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놀이터 미끄럼틀 사고, 뇌출혈 중태
서초구 놀이터 미끄럼틀 사고, 뇌출혈 중태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7.11.13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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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품이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식 필요
▲ 6살 손 모군의 사고가 발생 된 지난 4일 이후 시설검사를 마친 해당 놀이터는 재개방돼 운영하고 있다. ⓒ지재호 기자

 

한국건설신문 지재호 기자 = 서초구 총신대역 부근에 위치한 어린이공원 내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지난 4일 6살 손 모군이 떨어져 뇌출혈로 9일째 깨어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단독 보도한 SBS에 따르면 손 모군이 미끄럼틀을 밑에서 위로 달려 오른 후 잠시 뒤 110c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CCTV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어린이공원은 지난 9월에 바닥 고무포장을 새로 시공했지만 시설검사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사전 개방 했다. 사고가 발생된 후 탄성 등 설치검사는 진행됐고 안전기준을 모두 통과해 지난 10일부터 해당 공원의 놀이터는 재개방했다.

이번 사고 후 안전제품에 대한 의존도 보다 모래바닥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무리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라도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놀이터에서의 동선과 놀이 방식은 어른들이 감지하는 차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모래시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된 놀이터를 찾은 차 모씨는 “모래시설은 먼지가 많아 아이에게 오히려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주변 고양이나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이 배변을 보고 덮는 습성도 있어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놀이터를 찾은 박 모씨는 “지난번에 아이가 뛰어오다가 고무바닥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었는데 모래였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 같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어릴적에 모래놀이를 하면서 보낸 추억도 있어 좋지만 내 자식이 모래에 노출되는 것을 주부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놀이터의 바닥 고무포장재보다 모래를 이용하자는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지재호 기자

 

사고가 날 때마다 안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규제가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놀이시설 관계자는 “안전만을 강요하다보니 대부분의 놀이터가 외면 받고 있다. 그렇다고 법을 무시하고 만드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히려 안전 규제를 완화해서 창의적인 놀이시설을 만들고 친환경적인 시설 속에서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시설검사를 해야 할 관련 기관이 9월에 끝난 어린이공원에 대해 시설검사를 사고 뒤 진행된 것은 안전 시스템 체계에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337건으로 이 중 215명이 추락 사고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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