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할일 없는 해건협이라면...
<기자수첩>할일 없는 해건협이라면...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1.10.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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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연 기자 취재1부
4/4분기에 접어들면서 여러 기관에서 내년 건설경기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외건설 수주전망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내년도 해외건설 수주 전망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건설협회에 확인해 보려고 했으나 어어없는 일을 당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아직 우리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 없다. 올해 실적보고도 안돼 있는 상태에서 내년 전망은 무리인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아직 내놓은 전망이 없다는 데 어쩔 도리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생각한 바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다시 한번 "금년에 비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정신없이 바빠 모르겠다는 한마디였다.
도대체 뭘 하길래 그리 바쁜지 궁금해 협회가 하는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해건협 관계자가 귀찮다는 듯이 하는 대답이 더욱 가관이다.
"하는 일 없다"
심각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적어도 해외건설 현황이 어떻고 침체된 해외건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지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해야 하는 협회에서 한다는 말이 고작 '하는 일 없다'라니..
해건협 회원사들은 실적에 따라 회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업체의 회비를 받아 운영되고 있는 해건협이 정작 업체를 위해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해외건설 관계업체들에게는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유일하게 해건협이 내세우고 있는 해외건설종합정보도 일부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쯤에서 과연 해건협이 무엇을 위해 존립하는지, 존립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협회 관계자에게 되묻고 싶다.
가뜩이나 국내 업체의 해외건설실적이 극히 부진한 상황이라 일부에서는 '해건협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건설협회의 해외담당부서 정도로 귀속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해건협 관계자들의 근무상태는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협회는 회원사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그들이 알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뭔지 모른 채, 하는 일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해건협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이미 협회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정정연 기자cat@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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