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사회변화에 부응하는 조경
[조경칼럼] 사회변화에 부응하는 조경
  • 양병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승인 2019.04.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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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변화에 부응해서 조경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조경분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우리사회가 나아가는 방향과 밀접한 연관을 맺기 때문에 우리사회가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를 살펴본다면 첫째는 지구환경문제가 점점 악화되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을 보면 근래에 올수록 우리나라의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 둘째로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건강과 웰빙의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와 맞물려 국민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과 힐링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넷째로는 먹거리의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오염에 따른 먹거리의 오염이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어 있다. 
조경분야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변화추세에 부응해서 조경분야가 적극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조경분야가 변화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구환경문제 완화에 기여하는 조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화석에너지 소비증가는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에너지효율을 위한 조경을 추진해야 한다. 옥상녹화와 벽면녹화를 통해 건물의 에너지 절약을 가져올 수 있음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근래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의 하나는 미세먼지이다. 조경분야에서 미세먼지 저감형 조경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나무 한 그루당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펀지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빗물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저장해뒀다가 활용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사업으로 2020년까지 전국 도시의 80%에서 빗물의 70%를 재활용하는 스펀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인 데다 홍수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물순환형 조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조경분야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방향은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한 조경이다. 특히 도시에서는 생물서식지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 벌과 나비 등 생물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선진 외국 도시에서는 벌과 나비 등 화분매개자의 서식처를 복원하기 위해 ‘화분매개자 친화형 공원(pollinator friendly park)’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구환경문제 때문에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져 재난피해를 당한 도시들은 회복탄력성이 높은 도시로 만들어 가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맞추어 조경분야에서도 ‘회복탄력성이 있는 조경(resilient landscape)’이 대두돼 시공된 조경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2013년 기준 세계인구의 11% 정도인 8억명이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이다. 호주 조경가협회에서는 도시농업의 새로운 흐름으로 ‘Foodscape’라는 패러다임을 조경설계가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조경설계가는 관상식물 뿐 아니라 야채와 과일 등 작물까지도 미학적 연구를 해서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경에서의 시민참여 필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뉴욕시의 센트럴 공원도 Central Park Conservancy라는 비영리단체가 뉴욕시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공원연간예산의 75%를 모금해 충당하고 있다. 
이제는 지방정부가 도시 공원녹지의 운영관리를 모두 책임지고 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정부가 시민과 함께 파트너십을 갖고 관리와 모금을 병행하는 시민참여형 공원녹지 관리 방식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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