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최저가 시장에서 왕따당한 "턴키3인방"
낙지골에서-최저가 시장에서 왕따당한 "턴키3인방"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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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 취재1팀장
금년들어 최저가리그가 시작될 때 가장 주목됐던 팀이 있다면 단연 현대를 비롯한 빅10이었다. 하지만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현재까지 빅10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턴키3인방"으로 불리는 현대 삼성 대우는 최저가리그에서 구경꾼의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에 시공능력 순위 20위에서 40위권에 해당하는 이른바 중견업체들은 맹활약을 펼쳤다.
모두 24건을 소화한 지난 11월7일 현재까지 최저가시장에서 수주결과를 보자.
빅5중에는 유일하게 LG건설이 한 건을 챙겼다. 그나마 체면(?)을 유지했다. 빅10까지 아우르면 대림 한진 동부가 각각 1건씩을, 그리고 두산중공업이 3건을 수주했다. 6위에서 10위까지 업체들은 건수로는 6건을 챙긴 셈이다.
11위에서 20위에 해당하는 업체들중에는 쌍용 금호 풍림이 각 1건씩을 낙찰받았다. 21위부터 30위권 업체들중에는 삼환이 4건, 삼부토건이 2건, 경남기업이 1건을 챙겼다. 삼환기업의 눈부신 활약이 눈에 띤다.
31위부터 40위까지에서는 충일과 고려개발이 2건씩을, 한라 대아 금강종합건설이 1건씩을 수주했다.
결국 21위부터 40위권의 중견업체들이 14건을 낙찰받은 셈이다. 모두 24건을 소화한 상태에서 이중 14건을 중견업체들이 챙긴 것.
최저가제도가 도입될 당시만해도 최저가시장은 빅10의 맹활약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몇가지로 정리할수 있다.

우선 최저가제도가 도입 당시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이유를 들수 있다. 알다시피 이 제도는 건설산업 구조개편방안의 핵심이었다. 즉 이 제도를 도입해 경쟁력있는 업체와 그렇치 못한 업체를 가려내겠다는 것. 견실한 업체는 공사를 많이 수주하고 부실한 업체는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 제도가 도입된 취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입당시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오히려 운에 의해 낙찰자가 결정되는 운찰제를 고착화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돼버렸다.
또 있다. 정부가 최저가제도하에서 덤핑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감점제가 최저가시장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전혀 다른 시장(턴키, 적격심사제)에서 힘을 쓰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른바 턴키 3인방은 다른 시장에서 감점제로 인한 피해를 감안해 몸을 사리고 있다. 바로 이점이 빅5업체들이 최저가시장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한 중요한 이유다.
상대적으로 -1점부터 -3점까지의 감점도 충분히 감수(?)할 만한 중견업체들은 최저가시장에서 앞으로도 용감무쌍할 것이다. 1천억 이상 공공공사를 3건정도만 수주해도 올 농사는 마친 것 아닌가?
지금 정부는 최저가제도를 예정대로 확대시행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확대여부보다 더 중요한 일은 이 제도가 도입당시의 취지대로 시장에서 작동되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윤경용 기자consrab@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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