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됐던 ‘세실극장’ 문화재생으로 4월 재개관
폐관됐던 ‘세실극장’ 문화재생으로 4월 재개관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8.03.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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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공간으로 운영할 비영리단체 5일까지 공모
42년 역사 세실극장…현대 문화사 및 건축사적 가치

▲ 세실극장 문화재생을 위한 협력 관계도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경영난으로 올해 1월 폐관된 42년 역사의 정동 ‘세실극장’이 재개관할 수 있는 물꼬가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최근 “‘세실 재생 프로젝트’와 연계해 공공공간이자 연극공연장으로 운영할 비영리단체를 선정ㆍ장기임대하는 방식으로 재개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운영비 전액과 임차료의 일부’를 자부담하는 조건으로, 4월 5일(목)까지 세실극장 운영자를 공개모집한다.
본래 공간의 성격을 유지하는 연극공연과 공공적 공간으로서의 세실극장을 운영할 기관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에 주 사무소를 둔 연극관련 사업 경력 5년 이상의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로서, 세실극장의 연극사적 가치를 살리고 정동의 문화재생을 위한 사업제안서 심의를 거쳐 선정한다.
세실극장 재개관은 정동 도시재생사업에서 문화재생의 마중물사업으로서 의미가 있다.
서울시  ‘세실 재생 프로젝트’는 세실극장의 보전에 그치지 않고 정동 ‘대한제국의 길’ 조성과 연계해 정동 역사재생사업의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시는 2016년 2월 지역의 역사ㆍ문화자산을 보전ㆍ활용, 정동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재생 후보지로 선정했다. 
핵심 내용은 ▷세실극장 보전 및 운영 ▷대한제국의 길 활성화 거점 유도 ▷거버넌스 활동 공간으로 활용이다.
세실극장은 정동 도시재생활성화구역 내 위치해 있어 최근 변화된 입지 여건으로 정동 역사탐방로의 주요 경유지로 인식되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영국대사관과 연접해 조성됐으며 잔여 구간 연결 검토중) 개통 예정이며,정동지역 내부와 접근이 용이해지면 세종대로 역사문화특화공간 조성사업과 연계해 세종대로에서 세실극장과 성공회 서울대성당이 직접 드러나는 등 입지적 상황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정동 내부와 대한제국의 길에 연결되는 세실극장

■세실극장

시는 2013년 건축ㆍ문화예술의 가치를 인정해 세실극장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한국 연극문화는 물론 시대적 현대사, 건축ㆍ문화예술의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그동안 5차례의 변화를 거치며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의 다양한 상업 미디어의 범람으로 순수연극이 인기를 잃고 재정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올해 1월 폐관에 이르게 됐다.
지금은 대학로가 연극의 메카로 인식돼 있지만 70~80년대 소극장 연극의 중심에는 세실극장이 있었다.
서울연극제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 1회 개최지이자 연극인 회관으로 사용됐던 공공장소기도 했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인 6ㆍ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지고 상업주의 연극에 반대해 새로운 시대정신의 ‘소극장’ 문화가 시작된 곳도 이곳 세실극장이었다.
세실극장이 지어진 성공회 회관, 지금의 성공회성당 별관은 1973년 처음 구상됐다. 당시 성공회가 유신체제의 탄압으로 사제들이 연행되고 재정의 확충을 위해 주주총회 등의 회의장 용도의 별관을 생각했으나 명동의 국립극장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우여곡절 끝에 문화사업의 투자를 결정하고 성공회 중흥을 이끈 교구장 세실 쿠퍼(Cecil cooper)의 이름을 빌어 ‘세실극장’이 건립됐다.
당시 건축계를 대표하는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로, 건축잡지 ‘공간’이 꼽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20선에 들기도 하는 등 공연장으로서 문회적ㆍ건축적 가치에 이견이 없는 현대(건축)사에서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세실극장을 설계한 건축가 김중업은 당시 유신체제에 반대해 프랑스로 추방된 상태여서 설계도면을 우편으로 보낸 일화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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