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주류화
[조경칼럼]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주류화
  • 이동근 서울대학교 교수
  • 승인 2017.03.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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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근 서울대학교 교수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운영위원

우리는 어떠한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을까? 또 미래에 생길직업과 없어질 직업은 무엇일까? 조경분야는 미래에 주류화가 가능할까?

◇미래의 모습= 일반적으로 전문가들 대부분은 미래에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 저 출산과 고령화의 진전, 삶의 질 추구, 환경문제의 심화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더 커져 미래에는 인명과 재산피해가 천문학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추세가 유지된다면 21세기 후반의 평양 기온이 현재 서귀포의 기온(16.6℃)과 유사해지고, 남한 대부분의 지역과 황해도 연안까지 아열대 기후구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세계의 도시는 폭염, 홍수 등 기후재해에 현재보다 더욱더 취약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폭염, 홍수, 가뭄 등에 의한 피해가 심각해져 기후변화적응계획이 지자체는 물론이고 공공기관에까지 수립되고 있다.
한국 여성의 기대 수명은 85.48세(2014년 기준)로 늘어나, 바야흐로 인간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소위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이나 고연봉을 보장하는 대기업 취업을 여전히 선망하고는 있으나, 백세 시대를 살면서 평생직장을 꿈꾸는 건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평생현역’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미래에 생길 직업과 없어질 직업=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단순 반복·저숙련 직업, 정교하지 않은 동작을 하거나 사람과 소통이 적은 직업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인간의 감성에 기초한 예술관련 직업군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블루칼라의 노동을 초기 로봇 기술이 대체했다면 첨단과학을 이용한 기술은 화이트칼라의 지식노동까지 대체 할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사회는 OECD 국가 중 최단기간에 초 고령화 시대에 들어가고 있으며, 고령화 국가에서 건강·복지의 문제는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담당하는 직종은 각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주류화= 도시를 만들거나 주거단지를 조성할 때, 도로 등을 건설할 때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존재한다. 도시에서는 도로, 상하수도 등 인프라시설을 중시하고, 주거단지에서는 건축물을 최우선시 하고, 도로건설에서는 도로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건강·복지의 측면에서 위와 같은 인식은 시대에 뒤쳐진 것일 수 있으므로 조경이 갖는 특성을 반영한 형평성의 ‘주류화(mainstreaming)’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 즉, 형평성의 주류화란 기존에 관심을 받지 못하고 거부됐던 특수한 것들을 주류화에 포함시킴으로써 불평등함을 극복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조경이 갖는 특성을 반영한 형평성의 주류화는 도시 혹은 단지 건설시에, 1차적으로 인간활동의 기능적 필요에 의해 결정되는 요소와 더불어 2차적, 3차적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주변 환경이 조성 돼야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도시, 주거지, 도로건설에서 건축물 혹은 도로에 못지않게 그린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논의가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사회에서 조경의 역할= 미래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래 우리사회는 기후 변화와 고령화로 인해 복지·건강과 재해라는 키워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조경가의 주요 영역인 외부공간을 미래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급변하는 사회·경제·문화 시스템 속에서 변화를 제안 한다면 분명히 조경분야의 주류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미래의 지구를 더욱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역사적 소명에 이르는 길을 열어 줄 것이다.
그린인프라 고려와 같은 조경의 주류화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방법을 보다 과학적, 예술적으로 접목할 필요가 있다. 이 공간에는 녹지가 필요하다고 단순히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공간에 어떤 규모와 기능을 가진 녹지가 필요한지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 기능에 따라 입지는 물론이고 사용되는 토양과 식생구조는 물론이고 시설물이 다르게 구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미적, 역사·문화와 경제적 관점까지 고려한다면, 조경가는 그린인프라의 도입을 통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답을 줄 것이다.
과학적이면서 예술적인 전문적 식견과 실천력을 지니고 있는 집단이 분명하다. 우리는 도시 및 지구환경을 통합적으로 보는 훈련이 잘돼 있어 조경을 주류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조경의 주류화 달성을 위한 조경인 모두의 단결된 힘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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