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 유휴 지하공간 ‘태양광 정원’으로 재생
종각역 유휴 지하공간 ‘태양광 정원’으로 재생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8.12.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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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천장 8곳에 ‘원격 태양광 채광 시스템’ 구축
종로타워 앞 지하공간(850㎡)에 도심 속 작은 식물원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서울시는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2층)으로 이어지는 지하 유휴공간(850㎡)이 태양광으로 식물을 키우는 지하정원으로 재생해, 내년 10월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각역 지하공간은 특별한 쓰임 없이 비어 있어 평소 인적이 드물고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통로 역할에만 머물러 있던 이 공간에 대한 활용방안을 지난해부터 고민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하공간으로는 드물게 넓고(850㎡) 천장이 높은(약 5m) 광장 형태로 조성된 점, 지상부에 광장이 있어 일조환경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해 ‘자연광을 이용한 지하정원’으로 조성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은 지상의 햇빛을 지하로 끌어들여 지상과 유사하게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 환경을 구현해내는 ‘태양광 채광시스템’이다. 천장의 8개 채광시스템을 통해 자연광을 지하로 끌어들여 마치 햇빛이 스며드는 동굴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태양광 채광시스템’은 2개의 비구면 거울을 이용해 태양광을 고밀도로 집광한 후 특수제작한 렌즈를 통해 장거리 전송하는 원격채광 방식이다.
지상부(종로타워 앞 광장)에 설치되는 집광부는 투명한 기둥형태로 설치해 집광된 태양광이 지하로 전송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야간에는 내장된 LED광이 경관등 역할을 한다.
태양광 채광시스템은 야간시간대, 비가 오거나 흐려서 태양광이 비추지 않는 날에는 자동으로 LED 광원으로 전환돼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 조도 확보가 가능하다. 천장에는 빛이 반사ㆍ확산되는 캐노피를 설치, 빛과 식물이 다시 캐노피에 반사돼 식물원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컴퓨터프로그램을 이용한 태양추적방식으로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PC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콘트롤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식물이 식재되는 정원은 전체 공간의 약 1/6 규모(145㎡)다.
지하정원에는 광량이 많아야 재배 가능한 레몬트리, 오렌지나무 같이 과실수와 이끼 등 음지식물을 포함 다양한 식물을 식재해 사계절 내내 푸른 ‘도심 속 작은 식물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원 사이사이에는 식물 체험ㆍ교육, 공연, 모임, 직장인 힐링 프로그램(요가, 명상 등) 등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가변공간을 조성해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머무르는 공간으로 만든다. 현재 지하공간 양쪽 끝에 위치한 계단은 시민들이 앉아서 쉬거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스탠드 형태로 개조된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의 ‘종각역 지하 유휴공간 재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해 현장조사를 거쳐 올초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하고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현재 기본ㆍ실시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내년 2월 착공, 10월에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하정원 조성 후에는 모니터링 등 데이터 축적 과정을 거쳐 ‘자연광에 의한 지하정원’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인정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지하정원 R&D 허브를 목표로 국내ㆍ외 정책 수출 가능성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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