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직원들 가운데 가족과 함께 지역에 정착한 이는 10명 중 4명도 안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 사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은 4만923명이다. 이 중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1만5천675명으로 38.3 %에 불과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온 일명 ‘기러기 엄마·아빠’는 1만2천811명, 31.3%로 3명 중 1명꼴이며, 4.7%인 1천934명은 수도권 등 타지역에서 매일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7%인 1만503명은 미혼·독신이다.
가족 동반 정착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충북이었다. 2천959명 중 609명만이 가족과 함께 이주해 20.6%를 기록했다. 이어서 강원(29.9%, 5천404명 중 1천614명), 경북(30.7%, 4천122명 중 1천265명), 경남(36.1%, 4천66명 중 1천467명)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정부는 ‘가족과 내려와 정착하라’는 의미로 이주기관 직원들에게 혁신도시 내 아파트도 우선 분양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혁신도시에서 1만1천503채가 특별분양 됐으나 이 중 1천364채(11.9%)는 입주도 하기 전에 되팔렸다. 전매기간 이후 거래가 1천123건, 전매기간 이내 거래가 241건(배우자 증여 137건, 인사이동 77건, 퇴직 16건, 이직 6건, 해외이주 5건)으로 나타났다.
전국 혁신도시 중 전매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24.6%, 1천817채 중 447채)이었으며, 제주(16.7%, 246채 중 41채), 경남(15.1%, 2천444채 중 368채) 순이었다. 부산과 제주는 최근 10년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중 하나다.
민경욱 의원은 “현지에 터전을 마련할 생각도 없으면서 특혜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차익을 남기고 되판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며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성장을 이루자던 혁신도시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