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코로나가 일깨운 지구환경
[조경칼럼] 코로나가 일깨운 지구환경
  • 임승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0.06.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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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임승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에도 일부 긍정적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직접 대면 접촉은 줄어들었으나, 간접 비대면 접촉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전국적, 국제적 네트워킹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봉사단체에서는 ‘대학생녹색나눔봉사단’ 발대식에 매년 50% 정도의 참석률을 보였는데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2020년 발대식은 초유의 98%를 기록했다. 전국 대학에 퍼져 있는 대학생봉사단원들이 동시에 한 자리로 모이는 것은 이동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지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참석이 가능하게 되니 거의 전원이 참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하버드대학의 행복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젊은 사람들의 삶의 목표는 ‘부와 명예’라고 조사된 바 있으나, 724명에 대해 75년에 걸친 추적조사 결과 내린 진정한 행복의 조건에 대한 결론은 ‘좋은 관계’가 좋은 삶을 만든다는 것이다. 사회적 연결, 즉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첫째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좋은 관계’란 단지 사람 간의 관계에 한정된 것인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람간의 관계만 좋아서는 반쪽의 행복일 수 있다. 즉 인간은 땅위에 발을 딛고 햇빛을 받으며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자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땅과 햇빛뿐 아니라 물과 공기 등 자연과의 좋은 관계가 바탕이 돼야 인간 생존이 가능해지고 그 후에야 행복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과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자연을 인간에 종속된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인간도 자연의 한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고, 자연을 포용하는 겸손한 자세로 사고 및 일상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신이 살기 위해서 원래 숙주인 박쥐를 인간이 먹어 없애 살 곳이 없어져 인간에게 옮겨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이 무차별적으로 자연의 동・식물을 해치게 되면 결국은 인간 자신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각종 개발로 훼손된 자연녹지를 복구하고, 인공화된 도시를 녹화해 도시 내에 자연을 최대한 도입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좋은 관계’ ‘평등한 관계’를 회복하고, 각종 재난에 대비한 대피 및 치유 녹지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이 없는 ‘포용적 인간사회’,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동등한 존재 가치를 갖는 ‘포용적 지구환경’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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