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 건단연 기획단 '무용론'
<낙지골에서> 건단연 기획단 '무용론'
  • 승인 2001.10.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경용 취재1팀장
'건설산업선진화기획단'
지난 2000년 새천년 벽두에 건설단체총연합회가 만든 단체다.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래도 막연하게 나마 새천년을 맞는 희망가를 노래하던 시기에 건설산업선진화기획단이 출범했다.
공공부문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대신 민간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기적 상황이 기획단을 태어나게 한 것이다. 기획단 역시 민간차원에서 스스로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출사표를 밝힌바 있다.
공공부문에 의해 수동적으로 개혁당하지 않고 민간부문이 제 역할을 설정하고 이를 건설산업 내부로부터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출범 당시의 취지였다. 옳다 백번옳은 얘기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기획단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사이에서 완충작용과 함께 공공과 민간에 대해 똑같이 아픈 지적을 서슴없이 해주길 기대했었다.
정부의 정책방향은 옳은데 민간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 민간에 대해 잘못됐음을 지적해주고 그 반대라면 역시 마찬가지의 고언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기획단은 출범과 함께 새천년 국가경제를 책임지는 새건설산업이라는 모토와 함께 신뢰성, 경쟁력, 신제도, 새시장 등 4개의 목표를 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중심의 투명한 참건설문화 창출 등 8개의 세부전략과 그에 따른 40개의 실천과제를 설정해 그중 지난해 4개과제를 그리고 오는 30일 3차 양지포럼을 통해 4개과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획단은 건설단체총연합회 산하에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각각의 단체들의 이해와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기보다는 건설산업 공통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의 현안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한가한(?)과제들이 많다.
기획단이 민간이 주도하는 건설산업의 틀을 만든다던 도입 당시의 취지와 얼마나 부합되는 활동을 하고 있는가? 또 기획단이 계속해서 필요한가?
기자는 이런 방식으로 운용되는 기획단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생각해보자.
기획단이 출범한지 2년여 동안 우리 건설산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도기적 상황이 계속돼왔다.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발전할수도, 퇴보할수도 있는 중요한 갈림길이 많았었다.
이런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회에는 부대입찰제도 폐지등을 포함한 건설산업기본법개정안이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협회의 반대로 통과여부가 불투명하다. 건설관리공사법이란 희한한 법도 의원입법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그 뿐인가? 전기/통신공사까지도 통합발주해야 하는 마당에 중기특위에서는 자재분리발주를 주장하고 있다.
업역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그런일에 끼어들면 기획단의 품위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고 판단해서인가? 출범하고 2년여동안 꼭 필요한 시기에 기획단은 말이 없었다. 건단연은 이런 기획단을 운영하기위해 올해 3억8천9백만원의 예산을 배정해놓고 있다.
건설산업선진화기획단이 필요한가?

윤경용 기자consrab@conslov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