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교통투자, 생산시스템과 통합적으로 설계돼야 최대 효과”
[특별기고] “교통투자, 생산시스템과 통합적으로 설계돼야 최대 효과”
  • 조성균 APEC 교통실무그룹 전체 의장
  • 승인 2019.07.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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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교통실무그룹 의장으로서 종합적 담론 제시
“빅데이터・자동화, 신기술 대표적 테마로 인식돼 와”
“핵융합상용화시 원론적분야 몇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조성균 APEC 교통실무그룹 전체 의장.
조성균 APEC 교통실무그룹 전체 의장.

교통분야 국제기구는 APEC(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SEM (Asia Europe Meeting), UNESCAP(United Nation Economic Social Commission for Asia and Pacific), OECD ITF(International Transport Forum) 등 다수가 있다. 
이 중 가장 큰 조직은 OECD의 ITF라고 볼 수 있다. OECD는 국가가 지불해야 하는 일정한 회비 이외에도 자발적 기여금이라고 해 특정국가가 재정지원을 하면, 그 돈으로 그 국가가 원하는 정책보고서를 출간한다거나, 정책 아젠다를 만든다거나 하는 방식의 국가간 차별적인 협력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쉽게 말해, 많은 회원국을 보유하고 경쟁적으로 국가들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야 사무국 직원들 임금을 주고, 자기가 필요한 직원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재정지원의 근거가 되는 많은 프로젝트와 회의를 운영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선은 OECD의 프로젝트나 회의는 사무국의 인사권자인 OECD 사무총장(Jose Angel Gurria Trevino)의 입장을 반영하고, 그 다음 재정지원이 풍부한 순서대로 회원국의 입장을 반영하게 된다. 

◼ APEC는 의장역할이 중요 

APEC은 사무국 조직이 OECD의 10%도 안 될 정도로 작기 때문에, 사무국 보다는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아젠다를 주도하고, 회의를 운영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는 원래 의미의 협업에 매우 가까운 조직이다. 
이 규모를 비교해 보자면, 2017년도에 OECD의 지역발전정책 위원회(OECD Regional Development Policy Committee)는 OECD 사무국 내의 Regional Development Policy Division이라는 약 40여명 규모의 조직에서 담당했는데, 그 비슷한 규모의 APEC 교통실무그룹회의(Transport Working Group, TPTWG)는 오직 한 사람의 APEC 사무국 직원이 행정처리를 맡고 있다. 이 직원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위원회인 APEC Automotive Dialogue를 또 맡고 있다. 그래서 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하는 문서에 따라 수동적으로 운영되는 OECD ITF 등에 비해 APEC TPTWG는 아젠다, 프로젝트, 회의운영에 있어서 의장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2011년부터 APEC에 참여를 해왔다. 
의장이 되고 나서는 연간 TPTWG 업무계획을 작성하고, 3년에 한 번 오는 전략계획을 만들고, 1년에 두 번 열리는 TPTWG 회의를 운영했다. 
회의 운영은 아젠다를 만들고, 회의를 주재하고, 회의시 필요한 발표자료를 만들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임원들을 지목하는 등의 일들로 구성돼 있다. 1회의 TPTWG에는 150~200명 가까운 정부측 인사들이 참여한다. 또 TPTWG는 4개의 전문가 그룹이 있다. 육상교통, 해상교통, 항공교통, 그리고 복합교통 그룹이다. 그리고 그 전문가 그룹들은 그 하부에 서브 그룹이 있다. TPTWG는 이 모든 그룹의 회의가 회의 기간 내에 한꺼번에 열리게 되는데 회의 자료만 백 수십여건에 달하는 방대한 회의다.
이러한 회의를 하면서 회원국과 논의하려던 철학은 약 18년 동안 국토부에 근무하면서 배우고 실천해온 교통 투자에 대한 원칙, 교통신기술의 응용, 그리고 에너지 등 필수적으로 관련된 분야와의 연계 전략들이었다. 
교통 투자 정책은 다른 국토, 지역개발 정책과 산업, 기업, 일자리, 공정거래 정책 등과 제대로 연계되어서 이루어져야 별도의 부가가치를 생성해 낼 수 있다. 이런 종합적인 담론을 TPTWG를 통해 담아내려고 했으나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이 담론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교통투자 전략에 대한 담론 

먼저, 경제개발과 통합적인 입장을 취하는 교통 투자 전략에 대한 담론이다. 
지역개발, 산업, 일자리, 공정거래 등이 연관된 다각적인 투자 타당성은 현재 정책상 계량적으로 다 반영하기에는 거리감이 있다. 기술적으로 그런 타당성조사를 하기 어려운 것이 주 이유는 아니다. 계량적 관점에서 편익으로 반영되는 부분은 새로운 교통시설이 건설됐을 때, 그로 인해 전국에서 변화된 교통과 관련해 절감하는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한 양이다. 
이 계산의 기본 전제는 개개인의 목적별 교통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사람들이 직장을 출퇴근하거나 통학할 때, 그리고 생필품을 구매하러 간다거나 할 때 대부분은 정해진 지점을 일정한 시점에 방문하는 일관된 습관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각 인구는 각 시군구의 인구 중심점(인구에 대한 가중 평균)에 모여있다고 가정한다. 이 각각의 교통인구가 시작점에서 종점으로 가는데, 어떤 교통수단과 어떤 교통망을 따라서 갈 것인지가 경제학 이론에 근거해 정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도로나 철도가 건설이 되면, 각 사람당 이동수단과 경로는 당연히 바뀌게 된다. 이 새로운 도로나 철도가 그 타당성이 검증돼야 할 신규 교통수단이다. 이전 경로와 새 경로를 비교해 총 통행시간이 줄어들었다면, 그 통행시간에 시간당 평균 노동임금을 곱한다. 
이렇게 돈으로 환산된 교통시간 절감이 새 도로 또는 철도로 인한 계량적 편익이다. 이 편익이 새로운 교통시설의 건설 비용보다 크면 그 도로는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계량적으로 우리나라 뿐이 아닌 세계적으로 교통 인프라의 편익을 계산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편익이 그 사회에 다시 재투자됐을 때 발생되는 2차 편익이 아직까지는 계량적으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이 절약된 교통시간들은 그 국가의 생산시스템에 다시 투입돼 부가가치를 다시 생산하게 된다. 한 국가는 전체 산업으로 구성된 투입 산출 생산시스템으로 모델링 될 수 있다. 즉 N개의 산업은 단위 금액이 투자될 때, 그 자신을 포함해 다른 산업들에게 결과물을 생산한다. 정책적으로 2차적으로 생산된 부가가치를 계량적 편익에 넣을지 말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중요한 점은 한 국가가 산업 간에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갖고 있고, 절감된 교통시간이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에 투자가 된다면, 그 추가될 부가가치는 더 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교통투자는 한 국가의 전반적인 인구-산업-시장-교육-서비스를 아우르는 생산시스템과 통합적으로 설계돼야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신기술의 대표적 테마는 빅데이터・자동화”

두 번째, APEC 교통실무그룹에서 논의가 된 철학 중의 하나로 신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신기술은 정책 연계에서 항상 우선순위를 차지해 왔다. 빅데이터와 자동화는 분야를 막론하고 신기술의 대표적인 테마로 인식돼 왔다.
자동화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교통 분야에서의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은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를 동반할 것이다. 자율주행은 교통시간 자체를 업무시간으로 바꿔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에 말했던 교통시설 타당성 조사에서 신규 교통시설이 교통시간을 단축해 발생하는 편익 이외에 자율주행이 업무시간으로 대체해버려서 순수 증가한 업무시간 편익을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이 생긴다. 
자율주행차량이 1%가 늘어나서 100억원의 업무시간이 늘어났는데(편익), 새로운 고속도로를 내서 겨우 90억원의 교통시간 절감이 이루어졌다면, 과연 그러한 도로를 만들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 광범위한 영향력으로 인해 APEC 교통실무그룹에서 자율주행은 육상, 해상, 항공, 다중 모델을 뛰어넘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발전된 기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부분이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시스템에 달려 있다. 선진화된 국가가 에너지 자급을 이루면, 아주 큰 시너지가 있다. 2010~2012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셰일 가스 혁명이 그 예다. 

◼ “핵융합 상용화시 원론적 분야 몇단계 업그레이드”

APEC 교통실무그룹에서 현재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다 보면, 인프라 투자의 원칙, 원천기술, 에너지 생산 등 원론적인 주제로 회귀를 하게 된다. 
이러한 논의들은 수 십년 전부터 연구가 돼오던 것임을 고려하면,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변하는 것이 아니고, 몇몇의 고전적인 원칙과 이론에 따라서 차근차근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가장 무결점의 에너지로 인식이 되는 핵융합 발전도 조만간 아주 가시적인 결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화석 연료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핵융합을 상용화한다면, 미국이 경험했던 것 이상의 성장 시너지가 이뤄질 것이 아니겠는가 예측을 해 본다. 
핵융합 가동시, 바다에는 지구의 현 에너지 소비 수준을 200억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천연 중수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앞서 말한 모든 원론적 분야를 몇 단계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 조성균 APEC 교통실무그룹 전체 의장 약력

◇ 제37회 기술고시(행시 45회) 토목직렬 수석합격
◇ 자동차운영과, OECD 파리본부 근무
◇APEC 교통실무그룹 산하 자동차안전기준 조화 그룹 의장
◇국토교통부 국제협력통상담당관 

 

 

 

 

 

 

정리 =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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