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의 회귀, 정동으로 귀환
집으로의 회귀, 정동으로 귀환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7.10.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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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순례하다>의 저자,
‘나카무라 요시후미’ 국내 최초 강연…11월 9일 구가도시건축 주최

 
정동을 즐겁게 했던 소소한 세미나가 돌아왔다.

2009년 5월 1일, 바람이 산들거리던 8년 전 봄날,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옥탑방에서 정기황 씨를 초대 게스트로 하여 열렸던, 향기 있던 세미나를 기억하는만큼, 2013년 34회를 마지막으로 무려 4년 만에 돌아온 “정동도시건축세미나”는 반가운 소식이고 또 반가운 소식이다.

야심찬 재개여서인지 게스트도 무게감이 있다. 집을 순례하는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그 주인공. 건축인이라면 설명이 필요 없을 이 강연자는, 맛깔스럽고 다정한 문체와 따뜻한 감성으로 집을 안내하는 저자로 유명하다. 

제35회 정동도시건축세미나는 바로 이 사람을 초청해 “집 이야기”라는 주제로 4년 만에 정동세미나의 재개를 알린다.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1948년 지바현에서 태어났고,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전문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1972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 1976년부터 1980년까지 요시무라 준조 설계사무소에 실무를 수학했다. 1981년 자신의 설계사무소 <레밍하우스>를 설립, 1987년 <미타니 씨의 집>으로 신인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제1회 요시오카상을 수상했고, 1993년에는 <일련의 주택작품>으로 제18회 요시다 이소야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30여 년 동안 100여 채 이상의 집을 설계하고 지어온 건축가이자 저자는 20세기 건축의 거장들이 전 세계에 지은 집 30여 채를 견학하고, 그중에서 17채의 집을 선별해 책으로 집필, 순례라는 이름으로 안내해 왔다. 순례란, 거장에 대한 존경의 표시일 것이다.

여행일기 같기도 하고 건축 안내서 같기도 한 그의 에세이는 저자가 직접 그리고 찍은 스케치와 사진을 담고 있는데, 어쩌면 건축학도들이 흔히 손에 하나씩 끼고 다니는 수첩을 닮았다.

대표 저서 『집을 순례하다』, 『다시, 집을 순례하다』, 『집을, 짓다』 를 비롯해, 『내 마음의 건축』 , 『건축가가 사는 집』,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 집에 대한 초심을 잃고 건축의 거품에 휘말린 시대 건강하고 정직하고 유쾌한 이야기』,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 세계적 건축가와 작은 시골 빵집 주인이 나눈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건축 이야기』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이 중 몇 권을 선택해 정동으로의 귀환 전에 살펴보고 간다면 깊이 있는 교감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동으로의 귀환일은 11월 9일(목) 저녁 7시이며, 장소는 프란치스코회관 4층 410호(서울 중구 정동 17-1)이다. 선착순12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사전 신청은 지난 14일(금) 시작해 오는 11월 1일(수)까지 진행 중이다. 링크(https://goo.gl/forms/nDYOT8Vqf8SfAjAD2)를 통해 접수하고 신청 후 3일 이내 참가비 2만원을 입금(신한은행 0237893372)하면 된다.

특히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갖는 강연인 만큼 많은 관객이 몰리지 않을까 예상된다. 아마도 정동세미나 고유의 소소한 향기는 덜 묻어날 수 있겠고, 세미나를 수용하게 될 장소의 형태가 넘치는 인원을 수용하기에 유연하지 못하므로, 서둘러 신청하고 일찍 도착하는 것이 즐거운 강연을 만드는 팁이 될 것 같다.

‘집’은 건축의 원형이자 완성이 아닐까. 집을 잘 지을 수 있다면…, 건축가로서 말이다. 집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안다’. 이보다 보편적이면서 이보다 개별적인 건축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런만큼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자신의 작품이 아닌 책을 통해, 작가가 아닌 순례자가 되어, 평범하면서 특별한 ‘집’을 매개로, 대신 20세기의 거장이란 수식어에 기대어, “삶에 있어서 공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는 것은 현 시대를 사는 건축인들이 감사할 지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저자는 20세기를 순례했고, 거장을 순례했다면, 우리는 21세기의 집을 말하고, 일상을 순례한다. 그 사이에서 각자의 해석이 기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해석이 어찌되었든, ‘집’이라는 한 글자 만으로도, 초심을 잃고 건축의 거품에 휘말린 시대에, 정동으로의 귀환과 집으로의 회귀 모두 반가운 일이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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