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원화된 하수처리 체계 부작용… 공단 설립해 발본색원”
“서울시 이원화된 하수처리 체계 부작용… 공단 설립해 발본색원”
  • 선태규 기자
  • 승인 2019.09.23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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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서남물재생센터 위탁, 중랑・난지 시 직영 운영
인력충원 어려움, 수의계약 부정적 시각
공단추진팀 발족… 인력 조정, 신분변화 등 고려해야
“정부 긍정적 검토, 노조협의 통해 신속히 추진”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 서울특별시 물재생센터 전담 조직인 가칭 환경공단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 

물재생센터 즉 하수처리장은 직영과 위탁으로 나눠 운영됐고 그 과정에서 인력부족, 수의계약 등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장기화되면서 근본적으로 곪을 부분을 도려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시에서 가장 오래된 중랑물재생센터만 봐도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하지만 환경공단 설립은 근무인력 구조조정 등이 걸린 사안으로 시 노조와의 협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시는 단계적인 출범 즉 위탁운영 중인 탄천·서남물재생센터 등 2곳부터 흡수해 출범시키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조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완전체의 모습으로 환경공단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랑물재생센터 현황, 물재생센터가 야기하는 문제점들, 타 지자체 환경공단 설립과정 등을 들여다 봄으로써 가칭 ‘서울환경공단’의 설립 방향을 가늠하고자 한다. 

중랑물재생센터 본관.
중랑물재생센터 본관.

◼ 중랑물재생센터, 인력운용상 문제 ‘심각’

성동구 소재의 중랑물재생센터는 건물면적 6만7천438㎡, 115개동 규모로 하수처리시설, 분뇨처리시설, 슬러지처리시설 등을 운용하고 있다. 하수처리시설 용량은 159만m³/일이며 분뇨처리시설은 4천Kl/일, 슬러지처리시설은 300m³/일을 건조할 수 있다. 하수처리방법은 고도처리공법인 A2O공법과 MLE공법, 활성오니법, 생물막여과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침사지 및 유입펌프장→ 일차침전지→ 생물반응조→ 이차침전지→ 염소소독→방류 등의 형태로 물을 정화시켜 방류하고 있다. 

하수처리구역은 동대문, 중랑, 성북, 노원, 강북, 도봉, 광진구 전역과 종로, 중구, 성동구 일부 및 의정부 일부다. 분뇨처리구역은 강북, 광진, 노원, 도봉, 도봉, 동대문, 성동, 성북, 중랑구 전역과 강남, 강동, 송파, 서초, 종로, 중구 일부다. 

서울시 직영으로 1976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2009년부터 환경관리주식회사에서 일부 부분위탁을 시작했다. 2015년 1월 기준 3차 위탁 운영중이며 운영인력은 131명이 근무중이고 2017년 예산은 862억원이다. 2012~2016년까지 최근 5년간 운영비 및 2017년 예산을 살펴본 결과 중랑물재생센터의 운영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력운용상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우선 현장운영 주체인 관리운영직 자연감소가 늘고 있다. 올해에는 9명, 내년에는 6명, 2021년 8명, 2022년 9명이 정년퇴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으로 미충원시 안정적 하수처리 저해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운영과장의 업무부담이 과중돼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 총원 130여명 중 20여명은 관리과장이, 10여명은 보수과장이 각각 관리하고, 나머지 80~90명은 운영과장이 혼자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운영과장은 위탁업체까지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운영과장 하에 5~6명의 팀장을 두고 관리토록 해 지휘부담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설보수과와 운영과에 행정직이 없어 사업담당자가 일반행정을 병행하는 것도 제고해야 할 부분이다. 시설보수과는 전기설비 사업 총괄주무 6급 전기직이, 운영과는 4개처리장 방류수질관리 총괄주무 6급 화공직이 각각 일반행정업무를 병행했다. 업무 과중이 우려되고 있다. 

 

◼ 이원화된 운영체계, 부작용 속출

서울시는 1976년 국내 처음으로 청계천 하수처리장을 준공해 운영했다. 1979년에는 동일부지내에 중랑천 하수처리장을 건설해 가동했고 1986년 서울시 직제개편시 청계천 하수처리장과 중랑천 하수처리장을 통합운영했다. 이후 1987년에는 난지, 탄천, 서남물재생센터를 완공해 1988년부터는 본격적인 하수처리 시대를 맞았다. 1992년부터 4개 물재생센터에 270만m³/일 규모의 증설공사를 시작해 1998년 완료함으로써 총 581만m³/일 규모의 시설용량을 갖추게 됐고 현재는 고도처리 도입에 따른 공법변경에 따라 83만m³/일이 감소한 498만m³/일이 됐다. 

서울시 공공하수처리시설은 1997년 하수도법 개정으로 민간위탁 근거 규정이 마련돼 1998년부터 본격적인 민간위탁이 시행됐다. 탄천물재생센터는 2000년 4월 1일, 서남물재생센터는 2001년 8월 1일에 각각 민간위탁으로 전환됐다. 중랑과 난지는 전환계획 철회로 현재까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수처리시설의 직영·민간위탁 이원체계는 많은 부작용을 노출시켰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재생센터 부재 ▷동일한 업무를 4개 처리장에서 시행하게 돼 발생하는 중복인력 문제 ▷센터간 순환전보가 거의 불가능해 탄력적 인력 운영의 어려움 ▷운영체계가 달라 약품 등 개별구매로 인한 불필요한 예산낭비 ▷장기적인 하수도 마스터플랜 수립 불가 ▷공공서비스 개별 제공에 따른 책임성 소재 확보 어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직영방식과 민간위탁 방식 각각의 문제도 불거졌다. 

직영방식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공무원 직종개편에 따라 기능직 소멸로 기능직 충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직영으로 운영되는 중랑 및 난지 물재생센터 인력 중에서 2021년 현원 87명(중랑 47명, 난지 40명)이 퇴직 예정이며 향후 인력공백이 우려된다. 일반직으로 대체할 경우 일반직의 하수처리시설 근무기피와 공무원 순환근무로 인해 운영인력의 전문성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또 경영·행정지원 인력은 순환근무체계로 인해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나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민간위탁의 경우 지속적인 재계약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이 과제로 보인다. 

서울시는 민간위탁 전환 당시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종업원지주제’ 형태의 법인을 설립해 지속적인 재계약 형태(2000년, 2001년 이후 3년 단위로 5차례 수의계약)로 운영중이나 지속적인 수의계약에 대해 시의회 및 시민사회 등은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또 민간위탁의 계약기간이 3년으로 비교적 짧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수립이나 경영효율성을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서울시, (가칭)환경공단 설립 박차

중랑물재생센터 최초 침전지.
중랑물재생센터 최초 침전지.

서울시는 최근 공단추진팀을 발족하는 등 환경공단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형적인 운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장기적인 계획 추진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공공하수처리 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안목이 담긴 움직임이다. 

우선, 서울시는 하수처리시설 신설·증설 등의 투자계획은 시가 주관하고 새 조직은 단순 하수처리시설의 운영·관리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공단의 형태가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또 공단 전환시 센터별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의 ‘(가칭)서울물재생시설공단 설립타당성 검토’ 자료에 따르면 공단설립시 비용절감 효과를 종합적으로 볼 경우 1안(표준인건비) 기준 현행방식은 2020~2024년까지 향후 5년간 연간 약 2천588억원의 손실이, 공단방식은 약 2천534억원의 손실이 각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관리방식간 비용절감 효과는 공단방식이 현행방식보다 5년 평균 연간 약 54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 “정부 긍정 검토, 노조협의 통해 신속히 추진”

(가칭)서울환경공단 설립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인력감축 및 신분변동에 따른 노조의 반대다. 

시에 따르면 현행 서울물재생센터의 공단 전환시 직영방식은 4명, 관리대행방식은 5명 등 총 9명이 감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가지 측면에서 공무원 인력감축이 예상된다. 

우선, 현행방식 공무원이 담당하던 업무는 공단방식으로 이관시 인력 감축효과(통합관리로 인한 감축 등)와 시 물재생시설과에서 위탁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위탁관리팀 공무원의 인력감축 등이 그 것.

공무원에서 공단직원으로의 신분 변동, 퇴직금 등도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변수다. 

따라서 환경공단 출범에 앞서 노조와의 협의는 필수적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해 관리대행방식 2곳만 먼저 공단으로 흡수해 출범시키는 단계적 출범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여타 지자체의 환경공단 설립은 서울시의 환경공단 설립 추진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우선, 부산환경공단은 공단설립시 운영주체 변경과 관련해 별도의 직무조사없이 정원을 정해놓고 출범해 인력부족 문제가 발생했다. 또 공단전환시 근무자의 60% 이상의 전환동의서를 받았다. 공무원 전환 전 근무인원 350명 중 공단 전환후 291명으로 59명이 감원돼 출범했고 일반 공채인원은 없었다. 공단전환시 직급적용 기준은 일반직, 기능직, 상용직으로 구분해 적용했다. 

대구환경공단은 운영주체 변경시 직급 및 임금상승으로 근무자의 큰 저항없이 모두 고용승계됐다. 하지만 인천환경공단은 운영주체 변경시 신분제 변화로 인해 일부 저항이 있었다. 근무자들이 공단으로의 전환을 신분하락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기능직 위주로 공단조직으로 흡수했고 흡수하지 못한 인력은 본청으로 복귀해 타부서로 전환했다. 인천환경공단 설립은 현금 출자방식으로 추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하수처리시설의 이원화된 체계는 가칭 환경공단 설립을 통해 일관된 운영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도 설립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노조와의 협의 등을 통해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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