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건설산업 경쟁력 위한 ‘적정 공사비 확보’ 좌담회
<2>건설산업 경쟁력 위한 ‘적정 공사비 확보’ 좌담회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8.04.2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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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미확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 반복’

[건설산업 경쟁력 위한 ‘적정 공사비 확보’ 좌담회]
공사비 미확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 반복’
공사비 부족 = 생산성 하락↓, 숙련도 부족한 외국인 노동자 증가↑

주최 : 한국건설신문
사회 : 김 덕 수 한국건설신문 부장
주제발표 : 최 석 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토 론 자 :
이 현 승 한국도로공사 건설처 건설계획실장
김 한 수 세종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
김 상 범 동국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조 준 현 대한건설협회 본부장
최 석 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권 기 산 GS건설 사업개발실 실장
유 현 남양건설 영업기획본부 상무

 

▲ 사진 윗줄 왼쪽부터 김덕수 한국건설신문 부장, 이현승 한국도로공사 건설처 건설계획실장, 김한수 세종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 김상범 동국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아랫줄 왼쪽부터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본부장,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권기산 GS건설 사업개발실 실장, 유현 남양건설 영업기획본부 상무.

<지난 기사에 이어>

◇사회 김덕수 기자 = 공공 부문의 공사비 미확보로 인한 수익성 악화,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의 여력을 상실, 안전과 품질 등 현장의 부실화 유도에 대한 의견은.

◇최석인 박사 = 공사비는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이윤과 본사관리비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지금 논의하고 있는 공사비 부족 문제는 직・간접 공사비에 주로 해당되겠다.
현재의 입낙찰 제도로 인해 업계는 이윤과 본사관리비를 제대로 당해 공사의 입찰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은 이윤이 확보돼야 가능한 것으로 중소형 건설업체는 현재 크게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는 영역이다.
지금은 실제 시설의 건설하는데 소요되는 직・간접 공사비의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안전과 품질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요율로 정해져 있는 안전관리비를 정액으로 보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남양 유현 상무 = 적정공사비가 확보되지 않으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해당 프로젝트 완성에만 급급해지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비롯한 그 외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인력양성은 소원해질 수밖에 없어진다.
즉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반복되어진다. 또한 공사비 미확보 문제는 당연히 안전과도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늙은 도시가 되어 있다.
30년 넘은 SCO가 2천600개인 데다 앞으로 20년 후면 30년이 넘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이 61.5%로 늘어난다.
공사비가 충분치 않으면 손실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부실공사 개연성이 커질뿐만 아니라 SOC의 유지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권기산 실장 = 기술개발이나 인력양성은 향후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투자다.
묻고 싶다.
“현 제도하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하면 국내공공건설시장에서 적정한 공사비로 수주를 많이 할 수 있을까?”
만약, 모두가 그렇다고 느낀다면 사활을 걸고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매진할 것이다.
덤핑이나 운에 의지해서 수주하는 구조가 아니라 발전적인 노력에 의해서 수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사현장에서의 안전과 품질은 절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 타협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공공프로젝트는 예산절감이라는 미명하에 발주처로부터 암묵적으로 타협을 강요받고 있다.

◇김한수 교수 = 건설업계가 이러한 선언적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처지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과연 전적으로 정당성을 갖는지는 냉정하게 판단해 보아야 한다.
큰 틀에서 보면 낙수효과(落水效果)가 있었는지를 짚어보아야 하고, 건설기업들이 수익을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에 충실히 투자를 했는지도 성찰해 보아야 한다.
특히 공사비 미확보가 안전과 품질 등 현장의 부실을 유도한다는 주장은 자가당착 (自家撞着)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자칫하면 계약의 기본원칙인 신의와 성실을 부정하는 주장으로 비추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범 교수 = 건설관리학회와 공사비 TFT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 산업적인 안전문제의 개선과는 달리 건설업계의 안전사고율은 정체 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공공발주자와의 간담회에서는 공사비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과 숙련도가 부족한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등으로 인해 건설 품질 확보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발족한 건설안전학회에서도 공공공사비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건설의 안전과 품질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무리한 공공공사비의 책정 및 관리는 장기적으로 건설 안전과 품질 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
또한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0여년간의 건설관련 학과에 대한 심각한 기피현상은 향후 한국건설산업의 경쟁력 악화와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생존의 문제가 이슈인 건설업계에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이라는 지속가능한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요소가 도외시 되고 있다.
건설산업이 국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수출주도경제구조에서의 한국건설의 역할을 고려할 때 적정한 공공공사비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업계 역시 계약자의 관점에서 생산과정과 결과물의 안전 확보는 어떠한 경우에도 타협할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라는 점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부단한 노력 역시 필요하다.

◇조준현 본부장 = 그렇다. 적정공사비 미확보는 건설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
특히 이는 업체의 기술개발 여력을 약화시켜 4차 산업혁명 대비 등 예측 가능한 경영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한다.
그리고 공사비 부족은 하도급, 자재·장비, 근로자 등 하위 단계에 전가돼 건설현장과 시설물 안전 및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유지관리 비용 증가 및 국민 편익 감소 등 국민경제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발주기관들은 시설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시설물의 품질과 안전향상을 통한 ‘국민을 위한 복지’ 차원의 예산집행이라고 봐야 한다.

◇이현승 실장 = 건설업체의 경영여건 악화는 결국에 건설약자인 하도급·자재·장비업자의 부실화 및 건설근로자의 외국인 대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우수기능인 양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이는 결국에 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종합심사낙찰제가 공사수행능력이 우수한 업체가 적정가격으로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입되어진 만큼 정부와 발주기관은 단가심사기준 개선 등을 통해 적정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원도급사는 적정공사비로 고품질의 건설공사를 시행하고 하도급사와의 상생에도 노력하여 건전한 건설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회 김덕수 기자 = 공사의 입찰시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입찰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전략인데, 현재의 모습은 무분별한 투찰행위가 여러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적정공사비 미확보에 대한 의견은. 

◇조준현 본부장 = 원론적으로 틀린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공공공사의 공사비 부족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공사 수주가 주 업역인 건설업체에 있어서는 채산성이 없는 공사에 투찰하지 말라는 것은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게다가, 공사수행능력 만점자 중 수십, 수백대 일의 확률로 낙찰되는 적격심사 공사의 특성을 감안할 때, 모든 공사를 견적한 후 투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다.

◇남양 유현 상무 = 손실이 불 보듯 훤한데도 업체가 적자로라도 수주를 하는 이유는 건설만이 갖는 수주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한쪽은 낭떠러지인 내리막 산길을 달리는 자전거가 연상된다. 멈추면 살 수 없다.
기존 현장도 보유인력도 같이 피해를 입는다. 그나마 최근엔 실행의 수십프로를 넘나드는 적자투찰은 줄었지만, 그나마도 수주를 못할 경우 발생할 더 큰 손실을 상쇄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손실은 감수하고서라도 아픈 가슴으로 투찰하는 것이다.
물론 업계도 채산성 없는 공사참여는 지양해야 한다.
절대공기부족, 일식단가 속에 숨겨진 함정 등 열악한 조건을 짐작하면서도 자존심 상하지만 참여하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도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없어지도록, 먼저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노력해줘야 하고 저가투찰을 유도하는 입낙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이현승 실장 =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쉽지는 않은 문제인 듯하다.
건설업계는 투찰 시 설계내역서에 따른 실행률 산출은 하지만 결국에는 ‘수주’가 목표이기 때문에 실행률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형태를 보인다.
물론 회사의 인력 운용 등을 고려해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입찰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업체가 같은 전략을 반복적으로 진행한다면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건설업계는 이에 대한 자정노력을 통해 성숙한 입찰문화가 조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김상범 교수 = 연구자로서 산업전반의 문제점을 연구하다 보면 가장 의구심이 드는 부분 중에 한 영역이 바로 이 질문에 해당된다.
가끔은 과연 한국건설산업에서 시장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존재한다.
이 문제의 핵심은 ‘시장기능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며, 안주하는 기업이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건설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다양한 규제와 제도의 틀이 상당부분 개선 내지 간소화돼야 한다.
공공의 관리와 감독으로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는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간과할 수 없는 반대관점의 견해는 현재 건설제도의 틀을 이용해온 건설업계에도 그 분명한 책임이 존재한다.
관련 규제와 제도정비와 더불어 건설업계의 자성과 노력 역시 동시에 필요하다.

◇최석인 박사 = 수요와 공급의 메커니즘은 선진국 건설시장에서 작동되는 것이다.
현재의 입낙찰제도는 과당경쟁의 투찰 행위를 유도한다. 이러한 문제로 대형 건설업체의 일부는 공공 건설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요하게 봐야 할 영역은 중소건설업계다. 건설업계의 90% 이상이 중소건설업체다.
특히 공공 건설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건설업체의 경우 채산성의 부족 이유로 당해 공사의 입찰을 포기하기는 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공공 부문은 단위 사업의 채산성 문제와 함께 물량 부족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권기산 실장 =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하여 분업 위주의 생산시스템과 분배 위주의 계약제도를 중심으로 산업을 지도해 온 결과다.
그 결과, 현재 공공시장에서는 채산성 없는 입찰을 포기하면 수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려고 국토부를 중심으로 시도하고 있는데 그 결과가 기대된다.

◇김한수 교수 = 원론적으로는 투찰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는 문제다.
건설기업의 경영 판단에 의한 전략적 투찰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페이퍼 컴퍼니에 의한 ‘묻지마’ 투찰은 반드시 제거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입찰참여자격의 변별력을 높이며 페이퍼 컴퍼니를 솎아내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 무분별한 투찰을 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사례와 교훈도 축적돼야 한다.
입찰참여자격의 변별력 제고, 페이퍼 컴퍼니 제거, 무책임 투찰기업 필패(必敗) 교훈, 보증의 실효성 향상 등이 종합적으로 작동돼야 책임투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공공 손실이 불가피해도 ‘적자 수주 감행’ → 멈추면 죽는다
물량 내역 확인 어려워… ‘공사비 이의신청’ 도입하자
 

◇사회 김덕수 기자 = 공사비 이의신청제도 도입 등 공사비 산정기준 개선 관련 의견이 있다면.  

◇이현승 실장 = 정부의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은 조달청 선심을 통해 공사비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므로 해당사항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총사업비 관리대상 이외의 사업에 대해 공신력이 있는 기관에 원가검토를 의뢰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하고 이의신청 시기 및 절차 등 세부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토목사업 : 사업기간 2년 이상의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 건축사업 : 200억원 이상>

◇권기산 실장 = 공공시설을 비용관점이 아니라 자본으로 보는 시각과 공사비에 대해 단순 예산절감이 아닌 LCC(Life Cycle Cost)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몇가지 처방보다는 보다 큰 틀의 인식의 전환과 제도의 근본적 재구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상범 교수 = 공사비 산정과 관리 부문은 지속적인 노력과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공사비의 기준은 공공이 독점하고 있으며 모든 건설관련 원가관련 노력이 초기공사비의 산정에 집중돼 있다.
초기견적부터 준공 후 이용・유지관리・생애주기 마감 시까지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원가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 전문가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해외 선진국과 같이 원가 관련 다양한 정보의 민간 생산과 관리가 활성화 될 수 있는 환경구축이 필수적이다.
활용가능한 예산을 정확히 확보하고 그 가용예산에 맞는 Target-Costing 관점의 원가관리 노력이 요구된다.
적정공사비관련 기준과 제도의 문제는 민원해결식 개선보다는 혁신적 변화가 요구된다.

◇남양 유현 상무 = 우선은 현실을 반영한 정확한 공사비 산정 및 정보공개가 급선무이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실효성 있는 공사비 이의신청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일부 적격공사의 경우에는 발주처가 제대로 된 정보를 오픈하지 않아 설계서를 못 구한 업체는 임의추정을 해 견적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다보면 실제 설계단가와 단가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같은 공종의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발주처별로 단가가 상이해서 업계에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정확한 기준을 정해 놓고 객관적인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반영을 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석인 박사 = 공사비 산정 및 관리 부문의 경우 크게 두 가지 개선방안이 있을 수 있다.
먼저 당해 건설공사 전체 공사비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
전 사업을 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은 전체 공사비 검토 프로세스를 둬 설계도면과 예정가격이 동일한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업계에 신뢰성을 줘야 할 것이다.
공사비 이의 신청제도는 총액입찰을 하는 100억 미만의 적격심사제도에 적절한 제도라 생각한다. 입찰자가 사전에 물량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한수 교수 = 공사비 수준의 높낮이를 놓고 적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건설기업마다 생산비용과 가격경쟁력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공사비 수준의 높낮이가 적정성 문제를 푸는 단초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근본적으로 적정성 문제는 공사비가 예측, 결정, 지급되는 일련의 과정(process)이 합리적이고 공정한가로 접근돼야 한다.
결국, 공공 공사비 적정성 문제는 공사비 수준이라는 결과치(outcome)가 아니라 과정(process)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향후 공사비 기준은 절대적 기준에서 참고 기준으로 진화해야 하며 관건은 공사비 기준의 해석과 적용의 탄력성(flexibility) 확보다.
이 과정에서 발주처가 시장가격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체계 도입과 견적 역량 강화, 공사비 산정 전문 직종에 의한 견적 전문화 및 객관화, (필요시) 제3자 검증, 감사제도 조율 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조준현 본부장 = 위에서 언급했듯이,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 3월 22일 박명재 의원이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동 개정안에 공사비 산정과 관련한 핵심적인 제도 개선방안이 담겨있다.
동 개정(안)과 같이 경쟁입찰의 경우 예정가격 중 순공사원가 미만으로 입찰한 사람은 낙찰을 하지 못하도록 해 덤핑입찰을 방지하고, 공사비가 부당하게 산정된 공사를 낙찰받을 경우 기초금액 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허용토록 해 손해를 감수하고 공사를 수행하는 폐해가 없도록 하며, 표준시장단가 적용범위를 300억원 이상으로 한정하도록 법률로 규정한다면 향후 적정공사비 확보에 큰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김덕수 기자 = 적정 공사비를 확보하는 방안은 공사비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인위적으로 낙찰율을 유도하고 있는 입낙찰제도의 개선으로도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적격심사제도, 종심제 등 관련한 제도의 개선방향은?

◇남양 유현 상무 = 낙찰률 하락을 유도하는 주범은 균형가격산정 시 적용하는 70:30 비율의 정부가격 대 입찰자평균가격이다. 더 큰 문제는 여기에 입찰질서 문란요소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시장평균가격이 아닌 입찰평균가격 비중을 줄이고 정부가격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여서 시공주체가 누구든 적정공사비로 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발주처는 고정비용 비중에 따른 단가심사범위 조절 및 일정 낙찰률 이하 감점기준을 두어 보이지 않는 심리적 낙찰하한선을 설정함으로써 저가투찰을 유인하고 있다.
먼저 이런 기준을 없애야 한다. 또한 균형가격산정기준도 시장가격을 반영코저 했던 도입취지를 살려 상・하위 40%.20%를 배제하고 평균을 내는 현행기준을 상・하위 동등비율 배제로 조정해야 한다.
또한 공사비 항목 중 실제 시공에 투입되는 재료비, 노무비 등과 같은 경비는 일정비율 미만 투찰은 낙찰을 못하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고 안전관리비나 품질관리비 계상 등은 낙찰률을 적용받지 않게 해야 한다.

◇이현승 실장 = 현재 건설업계의 경영여건 악화와 적정공사비에 대한 강력한 요구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인위적으로 낙찰률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입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위적인 낙찰률 유도가 바람직하지 않다.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와 발주기관은 설계단가를 현실화해 공사비를 적정하게 산정하고, 건설업계는 경쟁력 향상을 통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현재의 종합심사낙찰제는 수주 독점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업체가 공사수행능력에서 만점을 받는 상황에서 동점자 처리기준이 ‘입찰금액이 낮은 자’인 이상 저가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저가경쟁이 결국에는 건설현장의 품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입찰제도는 ‘공사비’ 뿐만 아니라 ‘품질’과 함께 고려돼야 한다.
발주기관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시공평가 등 발주기관의 자체 평가결과 활용을 통하여 우수한 품질로 시공하는 업체에게 가점을 줘 성실한 업체가 저가로 입찰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향으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최석인 박사 = 적격심사제도의 경우 전반적으로 낙찰률을 높이는 방향의 개선방안 필요하다.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고정된 낙찰률을 융통성 있게 전환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종심제의 경우 현재 낙찰률의 탄착군을 유도하는 상위 40%, 하위 20% 등 많은 개선영역이 있다.
업계의 의견을 들어보니 공평한 방식으로 전환됐으면 한다.
입낙찰제도의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단기적인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검토되는 기존 예산 대비 상승 결과를 부정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정상적인 비용을 확보해주는 과정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김상범 교수 = 낙찰률의 상향으로 인한 적정 공사비 실질적 상향은 현재의 적정공사비 미확보 문제를 어느 정도 가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대안이다.
이러한 해법의 가장 큰 약점으로 인위적인 낙찰률의 상향은 제도 개선의 명분과 당위성 확보가 어렵다는 측면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격심사 영역의 경우 대부분 중소업체가 참여하고 있다는 측면과 중소・중견 공공건설 수행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영역에 대한 우선적 해결이 필요하다.
일반인의 합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예정 공사비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다면 예정 공사비의 100% 전후에서 낙찰률이 형성되는 것이 당연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보일 수 있으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예가산정과 공사비 관리체계 구축으로 인해, 일반적인 인식이 실제현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 미래의 건설산업에서 구현되기를 바란다.

 

◇김한수 교수 = 제도취지와 제도운영의 격차(gap)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적격심사제도와 종심제 등 제도 그 자체는 상당히 좋은 취지로 만들어지고 도입된 것이다.
다만 제도운영이 그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발주처의 실적, 관행, 문화 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발주처만의 잘못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공정한 평가가 아니다. 발주처는 회계, 감사, 실적・성과와 같은 관련된 상위 틀 하에서 공공 건설공사를 시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입낙찰제도의 개선에 국한되지 않는 총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에는 입낙찰제도의 지엽적인 개선보다는 제도취지와 제도운영의 격차를 먼저 진단하고 이를 줄이는 과정으로 제도개선이 추진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건설기업의 입장에 따라 손익계산이 다를 것이고 이에 대한 반발도 분명히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제도의 좋은 취지를 실현시키는 목적과 대의명분이 뚜렷하다면 관련 부처는 이를 담대하게 추진해야 한다.

◇조준현 본부장 = 적격심사제도의 경우 17년간 고정 운영돼 온 낙찰하한율(약 80~ 87.7%)이 실질낙찰률 하락을 가져왔다.
공사규모에 따라 낙찰하한율을 10%가량 상승시킬 수 있는 계약예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79.1% 정도의 평균낙찰률을 보이는 종심제의 경우 균형가격 산정방식, 단가 심사기준, 가격산식 계수개선, 동점자 처리기준 개선 등의 방식으로 10% 정도 낙찰률 상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권기산 실장 = 물론 예정가격을 보다 현실적으로 책정하고 입낙찰제도의 낙찰률을 인위적으로 올리면 적정공사비는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건설산업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
향후 산업의 발전적 성장을 위한 생산시스템 및 계약제도의 전면적 수정이 동반되지 못한다면 단기적인 땜질식 처방일 뿐이다.


건설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견인차’ 적정공사비 절실
발주처 ‘보이지 않는 심리적 낙찰하한선 설정’ 저가 투찰 유인
입찰평균가격 비중 줄이고↓ 정부가격 비중 90% 이상 높여야↑ 

◇사회 김덕수 기자 = 적정 공사비 확보를 넘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건설업계가 해야 할 일은 많다. 특히
제도 개선에만 모든 문제를 미룰 수 없다. 건설업계의 경쟁력 향상 및 건설업계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남양 유현 상무 = 적정공사비가 확보된다면 업계 또한 원가절감과 기술력 증진 그리고 LCC측면에서 최대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리는 시공을 해야 한다.
개발건수로만 평가되는 무늬만 신기술이 아니라 동일분야에서 시공하는 업체들이 효율적이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시스템 지원도 필요하다.

◇권기산 실장 = 최근 4차산업혁명이 이슈가 되고 있다.
건설업이 그 물결의 주류에 서느냐 서서히 밀려 사라지느냐 기로에 있다.
이에 맞춰 주택 등 자체사업과 해외시장에 있어서는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국내공공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요구되는 노력은 시류에 맞지 않는 것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발전적 성장을 이루고자 하고 있는 업계의 많은 노력들이 국내공공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발현될 수 있었으면 한다.

◇최석인 박사 = 건설업계의 적정 공사비 확보는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실제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관련 사안을 보고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제도 개선 활동은 별개로 건설기업은 공기, 공사비, 품질, 안전 등의 압박요인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산성 제고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확보하지 못한 이윤과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공사비 측면의 경우 업계의 견적 역량 확보를 통해 개선된 제도에서는 제대로 된 입찰 금액을 견적하고 공사기간 동안 관리하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의 경쟁력 제고는 지속적으로 있어야 하는 고유한 활동이며, 공사비 문제의 정상화는 이러한 경쟁력 제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김한수 교수 = 수입구조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데 지출구조가 늘어난 현실에서 건설기업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은 원가혁신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기업이 반드시 기억할 것이 있다.
원가 그 자체는 혁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가는 무엇인가의 결과물 즉, 종속변수이기 때문이다. 원가혁신은 독립변수를 개선하는 것이며 그 핵심은 프로세스와 생산성 혁신이다. 결국 원가혁신은 원가 그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가 발생 또는 낭비되는 구조와 환경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건설기업은 공공공사비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현안에 대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되 동시에 원가혁신을 통한 자구책도 함께 마련하는 양동 작전을 전개해야 한다.

◇조준현 본부장 = 건설업계도 공사효율성 향상을 위한 기술력 제고 및 시공관리 노하우 축적 등 노력해야 사항들이 많다.
그리고, 이제는 적자가 명백하게 예상되는 공사는 투찰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최근 적격심사 하한선 직상으로 수주할 경우 수십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되는 건축공사 입찰에 10개 업체가 투찰을 한 경우가 있었다.
일부 업체들의 ‘일단 수주하고 보자’ 식의 수주행태가 계속된다면 설사 관련 제도가 개선된다고 해도 발주처들이 건설사들에 적자공사를 떠넘길 방안을 어떻게 해서든지 찾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건설협회도 건설산업 경쟁력 향상과 적정공사비 확보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상범 교수 = 지금까지 건설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견인차로서, 또한 수출의 핵심상품의 하나로서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글로벌 건설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건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변화의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고 있는 산업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혁신적 노력이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 중 하나는 융합 (Convergence/ Integration)과 협업(Collaboration)이라고 생각한다.
드론, 사물인터넷, 에너지 산업, AI, 증감현실, 등 다양한 유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기술개발, 이와 활용한 새로운 건설상품의 개발과 시장확장이 필요하다.
그간의 공급자 위주의 산업환경에서의 과감한 탈피와 수요자 관점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역시 필수적인 변화영역이다.
건설제도의 핵심적 영역인 조달과 입낙찰 영역 역시 기존의 공공의 정책에 따라가는 산업의 모습에서 공공의 정책을 리드하는 산업의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FEED, IPD, PMC, 등 다양한 건설 관련 글로벌 서비스 조달 방식의 변화는 건설산업 변화의 이러한 당위성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인재양성을 주문하고 싶다. 우수한 인력 없이 미래건설 경쟁력 확보는 있을 수 없다.


정리 =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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