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 ‘눈앞’… 세계 5번째 독자모델 보유국 반열
두산중공업,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 ‘눈앞’… 세계 5번째 독자모델 보유국 반열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9.09.2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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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과제 개발 중인 270㎿급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현장 공개
연구개발비 총 1조원 투자, 첨단 기계공학 집약해 6년 만에 완성 앞둬
신규 가스터빈 산업 생태계 조성… 2030년까지 약 10조원 수입대체 효과 기대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 대한민국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이 당당한 위용을 드러냈다. 두산중공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의 최종조립 행사를 창원 본사에서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제조 공정률 약 95% 수준으로 연내 사내 성능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실시한 과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약 600억원을 투자했고 두산중공업도 자체적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중이다. 

이번 국책과제에는 두산중공업과 함께 21개의 국내 대학, 4개의 정부 출연연구소, 13개의 중소/중견기업과 발전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어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성공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 항공 제트엔진보다 높은 기술력 요구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부품 수만 4만여개에 이른다.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또한 가스발전(LNG)의 초미세먼지(PM 2.5) 배출은 석탄발전의 8분의 1,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친환경 운전이 가능하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핵심 기술은 ▷1천500℃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24:1(최신 압축기 모델 기준)까지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압축기/연소기/터빈의 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이 조화된 최고 난이도 기계기술의 복합체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종욱 박사(상무)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며 “1천500℃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0㎿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국책과제 모델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500㎿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돼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 외에도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최신 사양의 후속 가스터빈 모델(380㎿급), 신재생 발전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100㎿급 중형 모델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 기존 국내 가스터빈 전량 수입 의존…2030년까지 약 10조원 수입대체 효과 기대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1조원에 유지보수, 부대 및 기타비용 약 4.2조원을 고려하면 약 12.3조원에 이른다. 

2017년 말 발표된 8차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석탄발전소 리파워링을 고려하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당 USD480, 1USD=1천150원 기준). 

여기에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 서비스사업과 해외시장진출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커진다. 미국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 독자모델 품고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까지 준비 마쳐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자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 

창원 본사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의 R&D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창원 본사에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을 준공했다. 이곳에서 3천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가스터빈의 진동, 응력, 압력, 유체와 금속의 온도를 모니터링 하는 등 종합적인 성능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도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가스터빈 제조사들은 기기 공급뿐만 아니라 공급 후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의 서비스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미국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정비, 부품교체, 성능개선 등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를 인수했다. DTS는 현재 국내 상업운전중인 대부분 가스터빈 모델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면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가스터빈 개발은 국내 23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 가스터빈 기술은 왜 기술 난이도가 높은가?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핵심 기술은 1천500도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의 고온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24:1(최신 압축기 모델 기준)까지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배출가스(NOx, CO)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압축기/연소기/터빈의 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이 조화된 최고 난이도 기계기술의 복합체다. 
세계적으로도 이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제트기 엔진 3대 메이커(GE, 롤스로이스, P&W)와 발전용 가스터빈 메이커(일본 MHPS, 미국 GE, 독일 지멘스)로 매우 제한적이다. 

- 발전용 가스터빈 사업의 시장전망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며 현재 석탄화력 등 전통방식의 fuel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주요 fuel이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그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은 물론 석탄의 환경이슈 등을 극복할 수 있는 fuel로 가스발전이 각광받고 있다.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2018에 따르면 전 세계 가스발전 시장은 2018년 1천757GW → 2023년 1천976GW → 2028년 2천189GW으로 매년 40GW 이상 추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발전시장도 복합화력 및 열병합발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말 발표된 8차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및 석탄발전소 리파워링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약 18GW의 신규 복합발전소 건설이 전망된다. 

-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의 경쟁력 및 비전은?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GE, SIEMENS, MHPS 등 소수 가스터빈 OEM사들의 과점 상태로 발전사들은 후발주자에 대한 needs가 있다. 
이번에 최종조립을 실시한 DGT6-300H S1 모델은 H급 270㎿ 모델로 경쟁사 제품과 마찬가지로 단순 효율 40%, 복합 효율 60%로 설계, 제작되고 있다. 
현재 H+급의 DGT6-300H S2(380MW) 모델을 병행 개발 중이고, 신재생 발전 증가에 따른 간헐성 대응을 위한 전략 모델로 중형(100㎿ 모델)도 개발 검토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발전플랜트 전반에 걸쳐 기술과 실적을 보유한 회사로 국내외 주요 발주처들과 Network이 구축돼 있다. 
가스터빈 사업은 안정적 운전을 위해 Aftermarket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 두산중공업이 2017년 인수한 미국 DTS는 각종 가스터빈 모델에 대한 서비스 사업 역량이 있다. 두산중공업이 자체 보유한 가스터빈 설계, 제작 역량과 DTS 서비스 역량과의 시너지를 통해 그동안 OEM사들이 독점하던 핵심부품 공급 및 포괄 정비가 가능하다. 
가스터빈 사업은 신재생, 발전서비스 등과 함께 두산중공업의 중장기 신성장 동력 중 하나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가스터빈 사업을 오는 2026년까지 연매출 3조원 이상의 수출 산업으로 육성해 세계 가스터빈 시장 점유율 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6년 연평균 3만명 이상의 고용효과(한국은행 산업연관표의 고용유발효과 8.3명/10억원 적용)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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