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조성시대의 폐막과 이용시대의 서막
[조경칼럼] 조성시대의 폐막과 이용시대의 서막
  • 안승홍(한경대학교 조경학과)
  • 승인 2019.08.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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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홍(한경대학교 조경학과)
안승홍(한경대학교 조경학과)

1960년 2천500만명이던 인구는 2012년 5천만명으로 증가해 불과 50년만에 2배로 성장했다. 그리고 2031년 5천3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1980년 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은 도시지역의 시급한 주택난 해소를 위해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취득·개발·공급 및 관리 등에 관한 특례를 규정했다. 1989년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등 5개의 1기 신도시 건설계획으로 1992년 117만명이 거주하는 대단위 주거타운이 탄생했다. 2003년에는 경기 김포, 화성 동탄1·2 등 수도권 10개 지역을 포함한 12개 2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 하지만 2014년 국회에서 발의된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법률안은 주택부족 문제가 크게 개선돼 법 실익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공공택지의 안정적 공급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향후 택지 개발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도시계획시설로서 공급되던 도시공원의 양적 성장에 기여를 해온 신도시 시대의 폐막을 의미한다. 

그동안 열악한 도시환경에서 공원은 양적인 확대가 가장 큰 과제였다. 도시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더불어 도시공원의 기능은 계획 목적과 다양한 활동 요구에 따라 세분화돼 왔다. 하지만 도시공원은 대부분 시설을 중심으로 설계가 이루어졌고 조성 이후 운영과 관리에 대한 고려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돼 도시행정에서 시민참여의 목소리가 높아져 갔으며 일부 도시공원에서는 훌륭한 수용체 역할을 했다. 한일 도시공원정책 세미나에서는 시민사회로의 성숙과 함께 참여민주주의로 발돋움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도시공원 정책은 환경개선을 의미하는 단선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제반 사회문제들과 연계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선진국에서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성숙한 주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시민참여형 공원관리는 선진 행정으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요체라고 했다.

도시공원은 3만달러 소득, 주 52시간 근무, 평생교육 등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며 지역 공동체의 중심으로서 녹색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해왔다. 이와 같은 도시공원의 역할 다양화와 더불어 도시공원의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은 변화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째, 도시공원의 설계, 조성과 이용에 시민참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둘째, 참여 프로그램 중심의 공원 이용과 리모델링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공공 주도의 공원 운영에서 기업, 시민단체와의 협업과 타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운영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도시공원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심에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방문 동기를 높일 수 있는 이용 참여프로그램의 제공이 필요하며 다음의 4가지 프로그램의 유형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자연환경의 의미와 가치를 경험하고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생태 프로그램이다. 둘째, 지역의 문화적인 활력소가 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셋째, 치유 환경을 지향하는 건강·체육 프로그램이다. 넷째, 농업이 중심이 되는 농업·농촌과 관련한 공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농업 프로그램이다. 

도시공원의 관리주체인 지자체는 전문 인력의 부족과 전문성 결여로 인해 공원관리와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도시공원의 관리는 주로 공원관리청인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관리하는 직영관리나 시설관리공단이나 공원관리공단 등 준정부기관을 통한 간접관리 방식을 채택해 왔다. 하지만 향후 공원관리는 정부의 팽창을 방지하고 시설투자의 비용 감소, 노무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공원의 일부 및 전체 관리를 공기업, 민간업체, 시민단체 등에 위탁하는 민간위탁방식으로 확대될 것이다. 특히 공기업은 특수성격의 공원을 총괄관리하고 민간업체는 단위시설 경영관리와 녹지 및 조경시설 유지관리, 시민단체는 이용자나 프로그램, 시민참여 관리 등에 참여기회가 증대되고 있다.  

그동안 조경분야는 신도시 건설시대를 지나며 공동주택 조경이나 도시공원의 계획・설계와 시공에 주력해 왔으나, 지금 우리 국토는 건설에서 관리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어 여건 변화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필요하다. 조경계는 현실과 미래의 여건 변화를 직시하고 조성 시설의 운영·관리에 대한 관심과 역량 배양을 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시민사회와의 교류와 교과목 개발을 통한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며 업계는 기존 도시공원에 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운영·관리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하다.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한 외연 확장의 기초는 다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도시공원을 기반으로 한 이용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동시에 시설 리모델링을 병행하는 사업모델 창출이 필요하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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