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지반 맞춤형, 31종 시설물에 내진 공통기준 마련
국내지반 맞춤형, 31종 시설물에 내진 공통기준 마련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7.01.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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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안전처, 내진설계기준 공통적용사항 공청회 개최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국민안전처(장관 박인용)는 국내지반 및 지진특성을 고려해 “내진설계기준 공통적용사항(이하 ‘공통적용사항’)”을 새롭게 정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전문가 공청회가 18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공통적용사항’은 각 부처가 관리하는 시설에 대한 일관성 유지를 위해 내진설계시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이다.
 
11개 부처 관할 시설물 31종이 내진설계 대상이며,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14조에 따라 국민안전처장관이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다.
 
안전처는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3년 동안 내진설계 공통적용사항 연구개발(R&D)을 마쳤다.
 
그러나 연구 일단락 후 9.12 경주지진이 발생했고, 내진설계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며 구성된 부처합동 '지진방재 종합개선기획단('16.9.22∼12.16)에서 이번 안을 마련했으며, 최근까지 관계부처 설명회 및 의견조회, 사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친 내용이 공청회에 공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김동수 교수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공통기준은 1995년 고베 지진 후 마련된 것으로 미국 뉴욕시 기준을 토대로 적용하고 있는 ‘내진설계기준연구(Ⅱ)’이다.
 
그러나 이 기준은 암반이 발달한 국내 지반특성과는 상이한 미국 서부지역을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라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고, 저층건축물의 안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번에 공개된 공통적용사항의 주요 내용은 '손상수준제어'를 통한 피해도 예측 및 '지반분류체계'와 '설계스펙트럼' 정비로 요약할 수 있다. 
 
2013년 12월 13일 공표된 '국가지진위험지도'를 토대로 지역별 설계기준을 정하고, 국가가 지향하는 내진성능을 정성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반분류체계는 기존 기반암(전단파 속도 760m/s 이상을 나타내는 지층) 깊이 30m를 20m로 상향하고, 지반 호칭을 기존 Sa~Sf에서 S1~S6으로 변경한다.
 
설계지반운동 특성표현(설계응답스펙트럼)의 경우 기존 1개를 2개로 니눠 암빈지반과 토사지반으로 표현한다. 또 고층건물 또는 장대 교량은 지진하중 감소, 저층건물 또는 단경간 교량은 지진하중이 증가하도록 설정했다. 
 
'내진성능'은 ◇기능수행, ◇즉시복구, ◇장기복구/인명보호, ◇붕괴방지 등 4가지로 분류한다. '재현주기'는 기존 6가지(50년, 100년, 200년, 500년, 1000년, 2400년)에 '4800년'을 추가해 7가지로 정의하고, '내진등급'은 ◇특등급 ◇내진1등급 ◇내진2등급 등 3가지로 분류한다.
 
안전처는 이번 공청회를 토대로 오는 3월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원전, 항만, 도로, 건축물 등 각계 전문가 7인이 참석한 토론에서는 31종 시설물을 하나의 성능 매트릭스로 묶는 데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히 내진률 90%에 이르는 도로나 최근 KBC 2016(건축구조기준, Korean Building Codes, '16.5.31 개정, '16.12.1 시행) 개정을 통해 내진성능을 강화한 건축 분야의 경우 공통기준이 오히려 중복 또는 하향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제정안 시행 시점에 있어 우선 순위를 정하거나 유예기간을 두는 등 개별 주체들이 이미 진행해온 내진강화 프로그램을 고려하면서 엔지니어링 전문가의 판단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경주지진에서 수집된 자료로 국내 지진 데이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정부 및 지자체, 연구기관, 각 기업 시설물을 담당자, 자재 업체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 300여명이 객석을 채워 개정 기준에 대한 관련 업계의 관심을 반영했다.
 
발표는 국민안전처의 제정 취지 소개 후 서울대 김재관 교수, 카이스트 김동수 교수, 울산대 김익현 교수가 각각 '설계응답스펙트럼', '지반분류체계', '국가내진성능목표 및 내진성능수준'을 주제로 공통적용사항의 주요 내용을 발제했다.
 
이어 홍성걸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김민규 박사, 서경대 최재순 교수, 한국지진공학회 이철호 회장, 건축구조기술사회 정광량 회장, 경남대 하익수 교수, 창민우구조 김태진 대표, 한국시설안전공단 박광순 부장이 지정토론을 벌였다.
 
국민안전처 박병철 지진방재과장은 “국내지반 및 지진환경을 고려한 ‘공통적용사항’을 통해 그동안 해외에 의존해 왔던 내진설계기술을 한차원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엔지니어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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