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이 길은 무슨 길인고?"
서울로7017…"이 길은 무슨 길인고?"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7.05.22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고가,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고가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청계고가와 서울역고가, 하나는 물길이 되었고, 하나는 보행길이 되었다. 서울의 고가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사라진다. 그때마다 황학동과 남대문 같은, 다시 만들려 해도 그럴 수 없는 보물과 같은 시장도 함께 사라진다. 남대문은 아직 모르지만...

재래시장, 벼룩시장은 걷지 말라 해도 걸어야 하는 장소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보행도시 서울>을 내걸고,  철거라는 방식 대신 기능 교체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서울역 고가를 입적시켰다.
 

서울로7017 개장 첫 주 25만명, "이 길은 무슨 길인고?"

1970년부터 45년간 자동차가 신나게 달렸던 서울역 고가는 1년 반 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20일 보행길로 거듭났다.

이날 오전 10시 정식 개장 순간부터 구경온 사람들로 가득찬 서울로는 오후 8시 개장식 하이라이트인 점등쇼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점등쇼는  LED 전등과 화분을 둘러싼 550여개 조명이 동시에 푸른 불을 밝혔다.

당초 공중정원을 개념으로 한 설계안이 국제공모에서 당선됐으나 228종 2만4천여주의 꽃과 나무을 심은 화분들 그리고 몇 개의 폴리들이 동글동글하게 나열된 서울로 7017로 건설되는 동안 그리고 개장하는 순간까지 '똑똑한 육교'네, '아파트 베란다'입네, '콘크리트 화분이네' 등 다양한 버전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개장 후 첫 주말, 25만명이 이 다리를 찾았다. 서울시는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서울로 7017 누적 방문객은 25만5천4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첫날인 20일에는 15만1천명, 21일에는 10만4천400명이 방문했다.

전문가, 지역민, 관광객, 이방인 등 이 다리를 보고 듣고 걷는 이들의 반응은 다양한 구성만큼이나 다양하다. 먼저, 지금까지 한 번도 눈 아래 두어 보지 못했던 서울역 옛 역사를 17m 높이에서 손 닿을 듯 내려다 보는 경험은 새롭다. 뿐만 아니라 숭례문과 태평로(세종대로), 고도성장 시대를 상징하는 빌딩을 포함해 역사도시 서울에 새겨진 세월의 층을 내려 본다는 것 자체로 신선한 체험이다.

그러나 멈춘 다리 뉴욕의 하이라인과 달리 잘 달리는 다리 서울역고가를 굳이 멈춰 세워서, 주변지역의 자동차 교통 효율을 떨어뜨리고, 특히 600년 한양도성 경제의 정체성인 남대문 상권을 위협하면서까지 인위적으로 이와 같은 퍼포먼스를 했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따르고 있다. 게다가 그 결과가 공원인지 걷고 싶은 길인지, 이것이 보행도시의 본질을 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 설계 자체와 디자인에 대한 지적과 부정적 시선들이 교차하고 있다.

여하튼, 1.2㎞ 길이의 서울로는 퇴계로에서 서울스퀘어(대우빌딩) 앞을 지나 서울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저개발 지역인 만리재와 청파로를 도보로 연결했고, 개장 당일부터 만리동 상권은 엄청난 활기를 띠며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임을 보여주었다.

또 반대편 대우재단빌딩 연결통로를 통해 이 건물 1층과 연결된 힐튼호텔 샛길을 이용하면 남산공원까지 갈 수 있다. 지척에 있으면서도 다가가기가 어려웠던 서울역 뒷편, 후암동과 남산 등 소외된 지역에 발걸음이 닫게 된 것은 분명한 변화이다. 또한, 입체도시의 서막을 알리는 듯 보이기도 한다.

서울로 7017은 적정 수용인원 5천명의 10배 수준인 5만명(체중 70kg 성인 기준) 하중에도 문제없도록 내진 1등급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문 추이를 보면 이용량 조절이 당분간 필요해 보인다.

이에 시는 순간이용객이 5천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면 안내방송을 해 이용 자제를 촉구, 5천명이 넘으면 진입을 제한하고 3천명 수준으로 줄 때까지 통제한다. 서울로7017 개장특별프로그램은 6월 18일까지 한달간 이어진다. 

 

 ▲사진_서울시

 ▲사진_서울시

 ▲사진_서울시

▲사진_기유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