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진 기자 취재2부
10월말 현재 전문건설업체의 부도업체수가 지난해 수준(364개사)에 육박한 294개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말 부도업체 또한 지난해와 비슷한 350~400개사 내외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같이 수치상으로 볼 때 금년도 건설경기는 예년에 비해 호경기라고는 할 수 없으나 평년작은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전문건설업체의 부도숫자만을 갖고 올 건설경기 전반을 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그만큼 전문건설업계가 안정됐다는 점에서 건설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건설업계는 올해보다는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의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내년이 더 두려운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
최저가 대상공사의 대부분이 70% 미만의 저가수주공사로 하도급공사 또한 저가수주가 불가피하고 그 여파가 적격심사대상공사에까지 미쳐 적정 하도급대금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토공 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원도급자가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의 하도급 낙찰률을 다른 공사에도 적용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니냐"며 "만약 그럴 경우 원도급업자의 부도에 앞서 전문업체들이 먼저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최저가 대상공사는 저가하도급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하도급대금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최저가공사에 한해 발주처의 하도급대금 직불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문건설업체들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우선 그동안 전문업체들은 원도급자라는 비닐하우스안에서 양적인 성장을 해왔고 IMF이후 원도급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하자 적정하도급이니 하도급직불제 등을 주장, 나름대로 자기 몫은 챙겨왔다.
즉, 공사비 절감을 위한 노력이나 기술개발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단순히 하도급 비용만을 높게 또 편하게 받으려고만 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전문건설업체도 과감히 기존의 경영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특히 최저가 낙찰제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자신들만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물론 정부의 하도급업체 보호뿐만 아니라 부실공사의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요구되지만, 그보다 먼저 전문건설업체들의 가격경쟁/기술경쟁/경영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홍제진 기자 hjj231@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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