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열정·상상·도전의 70년… 59개국에 ‘Korea 건설 혼’ 심다
현대건설, 열정·상상·도전의 70년… 59개국에 ‘Korea 건설 혼’ 심다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7.05.31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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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도전으로 가는 곳마다 전인미답(前人未踏) 새 길 열어
2011년 현대차그룹 일원으로 편입, 수익성 위주 내실경영 정착
▲ 카타르 국립박물관.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 “현대건설 70년은 대한민국 건설의 역사다.”
1947년 5월 25일 창립한 현대건설은 지난 70년 동안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건설 신화’를 기록해 왔다.
현대건설은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길을 열었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일념으로 건설산업을 이끌어왔다. 식지 않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건설역사 굽이굽이마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새 길을 개척해 왔다.
현대건설은 건설의 미명기(未明期)나 다름없던 광복 직후, 그리고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토의 핏줄인 도로를 닦고, 끊어진 다리를 연결하고, 건물을 세웠다.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경제개발 시기엔 열사의 땅 중동으로 진출해 오일달러를 벌어들여 국가재정을 보탰고, 국토개발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었다.
현대건설이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이룬 실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대건설은 1966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현재까지 해외에서 59개 국가 821개의 프로젝트(총 해외수주액 1천227억달러)를 수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모두 3천600개 공사를 수행했다.
현대건설은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의 일원으로 합류함으로써 새로운 비상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해외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 철저한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에 힘쓰는 등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제고된 현대건설은 2011년 연간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고, 2013년 해외수주 누적액 1천억달러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016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기틀을 놓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현대건설은 전후 복구사업에 이어 1960년대에 토목 분야를 주축으로 전기·플랜트·건축 전 분야의 시공능력을 고루 확충하며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의 기틀을 놓았다.
경제기획원이 1961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목표는 ‘자립적 성장과 공업화의 기반 조성’이었다. 2차 산업의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려 국가 산업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현대건설은 1961년까지 8년여 동안 사업적 기틀을 다졌다면, 그 이후에는 본격적인 성장가도로 내닫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확충하는 데 힘썼다. 현대건설은 당시 주력으로 삼고 있던 토목 분야를 주축으로 전기·플랜트·건축 전 분야의 시공능력을 고루 확충했으며, 국내 1위 종합건설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현대건설은 춘천댐 건설을 통해 경부고속도로 공사와 함께 60년대 2대 토목공사의 하나로 꼽히는 소양강 다목적댐을 건설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다.
소양강 다목적댐은 규모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도 우리나라 댐 건설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온 공사로 토목, 기계설치, 건축 공사가 혼합된 종합적인 대형공사였다. 7년 만에 준공된 이 대형공사로 자신감을 얻은 현대건설은 이후 많은 댐 건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이외에도 진해 제4비료공장 건설을 위한 원자재 도입용 항만 설치 공사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대표적인 플랜트 공사로 단양 시멘트공장과 한국비료 울산공장을 시공했다.
1966년 4월에 착공해 9월에 완공한 한국비료 울산공장의 연간 33만톤 생산량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다.
단양 시멘트공장은 1957년에 최초 구상에 들어간 현대건설의 자체 시멘트 공장으로 1964년 연산 3천톤 규모로 완공됐다.

■건설업계 최초 해외진출로 ‘Korea 건설 혼’ 심다

▲ 사우디 마덴 알루미나 제련소.

현대건설은 1966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성공해 선진 시공기술을 습득하는 한편, 국내 건설사의 해외진출에 물꼬를 틔웠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 시장에서조차 기술 비중이 높은 공사는 선진국의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국내 건설사들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높은 기술 격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국제입찰에 수반되는 절차를 원활하게 수행할 능력도 부족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달랐다.
미군 공사를 통해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술을 쌓고 있었을 뿐 아니라, 해외 공사에 대한 입찰과 계약, 기자재 조달, 공사관리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1965년에 태국으로 눈을 돌려 방콕에 지점을 설치하고 임직원을 파견해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펼쳤다. 첫 도전인 푸껫 교량공사에서 무려 50% 이상의 입찰 가격차를 보이며 고배(苦杯)를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세 번의 도전 끝에 총 공사비 522만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단 한번도 고속도로를 건설해본 적이 없는 현대건설이 서독·일본 등 선진국의 내로라하는 29개 글로벌 건설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통해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무형의 이익을 거뒀다. 현대건설이라는 이름을 해외시장에 알리는 첫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한결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베트남전 종식과 함께 이른바 ‘베트남특수’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 데다 제1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극도로 침체됐다.
석유가격이 파동 이전보다 무려 10배나 상승하면서 오일달러의 유출로 인한 외환위기 상황까지 맞게 됐다. 이때 정부는 중동에 건설인력을 보내서라도 오일달러를 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중동진출 확대방안’을 모색했다.
현대건설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작’이라 불리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건설시장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닫기 시작했다. 주베일산업항 공사에 소요된 모든 자재는 국내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으며, 수심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 500톤짜리 철구조물을 한계 오차 이내로 설치해 발주처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았다.

▲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현대건설이 2005년에 완공한 사우스파4ㆍ5단계는 완공기준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16억달러)이며, 공사 수행과정에서 숱한 기록을 남겼다. 현대건설의 우수 기술력과 철저한 공기 준수에 무한한 신뢰를 갖게 된 이란의 하타미 대통령은 “사우스파 전체가 완공될 때까지 현대건설은 절대 이란을 떠나서는 안 된다. 이곳에 남아 나머지 공사도 모두 수행해 달라”며 눈시울을 붉힌 사실은 지금까지 화젯거리로 남아 있다.
현대건설은 2005년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준공에 이어, 2009년에는 사우디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2011년 말 완공한 카타르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 Gas-to-Liquid)은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대규모 GTL공사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다.
2014년 준공한 싱가포르 주롱 유류 비축기지는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수행한 해저 유류 비축기지 공사로,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통해 해외 지하 유류 비축기지 공사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준공 예정인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316개의 원형패널이 뒤섞여 지붕을 이룬 기하학적인 형상으로 세계 건축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사막의 장미(Sand Rose)’로 불리는 응결체,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화시킨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정형 건축물로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프로젝트였지만, 현대건설은 탁월한 시공능력으로 카타르 도하 도심에 국립박물관이라는 장대한 꽃을 활짝 피우게 됐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끌다

현대건설은 국가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주도하면서 국내 고속도로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현대건설이 수행한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가 당시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보유하고 있던 유일한 고속도로 건설 경험이었다.
1960년대 후반,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막바지에 가장 중점적으로 전개된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를 위시한 전국의 고속도로망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1962년부터 시작된 두 차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성장의 성과로 속속 나타나면서 교통 수요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었다.
현대건설이 주도해 준공한 경부고속도로는 당시 포화상태에 있던 경부선 철도의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수송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면서 국가 대동맥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제는 더욱 힘차게 가속페달을 밟으며 1970년대 쾌속 성장을 구가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상상을 초월한 아이디어와 불굴의 의지로 서산간척이라는 대역사를 완수함으로써 우리 국토를 크게 확장시켰다. 서산간척사업은 단 한 뼘이라도 더 국토를 넓혀야 한다는 일념에서 출발한 현대건설의 거대한 도전이었다.
현대건설이 서산간척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중동 건설붐이 절정에 이른 1977년 무렵이었다.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한 곳인 우리나라에서 땅은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이고, 간척(干拓)은 땅을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여의도의 30배, 남한면적의 1%에 달하는 국토가 새롭게 생겨났다.
간척사업 막바지 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물살이 너무 빨라 방조제 물막이공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은 일단 대형 유조선으로 물 흐름을 막아놓고 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흙이나 버력으로 물을 막는 독특한 방법을 제안했다.
검토 끝에 공사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성 또한 충분한 것으로 판명되자 현대건설은 해체 후 고철로 사용하기 위해 울산에 정박시켜 놓고 있던 22만 6천톤급의 유조선을 공사에 이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계획대로 유조선으로 물 흐름을 막은 후 13일 동안 흙과 버력을 쏟아부어 총 6.5㎞에 이르는 방조제를 완벽하게 축조했다.
훗날 ‘유조선 공법’ 혹은 ‘정주영 공법’으로 불리게 된 이 공법을 통해 현대건설은 28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절감했을 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무려 36개월이나 단축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에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영국 템스강 하류의 방조제 공사를 맡은 건설사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한강교량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현대건설은 가양ㆍ성산ㆍ양화ㆍ서강ㆍ마포ㆍ한강ㆍ한남ㆍ성수ㆍ잠실ㆍ마곡ㆍ암사대교 등 11개의 한강교량을 건설했다.
또한 풍부한 시공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장대교량 건설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2016년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완공했으며, 총연장 36㎞의 해상교량인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Jaber Causeway) 교량과 아프리카 진자 교량, 칠레 차카오(Chacao) 교량 공사를 현재 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원전 건설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25개원전 중 15개 원전의 시공에 참여했으며, 2009년에 대표시공사로 국내 원전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우리나라를 원전 수출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현대건설은 차세대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류발전사업과 풍력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업체와 조류발전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발전소 건설과 운영, 기술개발을 협력하기로 했으며, 전북 고창과 부안 앞바다에 시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인 서남해 해상풍력 공사를 수주했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은 2008년 전남 울돌목에 시험조류발전소를 설치해 조류발전사업 노하우를 쌓고 있으며, 2013년 ‘조류발전 지지구조 신공법’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 일원으로 내실경영 정착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외형성장에 치중하지 않고 내실성장을 위한 해외시장 다변화와 공종다각화 전략 등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였다.
현대건설은 과거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외형성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났다. 이는 ‘외형 1등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경영전략을 적극 실행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철저한 수익성 중심 전략에 맞춰 경쟁입찰에서도 수익성이 담보되는 양질의 수주가 아니면 수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2011년 그룹 편입 이전에 이뤄졌던 UAE와 쿠웨이트 등의 해외 저가 수주를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손실 처리를 완료한 현대건설은 수주심의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양질의 공사’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병행하며 내부 체질 개선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2016년에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글로벌 건설리더’

▲ 남극 제2과학기지.

현대건설은 미래성장 사업기반 확보·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위기관리 대응체계 구축 등 세부적인 실천 과제를 수립해 추진해 가고 있다.
또한, 핵심 기술력 확대·글로벌 조직체계 구축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해외시장 다변화와 신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실경영 기조를 더욱 강화해 공사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효과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핵심상품과 신성장동력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조직 및 기획·영업·기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여 진정한 ‘엔지니어링 기반의 글로벌 건설리더’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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