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문제 심각3]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측정 방법 ‘오류… 심각’
[층간소음 문제 심각3]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측정 방법 ‘오류… 심각’
  • 김덕수 기자
  • 승인 2020.04.0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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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충격원 뱅머신 측정시 ‘층간완충재 성능’ 구분 어려워
‘아이들 뛰는 소리’ 층간소음 민원 가장 많아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소음측정 위해 ‘임팩트 볼’ 측정방식 정확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 우리말에 ‘이웃사촌’이라는 표현이 있다. 멀리 살고 있는 친인척보다 가까이에서 서로 자주 보는 사람이 더 친근한 이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웃사촌이 층간 소음문제로 서로 갈등을 만들어내고 심한 경우 살인까지 저지르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공동주택에서 이웃 간의 층간소음 문제는 단순히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닌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도 현재의 건축기술로 층간의 완벽한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웃 간의 배려와 이해로 모든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공동주택에서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것에도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1. 안식처가 돼야 할 내 집에서의 심각한 층간소음 문제 

우리는 평소에도 다양한 소음에 노출돼 있고 이러한 소음을 당연히 발생하는 생활소음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내 집이라는 공간은 타인으로부터 독립된 나만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안식처와 같은 곳이다. 휴식을 취해야 하는 동안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환경부 산하에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1661-2642, www.noiseinfo.or.kr)를 개설해 공동주택에서 관리주체의 중재 하에 현장방문상담 및 층간소음 측정서비스를 제공해 입주민 간의 이해와 분쟁해결을 유도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민원이 제기된 한국환경공단 산하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의 민원 29,808건의 발생원인을 보면 아이들이 뛰거나 발걸음에 의해 발생하는 소음이 71.1%(21.202건)를 차지해 그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 공동세대에서 층간소음의 측정방법

윗층에서 바닥을 향해 충격을 발생시키고 바닥 슬라브에 전달되어 아래층 천장과 공기를 진동시켜서 아래층 거주자의 청각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행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를 평가하는 방법은 윗층에서 충격음을 발생시키고 아래층에서 그 전달음을 듣는 측정원리다.
이를 정리하면, 바닥충격음의 요인은 무엇으로 발생했는지(충격원), 무엇을 통해 울리는지(바닥구조), 어떻게 들리는지(수음실 전달내용) 으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음의 발생지인 충격을 무엇으로 하는지에 대해서 경량충격음과 중량충격음으로 구분해 학계에서 연구해왔다. 

[그림3] 경량충격 발생장치 태핑머신.
[그림3] 경량충격 발생장치 태핑머신.

경량충격음은 1932년 독일에서 당시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 보행할 경우의 발생 소음을 모방해 유사한 소리를 내는 소음 발생기(태핑머신, Tapping Machine)를 개발해 1953년에 독일 표준으로 정했고, 이후 국제표준화 했다.  
현재 이 태핑머신의 원리는 (500g 상당의) 가벼운 망치를 4㎝의 높이에서 규칙적으로 소음을 발생할 수 있게 한다. 

 

[그림4] 중량충격 발생장치 뱅머신.
[그림4] 중량충격 발생장치 뱅머신.

중량충격음은 1974년에 일본에서 제안됐는데, 아이들이 뛰거나 달릴 때와 같이 충격력의 지속시간이 길고, 힘이 큰 충격에 대응하는 것으로 경량충격음과는 다른 충격원으로 분류했다. 
이와 유사한 소리 내는 제품을 고안하는데, 타이어가 바닥을 충격하는 모형으로 뱅머신(Bang-Machine)을 개발했다. 
뱅머신은 약 7.5㎏ 무게의 타이어를 85㎝의 높이에서 낙하하면서 발생하는 4,500N(뉴턴)으로 발생하는 충격으로, 보통 10세 아이가 70~80㎝ 정도의 높이에서 뛰어 내릴 때 충격음을 만들어 낸다.  
일찍이 일본에서 개발한 뱅머신은 소음발생장치로 사용해 보니 실제 발생되는 충격원과 가장 유사한 충격원으로 측정하기엔 저주파 대역의 충격력이 과다하고, 목구조주택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8세 25㎏ 어린이의 충격력을 재현하는 임팩트 볼(impact ball)을 도입하게 됐다.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중량충격음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으며 그 외 선진국에서는 바닥마감이 신발을 신고 카페트 등 위에서 생활하기에 경량충격음만으로 각각의 한도를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택법」 제41조 주택건설기준규정 제14조의 2, 제60조의 2, 제60조의 3에 따라 공동주택 층간바닥에 설치하는 차단구조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인정한 바닥충격음 관리기준에 따라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의 등급별 성능기준을 경량충격음, 중량충격음의 최소성능기준(각각 58dB, 50dB)를 만족하는 범위 내에서 각각 4등급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표1>에서, ‘아이들이 뛰거나 발걸음으로 인한 소음’은 층간소음 측정방법에서 중량충격음에 의한 충격력에 의한 충격방법으로 측정한다.

 

3. 공동주택에서의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기준이 되는 측정방법은 무엇일까?

국제표준기구(이하 ISO)와 한국공업규격(이하 KS), 일본공업규격 (이하 JIS)에서는 바닥충격음 표준 충격원으로 아래와 같이 지정하고 있다. 앞서 일본이 경량충격음과 다른 중량충격음을 분류했고 우리나라도 이 방법을 1981년에 표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뱅머신은 ISO 기준으로 도입되지 않았지만, 일본과 한국 표준(특성1)에는 기준으로 삼았으며 현재 임팩트 볼은 2000년에 JIS에 도입돼서 2005년에 ISO 기준으로도 도입됐다. KS 기준에도 특성2 방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기준 고시에서는 도입되었다가 현재 기준에서는 뱅머신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의 바닥충격음 측정방법은 윗세대에서 위에서 열거한 표준충격원을 지속적으로 작동시켜 충격을 발생시키면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아랫세대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설치해 그 때 발생하는 충격음의 크기를 dB(데시벨)로 산출하여 경량충격음과 중량충격음을 등급으로 표시한다.

바닥충격음의 측정 위치는 세대 내에서 거실로 하고 거실과 침실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소형평형의 세대의 경우에는 가장 넓은 공간을 측정 장소로 한다. 
공동주택에서의 바닥충격음 측정을 위해서는 윗층세대(충격세대)에 중앙점을 포함하는 4개소 이상에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아랫세대(수음세대)에도 마이크로폰 설치위치는 4개소 이상에 설치하고 문 또는 창 등을 모두 닫은 상태에서 측정해 소음의 정도를 산출한다.

4. 공동주택에서의 바닥충격음 측정의 문제점

가. 실생활과 동떨어진 뱅머신을 중량충격원으로 사용함으로 인한 문제

앞의 자료와 같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되는 민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아이들이 뛰거나 발걸음 소리로 인한 불만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중량충격원은 뱅머신을 사용하는 경우 과도한 충격력을 발생시켜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측정하는 측정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뱅머신은 바닥에 충격음만을 만들어 내는 것뿐만 아니라 큰 진동을 동시에 만들어 낸다. 
그로 인해 건물의 골조자체를 진동시켜 마치 진도 3.0가량의 지진 진도를 만들어 낸다. 
진도 3.0의 충격은 문과 창이 흔들리고 정차해 있는 차량에서도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누구나 충격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과도한 충격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정도의 충격은 실제 생활에서는 흔히 느낄 수 없는 충격으로 이러한 충격력으로 만들어진 충격음으로 측정을 한다는 것은 층간 완충재의 성능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나. 생활소음과 유사한 중량충격음 측정을 위해 도입한 임팩트 볼 측정방식의 중단

뱅머신 측정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3년 도입한 임팩트 볼 중량충격음 측정방식은 실생활에 가까운 소음과 충격을 만들어 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2015년 감사의 결과 뱅머신에 비해 낮은 충격력을 만들어 낸다는 인식에서 임팩트 볼을 이용한 중량충격음 측정방식을 중단하게 됐다. 
그럼 과연 임팩트 볼을 중량충격원으로 하는 측정방식은 뱅머신보다 낮은 충격력이기에 배제됐어야 하는가? 아니다. 

뱅머신과 임팩트 볼이 바닥에 충격을 가했을 경우 발생하는 소리의 질이 다름에도 국토교통부와 공동주택 바닥구조 인정기관의 잘못된 적용방식과 오해로 임팩트 볼을 이용한 측정방식이 배제되게 된 것이다.
뱅머신의 경우 충격을 가했을 시 소리의 발생보다는 충격을 통한 진동의 발생으로 인해 귀로는 잘 들을 수 없는 저주파(125Hz 헤르츠 이하의 영역의 소리) 영역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뱅머신의 소음측정 방식은 아래의 그래프와 같이 역A특성기준곡선의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임팩트 볼을 이용한 충격력으로 인한 충격음의 음역대별 주파수는 모든 영역에서 고루 분포하게 된다. 
이에 뱅머신을 이용한 측정값는 위의 역A특성기준 곡선에 기준해 측정하고 음압(dB)을 결정하는 것이 맞지만 임팩트 볼이 발생시키는 음영역이 다름에도 역A특성기준곡선에 맞춰 음압(dB)을 결정 후에 3dB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임팩트 볼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부터 오류를 만들어 놓고 충격원으로 도입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중량충격원인 임팩트 볼을 도입 후에도 기존의 역A특성기준 곡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문제를 시정하기보다는 임팩트 볼을 사용한 측정방식을 배제하는 식으로 문제를 덮어버리려는 쉬운 해결책을 선택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객관적인 측정방식에 외부적 요인이 다수 발생

① 뱅머신는 주기적인 공기압의 점검과 기기관리의 문제
뱅머신(특성1)측정방법은 KS 표준에 따라서 오차와 편차를 예방하기 위해, 측정시마다 타이어의 공기압(2.4±105Pa)이 적정한지 점검하고 그 밖의 기계장치류의 점검과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2019년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공인시험기관들이 이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을 빼서 소음의 크기를 적게 측정한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이러한 조작된 방법으로 축적된 데이터는 뱅머신으로 수 년간 측정한 데이터의 신뢰를 더 떨어트릴 소지가 된다. 

② 임팩트 볼의 일관된 위치에너지(낙하높이)의 유지 문제
임팩트 볼을 이용한 측정방법 또한 사람이 100㎝ 높이에서 자유낙하시켜야 하지만, 같은 곳을 동일하게 가격할 때에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정밀성이 똑같이 요구된다. 
뱅머신처럼 다수의 시험기관이 측정데이터를 뱅머신에 비해 축적량이 적지만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되기 위해선 이러한 외부요인에 강한 개선된 측정방법 도입이 필요하다. 
이처럼 충격원은 바닥충격음 관리기준을 수행할 때에 객관적인 측정방식으로서 외부요인을 충분히 고려한 그 재현성과 반복성이 갖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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