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신청사 건립공사’에 신음하는 광교 10년 공공임대 주민들의 ‘피눈물’
‘경기도 신청사 건립공사’에 신음하는 광교 10년 공공임대 주민들의 ‘피눈물’
  • 선태규 기자
  • 승인 2019.05.20 12:58
  • 댓글 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 후 주변집값 껑충, 분양전환가도 급등
신축 무산시기 입주… 공사 후 주변 집값 껑충, 분양전환가 급등
5년 뒤 10억 부담할 수도… 입주민들 ‘휴먼거지’ 비하에 설움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 광교중앙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경기도 신청사 건립공사’ 현장을 감싸고 도는 키 큰 철제 벽을 만날 수 있다. 그 공사현장 주변으로 마천루 같은 신축아파트들이 둘러 서 있고 새로 지은 마트나 몰도 버티고 섰다. 경기도 전체를 관할하는 도청이 세워지니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집값이 오를 것이란 짐작은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도청 신축현장 뒤편에 위치한 LH의 ‘광교 센트럴타운 휴먼시아’는 여타 신축아파트처럼 우뚝 서서 다른 건물들처럼 ‘부동산 호재’를 기대하는 듯 보였다. 

◼ ‘호재’가 유독 ‘악재’인 그들 

호재에 기댄 ‘막연한 상상’은 센트럴타운이 눈에 들어오면서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센트럴타운 단지 정면(도청 건설현장 기준) 아파트 벽 전체에 크게 써 붙인 현수막이 보였다. “국민소망 내집마련, 집 가지고 장난말라.” 단지 뒤편으로 가보니 역시 아파트 벽 전체에 “서민 주거안정 거짓 홍보, 알고보니 LH 폭리”라는 글귀가 각각 새겨져 눈에 들어왔다. 

LH가 지은 10년 공공임대주택 센트럴타운은 21·22·40·45·50·60 ·62단지로 구성돼 있고 이곳에는 4천여 세대가 입주해 있으며 10년 뒤 분양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2024년 초부터 분양전환이 시작되니 지금부터 5년이 남았다. 

“삭월세 살게 하면서 청약통장은 뺏어갔으니 LH가 홍보했던 것처럼 10년 살면 내집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수원시LH10년공공임대연합회 박종순 회장은 현 상황에 분통을 터뜨리며 말문을 열었다. 계약당시 5년 공공임대나 10년이나 기한만 늘어난 것이라고 생각했고 5년·10년 공임의 차이점에 대한 별도의 설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표준임대차계약서(전용 85㎡ 이하 10년 공공임대주택)’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문제의 조항 “제12조 2. 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은 분양전환당시의 감정평가금액으로 한다”는 별도의 설명이 없는 한 일반인들이 찾아내기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아파트에 LH직원들도 입주해 있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 이에 대한 반증이다. 

주민들은 2014년경 분양가격 2억9천만원(34평 기준, 주변 민영아파트 시세 3억5천만원)만 내면 10년 뒤 내집이 된다는 생각으로 보증금 5천600만원에 월 70만원을 내고 살았다. 보증금을 더 내면 월세를 줄여준다는 얘기를 듣고 일부 주민들은 보증금을 2억원으로 올리고 월세를 약 35만원으로 낮췄다. 이 당시는 신분당선이 들어오지도 않았고, 새 경기도청이 건립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던 시기였다. 교통도 불편했고 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황무지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불과 5년 뒤 상황이 뒤집혔고 ‘문제의 조항’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신분당선에 경기도청 건설공사가 시작되면서 고층 고급 아파트들과 각종 편의시설들이 임대아파트 주변을 에워쌌다.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10억원을 찍어 지역 국회의원이 입주할 정도가 됐다. 덩달아 임대아파트는 8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문제의 조항’에 따르면 입주민들은 5억원을 더 내야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내 집이 된다. 분양전환시기가 5년 더 남았으니 아파트가격은 더 올라 10억원을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입주민들의 40%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등 사회적 약자로 특별분양을 받은 세대다. 나머지 입주민들은 이 아파트가 세워지기 전 구도심에서 임차인으로 살던 사람들이고 20% 정도 일반분양을 받은 세대도 있다. 공통점은 모두 무주택 세대다. 

“시세대로 분양전환하면 모든 입주민들은 ‘내 집’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다”고 한 주민이 목청을 높였다. ‘도청 건설’이란 ‘큰 호재’가 입주민들에겐 ‘비명’을 부르는 ‘악재’가 되고 있었다.

◼ ‘휴먼거지’ 비하에 설움이 북받치다… 문 대통령 약속지켜야  

“LH공사 분양폭리, 무주택서민 피눈물난다.”

센트럴타운 단지 입구 눈높이 위치에 현수막 3장이 위 아래로 나란히 걸려 있고 그 중 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 자극적 문구는 작은 도로 건너편의 초등학교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학교에는 주변 아파트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등교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기죽을까봐 현수막 거는 것을 많이 망설였습니다.” 한 입주민은 그런 얘기를 털어놨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입주민은 “주변 사람들이 우리 입주민들을 ‘휴먼거지’라고 부른다”고 허탈해 했다. 

‘휴먼시아’에서 ‘휴먼’을 땄고, ‘없이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거지’라고 붙여 그렇게 업신여기는 호칭을 만들었을 것이다. 소위 어른들이 그렇게 공공연히 부르고 있다면 어린아이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까 싶었다. 입주민들은 10년 공임의 난제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편견’과 충돌하고 있었다. 

한 입주민이 유튜브 동영상을 보내줬다. 그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 지역 국회의원 후보 지원유세에서 해당 후보가 10년 공임 분양전환 가격을 5년 공임과 같은 방식으로 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여러분이 당선시켜 주시면 저와 우리당이 그 공약을 확실히 뒷받침해서 당론으로 채택하고 법안발의해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지금 그 후보는 당선됐고 당시의 환호하던 지지자들에게 약속이행을 통해 답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수아맘 2019-05-20 16:08:49
와~~대박이네요.. 대놓고 서민등처먹은 돈 뒤로 해쳐먹고 건물짓고 성과급 잔치하고 그러는구나

이게나라맞는가? 2019-05-20 14:33:30
정확한 기사 감사합니다.
10년공공임대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도모를 위해 도입된 후분양 주택 입니다.정부의 정책 실패로 부동산이 폭등한걸 LH나 국토부는 시세대로 분양하여 수조원의 폭리를 취하려 합니다.국토부는 기분양된 세대와의 형평성을 운운하는데 기분양된 주택은 민간건설사 분양이며 그것또한 시세보다 저렴하게 확정분양가로 분양되었습니다. 세종시에서는 공무원들에게는 임대주택을 확정분양가로 저렴하게 분양 하고 서민들은 2배3배 오른 시세 분양 하고 이거야 말로 모순 아닌가요? 10년공공임대 취지에 맞게 분양가상한제 또는 5년임대와 동일 방식으로 변경해주세요

청신호 2019-05-20 14:48:39
청신호 이딴거 10년공임처럼 서민에게서 갈취한 돈으로 생색낸거~~
나중에 뭐로 기억 될까? 적폐?

이게나라맞는가? 2019-05-20 14:35:13
기사속 그 후보의 공약 동영상 입니다.공약 약속 이행 하십시오!!!
https://youtu.be/wqttXOtUnM0

LH 세종시 10년공공임대 공무원만 확정분양가 공급 ‘논란’ http://me2.do/GAM0erG7

청약통장 돌려줘 2019-05-21 06:49:15
공공택지에 지은 10년공임 ...시세대로분양하고 일반브랜드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로 분양하고..이게 말이된다고 생각하십니까?10년공임 누가 거져달라합니까?분양가 상한제로 분양하면 건설사나 lh는 적정이윤 보장받습니다..분양가상한제로분양하면 되는데 lh가욕심이 과하네요서민상대로 갭투기를 하다니..떳다방도 아니고10년동안 월세받고 10년후에 오른시세대로 헌아파트를 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