우리의 손에 달렸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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